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22:06:46

활인검

1. 개요2. 역사3. 가상의 작품 속에서
3.1. 바람의 검심3.2.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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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검도 용어로, 사람의 목숨을 구하여 살리는 칼이라는 뜻이다.
人を殺す刀、かえってすなわち人を活かす剣なりとは、それ乱れたる世には、ゆえなき者多く死するなり。乱れたる世を治める為に、殺人刀を用いて、己に治まる時は、殺人刀すなわち活人剣ならずや。
사람을 죽이는 칼이 즉 사람을 살리는 검이 된다는 것은,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까닭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살인도를 써서 이를 바로잡으면 살인도가 즉 활인검이 되는 것이다. 야규 무네노리
"검은 흉기. 검술은 살인술. 그 어떤 사탕발림이나 명분으로 포장해도 그게 진실이다. 카오루가 하는 말은 제 손을 한 번도 더럽혀본 적 없는 사람이나 입에 담는, 어눌한 잠꼬대에 불과해. 하지만 난 그딴 진실보다, 카오루가 말하는 어눌한 잠꼬대가 더 좋은걸? 바라건대, 앞으로는 그 잠꼬대가 진실이 되는 세상이 됐음 좋겠어." - 히무라 켄신,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기-

2. 역사

칼의 일반적인 용도와는 다르게 사람을 살리는 칼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살인도활인검(殺人刀活人剣)이란 불교용어에서 따온 것이며, 그 뜻 자체는 수행자를 꼼짝달싹 못하게 하거나 생기 넘치게 하는 선승의 기풍과 지혜를 칼에 빗댄 말이다. 일본에 불교가 전파되자 사무라이계층이 불교에 심취하게 되어 은유로 표현된 원래의 의미가 아니라 문자의 뜻을 그대로 읽은 쪽으로 사용되게 된다.

위에 나오는 야규 무네노리의 말에도 볼 수 있듯이, 에도 시대 쇼군 가문의 검술 지남역을 맡은 야규 가문에서 비롯된 활인검은 한 사람을 죽여 만 명을 살리는 개념이었다. 결국 활인검이라는건 살인검의 안티테제가 아니라 목적이 어디로 향해 있느냐의 차이. 문제는 에도 시대에는 이미 경찰권을 위임받은 치안유지 조직이 일본내에도 존재했다는 점이며 이건 사적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칼은 쓰기 나름이니 내가 칼을 써도 괜찮겠지라는 식으로. 한 편으로 이와 대조하여 떳떳하지 못한 살인을 하는 것은 살인검이라고 불렀다. 후에 이러한 개념이 검도에 유입되어 현대 일본까지 내려오게 된다.

한 사람을 죽여 만 명을 살리는 식의 사적 폭력 정당화는 일본의 와(和) 사상으로 이루어진 전체주의적인 공리주의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중국의 협객도 그런 개념이거니와 반정같은 것도 그런 논리가 있다. 다만 사무라이의 경우엔 그런 의식이 특히 강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이러한 개념이 발전하게 된 배경을 따져보자면 에도 시대가 되어 전쟁은 없으니 사무라이는 먹고 살길은 막막하고[1] 수련이라도 하자니 전쟁도 없는데 그런 거 해서 뭐하나 하는 생각에 이러한 정신론적인 개념들이 크게 유행했다. 부시도도 이러한 환경 속에서 발생한 것이다.

다만 상대를 죽이지 않고 검으로 깨우치는 불살의 태도도 활인검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예를 들어 바람의 검심 TV판에서 카미야 카오루의 아버지가, 검술로 사람을 괴롭히던 동문 히루마 고헤에를 목검으로 오른손을 쳐서 검을 잡지 못하게 만든 경우. 현대의 비치사성무기가 바로 이런 취지에 부합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의미와 별개로 기술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신카게류에서 活人이란 상대를 움직인다는 뜻으로, 일종의 카운터 기술을 의미한다. 이 경우에는 자신이 자세를 취해 공격하는 것을 살인검이라고 칭한다.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치명상을 주지않고 제압하는 경우가 많아 활인검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 산발적으로 난립하는 각종 무술단체에서 이 '활인검 드립'을 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애초에 '살인을 목표로 한 무술 수행'이라는 건 최소 대한민국에 사는 현대인으로서 전혀 수련할 수가 없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현대에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닌, 단순 체력단련과 정신수련의 방편으로 병기술을 익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시대 흐름에 맞추어 병기술 수련에 목적성과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활인검'이란 개념을 장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상술한대로 살인도활인검이란 불교구절을 무술의 사상으로 편입시킨 것은 에도시대 일본이며, 더욱이 '활인검'만 따로 떼어 고착화 시킨 것도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기-이라는 현대 일본 만화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한민족의 활인검정신' 따위는 그저 말도안되는 사기에 불과하다. 해동검도도 이 '활인검'드립을 친 적이 상당히 많은데, 일반 검도를 왜색이 짙다며 까는 해동검도가 일본에서 유래한 활인검 드립을 치며 민족무예 운운하는 것 자체가 실상 자승자박의 코메디에 불과하다.

3. 가상의 작품 속에서

3.1. 바람의 검심

원래, 불교, 검도 용어에 불과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기-을 통해 유명해진 개념이다. 참고로 작중에서 이러한 개념을 지향하는 대표적 사례인 카미야 활심류의 경우 기술부터가 비살상 형태가 많아 칼자루를 쓰는 기술이 많고, 비기 역시 칼자루를 동원한 기술이다.

단, 활인검은 바람의 검심에서처럼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죽일 사람을 골라서 죽이라는 이야기다. 픽션은 픽션.

그러나 카미야 활심류의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애당초 카미야 활심류가 주로 활동하는 시대는 에도 중기에서 말기다. 유신시대에는 작중에도 등장하지만 도검폐지령이 발령되는 등 저 시대에서 한사람 죽여서 천명구하네 어쩌네 하는 것은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오히려 카미야 활심류의 활인검의 의도는 호신술, 또는 최대한 적을 상처입히지 않으면서 제압하는 기술과 같은 의도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3.2. 기타

로맨싱 사가 2에는 대검계 최강 기술로 등장. 보스를 제외한 모든 적을 죽이는일 없이 이기는 기술로 나온다.

진짜 사람을 살리는 칼도 있다. 용도면으로 따져봤을 때 현실에도 있기는 하다.


[1] 사무라이는 급료를 쌀로 받았는데 시장경제가 발전한 에도 시대에 현물로 급료를 받는 건 좀 미묘한 문제였다. 상인들이 담합하여 사무라이들이 급료를 받을 때쯤 쌀 값을 조작하여 싼 값에 사간 덕분에 사무라이들이 실제로 수급한 급료는 명세의 2/3정도에 불과했다. 더구나 전쟁이 없으니 급료가 인상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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