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13 03:49:37

혹성탈출: 최후의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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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유인원 전설의 마지막 이야기. 지구의 남은 것을 물려받을 권리를 위해, 인간과 유인원 문명이 서로 싸우게 되는 가장 스릴 넘치는 최종 결전을 촬영하다.

1. 개요2. 줄거리
2.1. 결말 해석
3. 기타

1. 개요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의 최종편으로 1973년작. 감독은 전작 혹성탈출: 노예들의 반란을 찍었던 J. 리 톰슨. 원제는 Battle for the Planet of the Apes(유인원의 행성 쟁탈전)이며 국내 개봉 제목은 혹성탈출:최후의 생존자. 1984년 KBS 명화극장에서는 '2670년의 행성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다. 이야기를 전하는 장로 오랑우탄의 시간적 배경이 2670년일 뿐, 전쟁이 벌어지는건 21세기 시점이기에 잘못된 제목이다.

171만 달러로 제작해 88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시리즈가 갈수록 흥행 수익이 내려가지만 제작비가 그만큼 줄었기에 전 5편 모두 순이익은 꽤 좋게 마무리됐다.

2. 줄거리

이야기는 서기 2670년, 원로 오랑우탄(서부극 명장 존 휴스턴 감독이 특별출연)이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한다. 과거 이야기의 시점은 2003년으로, 1991년에 벌어진 유인원 반란이 핵전쟁으로까지 번진 후, 시저가 이끄는 유인원 세력이 녹음이 가득한 땅에서 그들만의 도시를 건설해 나가고 인간들과 공존하며 살고 있다. 중세 시대와 같은 문명 수준으로, 목재 수레를 끌고 말을 타며 숯으로 글씨를 쓴다. 인간들도 공존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유인원들과 주종 관계를 맺고 살고 있으며 침팬지들의 식생활에 따라 채식만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부모로부터 조언을 듣기를 희망한 시저는 금지 구역, 즉 구세계의 뉴욕에 남아 있는 기록 보관소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코넬리어스와 자이라 부부의 과거 영상 기록을 보고, 이를 통해 미래를 알게 되면서 인류와 공존하는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과격파인 고릴라 장군 '알도'는 인류를 멸시하고 적대시한다. 공교롭게도 작중의 본래 역사에서 최초로 말한 유인원의 이름도 알도였다. 유인원이 인간을 차별하고 지배하는 행성을 만들었던 시조적 인물과 같은 이름인 것.

인류에 대한 적대시가 계속되는 와중에 돌연변이가 된 인류가 유인원들을 공격했고, 유인원들과 피지배 관계로나마 공존하고 있던 인간들은 이를 이유로 구속된다. 시저는 뛰어난 지략으로 돌연변이 인류와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알도는 시저의 권좌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시저의 아들을 죽임으로써 유인원들의 동족살해 금지규칙[1]을 어겼다는 것이 판명되어 처형된다. 진실을 안 유인원들이 알도가 죽어 마땅하다며 다같이 분노하는데, 용맹한 알도조차 그 기세에 겁을 먹고 벌벌 떤다. 이러한 유인원 군중의 모습을 보며 맥도날드는 '저들이 인간을 닮기 시작한다'고 평가한다. 알도는 시저의 아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추락사한다. 시저는 알도가 가둬 놓은 인간들을 풀어주었고, 이에 맥도날드[2]는 '인간에게 유인원과 동등한 권리와 자유를 달라'고 주장한다. 이제 막 인간과의 전쟁을 끝낸 시저는 '유인원과 인간은 같을 수 없다, 인간은 폭력과 죽음밖에 모른다'며 인간에 대한 경멸을 드러낸다. 이에 지혜로운 오랑우탄 버질이 '알도도 유인원이었지 않냐'라고 조언하자 시저는 깨달음을 얻는다. 유인원도 동족살해의 죄를 짓는등 인간처럼 폭력적인 면이 있으니 인간을 차별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렇게 그는 인간과의 공존공영을 선택하며 지혜로운 왕으로서 유인원과 인간이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는 평화로운 세상을 이끌어나간다.

이후 다시 2670년대, 인간과 유인원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원로 오랑우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시저가 바란 두 종족 간의 평화로운 공존이 600년간 실현된 것이다. 이야기를 다 들은 한 인간 아이가 "입헌장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Lawgiver, who knows about the future?)"라고 묻자, 원로 오랑우탄은 "누구도 알 수 없지.(Perhaps only the dead.)[3]라고 답한다. 그리고 두루마리를 든 시저의 동상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장면을 비추며 영화는 끝난다. [4]

2.1. 결말 해석

마지막 장면은 1의 역사를 바꿨다는 해석부터 1의 시대 이전이므로 후일의 역사는 1로 진행된다는 논쟁을 낳는다. 애초에 5편의 감독인 J.리 톰슨은 이런 쪽을 의도해서 만들었다고 한 반면 시나리오 작가는 역사가 바뀌지 않았다고 한 등 제작할 때부터 결말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5]

일단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분명 역사가 바뀐 것은 맞다.

본래 역사는 다음과 같다. 70년대에 출발해서 몇 년 만에 귀환한 우주선[6]에 딸려 온 우주 바이러스에 의해 개와 고양이가 멸종됐고, 이에 인류는 그 애완동물의 자리를 유인원으로 대신한다.[7] 유인원들에 대한 가축화 및 노예화를 거치며 점점 진화했고, 인간에 준하는 지능을 얻기까지 200년, 이후 자신들이 노예라는 것을 깨닫고 최초로 말을 할 수 있기까지 300년이 걸렸다. 최초로 말한 유인원은 고릴라 알도로,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은 인간들이 수백 년간 유인원에게 질리도록 썼던 단어인 "No!"였다. 이후 알도의 반란에 이어 핵전쟁이 벌어지며 인류 문명이 멸망했고, 진화한 유인원들은 지상에서 인류의 자리를 대신해 2600년대부터 초기 유인원 문명을 건설한다. 향후 1200년간 유인원 문명의 헌법 역할을 하는 유인원 법전이 이때 만들어졌으며, 3900년대에 이르기까지 유인원 문명은 번성했다.
하지만 3편 이후의 역사는 사건들이 훨씬 이르게 진행된다. 우주 비행사들 대신에 코넬리우스와 자이라 부부, 마일로 박사가 우주선을 타고 왔다는 것을 제외하면 우주 바이러스에 의한 개와 고양이의 멸종, 유인원들에 대한 가축화와 노예화가 진행된다는 것까지는 본래 역사와 일치한다.
그러나 가축화 이래 유인원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이어서 핵전쟁이 벌어지기까지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으며, 모든 유인원들이 인간과 같은 지성을 갖추고 말을 할 수 있기까지는 가축화부터 따져서 20년밖에 안 걸렸다. 즉, 진화한 유인원들의 후예인 '시저'의 출현이 유인원들의 반란과 진화, 그리고 인류의 핵전쟁을 몇백 년 더 앞당긴 것.[8][9] 그래서 2600년대에 시작했다는 초기 유인원 문명이 본 5편에서는 2000년대 전후로 앞당겨졌다. 게다가 유인원 문명의 탄생부터 선한 인간들과의 공존으로 시작했는데, 이는 인류를 무조건 적대시하며 절대 동등한 입장에서 대우할 수도 없고, 그들이 지성을 갖도록 해서도 안 된다는 3편 이전의 역사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상술된 줄거리에 나온 원로 우랑우탄이 살고 있는 시간대는 2600년대인데, 본래 역사와 다르게 이미 유인원 문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기이며, 인간에 대한 경멸과 혐오로 가득했던 1편의 법전과 반대로 오히려 인간과 유인원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또 본래 역사에서는 최초로 말한 유인원이 알도였고, 법전을 저술했다는 입법자(Lawgiver)를 신성한 유인원으로서 동상을 세워 섬긴 반면,[10] 3편 이후의 역사에서는 최초로 말한 유인원이자 유인원들의 첫 번째 왕인 시저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즉, 본래 역사에서는 유인원들이 가축화 및 노예화 이래 말을 하고 지성을 갖추도록 진화하기까지 500년이 걸렸고, 때문에 초기 유인원 문명과 유인원 법전도 2600년대 이후에나 탄생한 반면, 3편 이후의 역사에서는 시저의 출현으로 유인원들의 진화가 고작 20년밖에 안 걸렸고 초기 유인원 문명도 2000년대 전후에 탄생했다.

다만 이 시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원로 오랑우탄이 입법자(Lawgiver)로 불리는데, 본래 역사에서는 입법자가 신성한 유인원 법전을 만든 존재로서 숭배받았다. 비록 이 오랑우탄이 사는 시간대에는 인간과 유인원들이 함께 공존한다지만, 1편의 시대는 3950년대와 1300년의 차이가 있고 입법자가 존재했던 것은 1200년 전이라는 언급이 있기에 100년 사이에 본래 역사대로 시대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11] 최초로 말을 한 유인원이 시저가 아닌 알도로 왜곡되거나, 아니면 시저를 입법자이자 유인원들의 첫 번째 왕으로서 계속 추앙하되 시대가 바뀜에 따라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가 만연해진다거나. 하지만 적어도 2600년대까지는 인류가 멀쩡하게 말도 하고 지성도 있기에, 비극적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인류와 수백 년을 함께 살아 온 유인원들이 갑자기 그들을 적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렇듯 스토리가 역사를 바꾸는 데 성공한 듯하나 시저의 동상이 눈물을 흘림으로 끝을 맺는지라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시저의 출현과 그의 선택으로 정말 인간과 유인원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지구가 3900년대에 파괴되지 않는 미래가 예정됐거나, 아니면 그러한 시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다시 싹을 터서 결국엔 1편과 같은 세상이 도래하며 지구의 파괴로 이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거나.

결론은 코넬리우스와 자이라 부부가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함으로써 시간선이 바뀌었고,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시저가 역사에 개입하며 유인원들의 문명을 훨씬 더 빨리 만들었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한 그의 선택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 등 2600년대까지의 역사가 본래 역사와는 완전히 달라진 게 맞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관객들의 상상에 넌지시 맡길 뿐.[12]

3. 기타

2000년대에 나온 DVD에서는 상영분에서 생략된 부분이 들어있는데, 여기서 돌연변이의 지도자 중 하나의 이름이 2편의 돌연변이 인간과 같다는 점, 그들이 원숭이들을 공격하면서 마지막으로 가진 핵무기를 위급한 상황에 사용하려 했다는 점이나 역시 삭제된 장면에서 나오는 핵무기가 2편과 비슷하다는 점을 든다면 미래가 바뀌지 않았다는 이론도 나름대로 성립된다. 영화 포스터에서 시저가 두 손으로 번쩍 들고 있는 돌연변이가 몇천 년 뒤 훨씬 진보한 지하 돌연변이 왕국인 멘데즈 왕조의 시조이다. 2편에서 폴 리처즈가 분한 돌연변이 인류의 우두머리 멘데즈 26세가 저 멘데즈 1세의 후손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인간과 유인원 세력의 격돌, 시저와 강경파 유인원과의 갈등 및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라는 규칙이 중요 소재로 다뤄지는 등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의 플롯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본 작 시점의 인간 측 수장 콜프 주지사의 생김새와 포지션은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인간 측 최종 보스 ' 맥컬러 대령'으로 오마주되었다.

영화 아르고에서 혹성탈출 영화를 TV에서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1편이 아니라 이 영화의 한 장면이다.

[1] 영화 밖의 이야기로 실제로는 보노보를 제외한 영장류 대부분이 정도 차이는 있어도 동족 살해 성향을 갖고 있다. 게다가 고릴라는 폭력적이고 침팬지는 온화하다는 작중 묘사와 달리 실제로 고릴라는 유인원 중에선 온순한 편이고 오히려 침팬지가 굉장히 폭력적이다. 아마 상대적으로 온순한 보노보가 침팬지의 일종으로 여겨지며 따로 학명도 붙지 않았던 시대인지라 오인된 것으로 보인다. [2] 4편에서 유인원을 노예화하는 기업의 수석 보좌관이자 선한 인물로 초면부터 시저에게 호의적이었기에 5편에서도 시저의 인간 친구로서 다른 인간들과 함께 유인원 도시에 산다. [3] 직역은 "오직 죽은 자들만이 알겠지"로, "산 자들은 알 수가 없다" = "누구도 알 수가 없다"라는 뜻의 관용구다. 비슷한 말로 "Only the god knows."가 있다. [4] 평화의 시대도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암시일수도 있고, 시저가 그렇게 바라던 인류와 유인원의 공존이 이루어진것에 대한 시저의 감동을 형상화한 표현일수도 있다. [5] 물론 이런 경우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작가보다 영화를 찍는 감독의 의견이 더 반영되기 때문에 역사가 바뀌었다는 쪽이 더 맞긴 하다. [6] 1편에서 테일러가 탔던 우주선인지, 아니면 2편의 브랜트가 탔던 것인지는 미지수. [7] 3편에서 자이라는 자신의 조상인 원시적인 유인원들조차 개보다 20배는 더 똑똑하다 했다. 학습의 수준이 남다르다는 점이 선택된 이유인 듯. [8] 물론 말하는 유인원이 이끈단 이유로 유인원 전체가 더 똑똑해지고 말도 할 줄 알게 됐다는 건 지나친 비약인데, 이 오리지날 시리즈 자체가 고전 영화 특유의 이런 식의 부진한 개연성을 더러 가지고 있긴 하다. 개와 고양이를 멸종시킨 우주 바이러스가 유인원들의 진화를 본래 역사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가속화시켰다고 하면 그나마 말이 된다. [9] 여담으로, 코넬리어스 부부가 남긴 기록 영상에선 라고 언급했으나, 4편에서 최초로 말을 한 유인원은 침팬지이며 "Mama."이기에 역사가 바뀐 게 맞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이건 아무도 듣지 않고 있을 때 갓난 시저가 했던 말이거니와, 유인원 법전 및 신화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최초로 유인원이 한 말이라고 하기엔 조금 뭐하기도 하다. [10] 그 입법자가 알도인지, 아니면 별개의 유인원인지는 불분명하나 반란을 일으킨 알도가 인간에 대한 혐오로 가득했다면 그러한 사상을 기반으로 법전을 저술했다고 할 수 있다. [11] 만일 유인원 법전이 시저가 만든 게 아닌, 본래 역사대로 2700년대에 만들어진다면, 그것이 만들어지는 그 100년 사이에 모종의 이유로 인류가 유인원 문명에서 퇴출되고 말하는 법을 잊어 야생 동물로 퇴화, 인간에 대한 멸시가 가득해진 유인원들이 그들을 야수 취급 해 버리는 식으로 본래 역사를 따라갈 수도 있는 것이다. [12] 참고로 본작에서 버질이 '시간이란 무수히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무한한 차선으로 된 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기에,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차선을 바꿀 선택지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말한다. 미래를 바꿀 수 있지만 그 결과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메세지를 여실히 드러낸 대사. 이는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으로, 시저가 유인원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으나, 이후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로 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