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민담. 당시 민간에서의 윤회론과 인연설을 확인할 수 있다. 민담치고는 파격적인 이야기다.2. 줄거리
한 남자가 결혼을 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자식은 생기지않고 하는 일마다 망해 괴로워하다 호랑이에게 잡혀먹히기로 결심해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찾았다. 남자의 사정을 안 호랑이는 딱하게 여겨 노인으로 변신한 뒤 자신의 눈썹 하나를 뽑아 이것을 대고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전생을 볼 수 있다 했다. 호랑이가 준 눈썹을 받고 산에서 내려 온 남자는 눈썹을 앞에 대고 사람들을 봐 전생을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자신과 아내를 보니 자신의 전생은 인간이고 아내는 암탉이라 궁합이 맞지 않아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던 어느날 부부는 옹기장이 일을 하던 다른 부부를 손님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이 부부의 전생을 확인해 보니 남편은 수탉, 아내는 인간이었고 이들 역시 잘 되는 일이 없었다. 두 부부는 서로 상의한 끝에 스와핑을 하기로 결정하고 배우자를 바꿔 살게 되었다. 그러자 두 부부는 자식들이 생기고 하는 일마다 잘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3. 기타
- 중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이 실제로 있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지고 부모님이 정해준 상대랑 결혼한 두 쌍의 부부가 몇십년 후에 서로 상대방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고 본인들이 원래 좋아했던 상대방과 바꿨다. 지금도 이들은 행복하게 지낸다고 한다.
- 일본에도 거의 동일한 설화가 있는데, 호랑이 대신 늑대가 눈썹을 뽑아 준다.[1] 남편은 늑대의 눈썹으로 아내가 닭인 것을 알고 가출하여 진실한 사람을 찾아 떠돌다가 한 할머니의 집에서 3년간 머슴으로 일해준다. 할머니는 남편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며 장작 한 더미를 지게에 얹어 주었다.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자 마당에 닭털이 흩어져 있었다. 늑대가 닭 아내를 잡아 준 것이라 짐작하고 장작더미를 마당에 내리자 장작이 금으로 변했다. 남편은 금으로 변한 장작을 팔아 부유해지고, 다시 참한 색시를 얻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늑대가 남편을 잡아먹지 않은 이유는 '참된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나오는 판본도 있다.[2]
- 실제로 호랑이의 눈썹은 수염 같이 긴 가닥 형태로 드물게 되어 있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없는 개체도 존재한다. 몇 가닥 밖에 없고 귀하기 때문에 이를 뽑는다는 형태로 민담이 내려온 것이나, 현재는 풍성해서 두껍고 하얀 눈썹으로 잘못 알려져있다. 호랑이들을 그린 여럿 민화들에서 보면 풍성한 하얀 눈썹 형태로 그려지지만, 이후 현대에 들어서 사진이 보급되다보니, 호랑이의 눈 바로 위에 있는 검은색 무늬를 눈썹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대체로 호랑이 눈썹이라 하면 눈썹 중간과 꼬리부분이 없는 머리부분만 진한 형태의 짧은 눈썹을 의미했었다. 이는 관상의 오래된 기록으로도 남아있을 정도이나, 이후, 호랑이하면 사나워야한다는 인식에 의해 현재 또다시 풍성하면서고 꼬리부분이 올라가는 형태로 바뀌었다. 관상 외에도 2000년도에 한국에서 배급된 동화책의 일러스트에 의해서 하얗고 눈썹이 길며 두꺼우면서 눈썹 꼬리부분이 위로 올라간 형태로 그려진다. 그렇다보니 세대나 가치관, 호랑이 사진 인식에 따라 호랑이 눈썹을 가리키는 형태가 색마저 확연하게 차이나기도 한다.
[1]
일본 본토는 호랑이 같은 탑티어 맹수가 없어 늑대가 최상위 포식자 노릇을 한다. 그나마 홋카이도에 곰이 있는 정도.
[2]
이 판본은 약간 공포스러운게, 남편이 늑대의 눈썹으로 마을사람들을 관찰해보니 어른들 대부분이 짐승이었다. 아이들은 인간이었지만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아이의 정체는 고양이. 결국 남편은 짐승이 되지 않기 위해 자신처럼 참된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