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12 15:49:36

하르바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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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árbarðr

1. 개요2. 줄거리3. 기타

1. 개요

북유럽 신화 오딘 토르를 제대로 엿먹이기 위해 인간 뱃사공으로 변신한 모습이다. 신화에서도 하르바르드의 정체가 대놓고 드러난다.

2. 줄거리

토르가 미드가르드에서 인간을 괴롭힌 거인들을 쳐죽이고(...) 아스가르드로 돌아오는 도중, 오딘의 마법이 걸려 배를 타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강을 아무리 뒤져봐도 건너편에 배 한 척과 사공이 있을 뿐이어서 토르가 사공을 불렀으나, 사공은 오지 않았다.

격분한 토르가 "내가 거인들을 쳐죽인 것처럼 이 묠니르로 네 머리통을 부숴주겠다."며 협박하지만,[1] 하르바르드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누굴 죽이고 싸우는 것밖에 머리속에 들어있지 않소? 그러니 여자 경험이 없지."라며 조롱한다.

하르바르드는 곧이어 자신의 검열삭제 경험을 자랑하기 시작하는데, 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막장. 전쟁이 붙은 두 부족 사이에 용병으로 이중계약을 맺은 후 남자들 다 썰어버리고 두 부족 여자를 혼자 검열삭제하는 이야기라든가, 여행길에 만나 친절하게 대해 준 유부녀와 검열삭제하는 내용이라든가(...).

너무 풍부한 EDPS 하르바르드의 정체를 눈치 챈 토르와의 대화 장면이 압권.
토르: 넌 남의 후한 베풂에 그런 식으로 보답을 하는군![2]
하르바르드: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살기 마련이지. 참나무의 가지를 쳐내주면, 더 잘 자라는 법이야. 그런데 자네는 그 동안 무슨 일을 했는가?
토르: 미드가르드에서 사람들을 잡아먹는 거인을 쳐죽였지!
하르바르드: 나는 그 마을에서 환호하고 있는 여자들과 3:1을 벌였지.
토르: 전사의 시체를 뜯어먹고 있는 괴조를 찢어죽였다!
하르바르드: 그 사이에 자네 마누라 시프는 어떻게 되었겠나?[3]
(중략)
하르바르드: 자네는 선량하군. 자넨 승리를 고르게 분배하여, 전사자를 위해 울고 거인을 죽이며 인간과 평온을 위해 싸웠지. 나는 전쟁터로만 이루어진 곳에 머물면서 왕들 사이에 새로운 싸움을 부채질하고 평화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네. 토르. 자네는 힘이 장사이긴 하지만 심기는 나약하기 짝이 없군 그래.[4]

그리고 화해의 뜻이라고 가정하고 토르에게 선물하겠다며 두 손을 모아 반지 모양을 해봤지만 토르는 마법을 터득을 못해 변신할 줄 몰랐다고 한다. 즉 알면서도 일부러 인성질까지 하면서 끝까지 토르에게 박엿을 날린 것이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토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 건너편까지 도착해 하르바르드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3. 기타

학습만화인 만화로 보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오딘이 흐룽그니르와의 대결로 흐룽그니르의 시체에 깔리자 아무도 흐룽그니르에 깔린 자신을 꺼내질 못하는데[5] 이때 토르의 아들 마그니가 흐룽그니르를 들어올리며 토르를 꺼내주자 토르는 아들에게 선물로 흐룽그니르의 애마 굴팍시를 마그니의 애마로 선물하는데 이에 오딘이 어린애한테 과한 선물이라며 이의를 제기하자 토르는 마그니는 그럴자격과 힘도 갖췄다며 오딘을 무시하는데 이에 빡친 오딘은 이때의 앙갚음으로 얼마후 무명의 백사공으로 변장해서 온갖 약이란약은 다 올리고 배를 타지 못하게 하는걸로 순화된다.

[1] 너무 심한거 아니냐 싶겠지만 하르바르드가 외형은 인간이었으니 격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 이는 비난도 그냥 비난이 아니다. 사실 오딘이야말로 손님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다고 양아들을 죽게 만든 바 있을 정도로 손님 접대를 중요하게 여겼기에 토르의 말은 내로남불을 지적한 셈이 된다. 심지어 오딘은 접대의 신이기도 해서 더더욱 부각된다. [3] 실제로 판본중에는 로키가 독수공방중인 시프의 침대에 기어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4] 강력한 전사들은 발할라로 올라가 오딘의 선택을 받고 라그나로크에 대비하기 위한 신의 전사가 된다. 문제는 이런 강력한 전사들이 많이 나오려면 계속 인간계에서 전쟁이 일어나야 하는데, 토르의 활약으로 세상이 평화로워질수록 신의 전사들의 숫자는 줄어들게 된다. 즉 토르의 행동은 당장은 인본주의적이지만, 거시적인 시점으로 보면 어리석은 행동하고 있으니 오딘 입장에는 이런 트롤링도 트롤링이 없지만 토르 입장에는 자기가 해야 일을 한 것 뿐이니 하소연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여러모로 답답한 것을 넘어서 복장 터질만하다. 실제 라그나로크 때 오딘이 원래 계획했던 숫자보다 적은 수의 전사들이 모였다는 묘사가 있는걸로 봐서( 에인헤야르들을 먹일 때 쓰며, 하루에 한 번씩 리젠되는 제림니르의 고기가 완전히 소모된 적이 없다) 오딘의 저런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볼 순 없다. 어쨌든 라그나로크에서 신들이 이기지 못하면 모든 게 끝이기 때문. 특히 오딘은 가뜩이나 라그나로크 예언 때문에 온갓 근심과 비통에 우울증까지 걸리는 등 심적으로 불안장애를 겪는 와중에 비록 의도하지 않았고 자기 일 때문이지만 토르 때문에 에인헤랴르 조절이 힘들어지니 오딘 입장에는 아니꼬운 것을 넘어서 환장할 노릇이다. [5] 심지어 이때는 토르를 제외한 어지간한 전사들이나 오딘조차 흐룽그니르의 시신을 들어올리질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