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平床/平牀
앉거나 누워서 쉴 수 있도록 네 개의 다리 위에 널찍하고 평평한 판을 올려서 만든 가구로, 실내에 놓고 그 위에 이불이나 매트리스를 깔고 자는 데에 사용하는 침상과, 야외에 놓고 앉거나 누워 쉬는 용도로 사용하는 들마루로 구분되나, 이것은 용도의 차이로 이름이 구분된 것일 뿐이지, 원시적인 형태 자체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흔히 구막사라고 부르는 침상형 생활관도 말 그대로 바닥 위에 평상을 설치하고 그 위에 모포를 깔고 눕는 형태이다.
한자 중에도 평상 상( 床/ 牀) 자가 있는데, 본래는 접이식 나무 의자나 침상을 뜻했다. 현재는 책상이나, 밥상처럼 사물을 올려 두기 위한 목적의 가구에 더 많이 쓰이는 한자인데, 床 자를 쓰는 단어 중에 사람이 올라가 앉는 목적의 가구를 뜻하는 건 평상과 침상 밖에 없다.
평상이 만들어진 목적은 더러운 땅바닥을 피해 앉거나 누울 수 있는 넓고 청결한 공간을 만듦과 동시에 높이를 높여 땅에서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열기와 습기를 피하기 위함도 있다. 또한 어디든 자리를 설치할 수 있고, 이동이 쉽다는 점이 장점이다.
보통 평상이라고 하면 침상보다는 야외에 놓고 쓰는 들마루를 말하는데, 들마루는 들어서 옮기는 마루라는 뜻으로, 어딘가에 고정되지 않고 어디든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마루를 말한다. 과거에는 잔칫날 같은 때 집에 사람이 많이 몰려 들어 공간이 부족하면 마당에다 평상을 설치하고 사람들을 맞이했다. 이런 연유로 뜰마루라고 하기도 한다.
평상은 대개 원목으로 만들지만, 철제 위에다 장판을 올린 것도 있으며, 당연히 원목으로 만든 쪽이 더 비싸다. 다만 철제가 좀 더 가벼우면서도 싸기 때문에 시골에서는 완전 원목으로 만든 평상보다는 철제로 만들어진 평상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야외에서 쓰는 전통적인 평상은 아직까지 시골이나 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실내에서 쓰던 전통적인 침상은 조선 시대에 온돌이 보급되고 좌식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거의 쓰지 않게 되었고, 현대의 한국인들은 대부분 서양식 침대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 고로 평상이라 하면 보통 야외에 놓고 쓰는 들마루부터 떠올리게 된 것이다.
한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무더운 여름철에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실내에 있지 않고 큰 나무의 그늘 밑에다 평상을 가져다 놓고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자면서 생활공간으로 사용했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큰 나무 밑에다 평상을 놓고 동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장기나 바둑, 화투를 즐기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이렇듯 간단한 형태의 가구지만, 의외로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볼 수 없다. 서양의 경우는 야외에 벤치를 놓거나, 혹은 테이블 하나를 놓고 그 주위에 의자를 놓거나, 테이블과 의자가 일체화된 것을 놓는 형태이다. 한국의 경우는 이와 달리 좌식 생활에 익숙해져서 넓은 평상을 가져다 놓고 그 위에 발을 올리고 앉는 게 편하기 때문에 오래도록 평상이 사용되고 있다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처럼 좌식 생활을 하는 일본에서도 자기 집 툇마루에서 휴식을 취하지, 아예 마당에다 평상을 설치하고 그 위에서 누워 쉬는 경우는 볼 수 없다.
현대의 평상은 과거처럼 여름날의 피서처로 애용되면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평상을 펼쳐 놓고 그 위에 고추를 말린다거나, 계곡 위에다 평상을 올려 놓고 불법영업을 하는 노점상 등이 있다. 특히 계곡 노점상들은 단속반이 뜨면 펼쳐 놓은 평상을 급하게 거둬 들이곤 하며 단속을 피해 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스포츠 센터 휴게실 등에 마련된 평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2. 平常
1.특별한 일이 없는 보통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