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4 14:41:30

카라카제 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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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からっ風野郎,
영어 Afraid To Die

일본어를 그대로 해석하면 '강바람 사내' 정도의 표현. 한국에서는 '실없는 녀석'이라는 번역제로 알려져 있다.

1960년 다이에이에서 제작된, 마스무라 야스조감독의 야쿠자영화.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가 주연했다.

특별히 흥행에 성공한 작품도 아니고, 영화적으로도 눈에 띌만한 시도가 없는 B급 영화지만 [1], 이 작품이 아직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물론 단 하나, 할복자살한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가 주연으로 출연했다는 정도. 미시마는 이 영화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1.야쿠자 영화일것. 2.영화내내 가죽 자켓을 입고 있어야 할 것. 3.죽음을 맞이할 것 세가지를 주문했다고한다.원래 미시마의 의견에 따라 처음에는 경마와 관련된 승부조작을 다룬 영화로 기획되었으나 일본 마주협회 회장으로부터 분노를 사는 바람에 [2] 무산되고, 야쿠자 영화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문학가가 영화 시나리오나 연출에 참여하는 경우는 있어도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일은(지금까지도) 드문 일이어서 당시 일본에서 상당한 화제가 되었다.물론 교고쿠 나츠히코처럼 본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미시마의 연기는 경박하고 어설펐다. 소설만 쓰던 사람이 영화를 그것도 조연이면 모를까 주연을 맡았으니 제대로 소화해낼 리가 없다. 게다가 주인공인 미시마의 체구도 왜소했다. 영국 BBC에서 미시마 사건을 주제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미시마 괴사건(Strange case of Mishima)'에서는 미시마의 신장이 5피트 1인치(156cm)라고 소개한 바 있고 구글 프로필에서는 163cm로 나왔다.

때문에 영화 개봉 후에는 오히려 미시마에게 환상을 가지고 있던 수많은 여성팬들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애초에 미시마가 연기한 타케오라는 캐릭터 자체가, 시도때도 없이 여자를 폭행하고 강간하는 겁많고 허세쩌는 소인배 역할이기도 했고.

미시마와 마스무라 야스조는 동경대 법학부 출신의 선후배 관계였는데,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와카오 아야코 여사의 증언에 따르면 옆사람이 보기 힘들 정도로 미시마를 갈구면서 연기지도를 시켰다고 한다. 근데 진짜 연기하는 걸 보면 누군들 안그랬을까 싶을 정도.

[1] 심지어 마스무라 야스조 대표작으로도 잘 꼽히지 않는다. 야스조 영화 대표작은 대체적으로 이 영화 히로인 조연을 맡은 와카오 아야코가 주연인 영화들이다. [2] 마주들은 대체로 부유층이고 경마와 말의 가치에 민감한지라 이런 이미지 문제에 깐깐하기로 악명 높다. 일본으로 한정해도 우마무스메를 둘러싸고 마주들과 소소한 트러블이 있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