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4 14:53:22

집 떠나 집

한경 신춘문예소설 부문 당선작
2014 2015 2016
열등의 계보 집 떠나 집 여흥상사
파일:집떠나집.jpg
제목 집 떠나 집
작가 하유지
장르 장편소설
발표 2016년 한경 신춘문예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4. 평가

1. 개요

소설가 하유지의 등단작으로, 변변치 않은 백수인 주인공 오동미가 구박에 못 이겨 다짜고짜 가출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2. 줄거리

러시아어학과를 졸업하고 잠깐 회사에 취직해 샐러리맨 생활을 하던 29세 오동미는, 다짜고짜 회사를 그만 둔 뒤 9개월 간 재취업 준비를 해보지만 번번이 탈락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군대에 다녀온 동생은 명문대에 입학해 집안의 기대와 사랑을 독차지하고, 동미는 졸지에 천덕꾸러기가 되어 에어컨 트는 것조차 눈치를 보는 신세가 된다. 하루하루를 버텨내기만 할 뿐이던 삶에 환멸을 느낀 동미는, 결국 적금 통장에 든 단 돈 500만원을 밑천 삼아 가출을 감행하고 바로 옆 동네 카페 '모퉁이'에 취직해 소박하지만 즐거운 새 인생을 꾸려나가게 된다.

3. 등장인물

  • 오동미 - 작품의 주인공으로, 오랜 칩거 생활과 회사를 그만둔 데에 따른 이별로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다. 자신을 천덕꾸러기로 여기는 집안 분위기에 못 이겨 대낮에 다짜고짜 집을 나가 바로 옆 동네에 있는 카페 '모퉁이'에 취직하게 된다. 카페 사장 봉수, 알바생이자 훗날 동거인이 되는 대학생 나리, 모퉁이 바로 옆에서 만나라는 밥집을 운영하는 리경, 그리고 모퉁이에 과일을 파는 가게 아들 선호와 어울리면서 점차 새로운 인생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다.
  • 나리 - 죽은 부모가 남긴 집에 사는 대학생으로, 실수 잦은 말광량이 같은 성격이다. 집 안에 홀로 있기를 무서워하는 성격 탓에, 리경과 함께 살고 있으며 동미와 친해진 뒤에는 고시원에 사는 동미 또한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인다.
  • 봉수 - 카페 '모퉁이'의 사장이자, 나리와는 사촌 관계다. 가게를 마련해준 은인인 이모가 기도가 막혀 죽었을 때, 하임리히 요법을 알지 못해 그녀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옆에서 밥집을 리경을 짝사랑하고 있다.
  • 리경 - 밥집 '만나'를 운영하는 리경으로, 자신의 과실로 다리를 잃은 전 남자친구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봉수의 구애를 끈임없이 거절하는 것도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선호 - 과일 가게의 아들로, 주인공 오동미와는 운신의 주파수[1]가 맞아 종종 마주치며 친해져,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것을 계기로 준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 홍 - 나리의 동창으로, '참새'라는 작은 개를 키우고 있다.

4. 평가

주인공 오동미가 정착한 골목길의 삶은 현실의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고단하다. 그러나 인물들은 쉬이 좌절하거나 엄살떨지 않는다. 고만고만하게 사랑하고 자질구레하고 다투고 유머를 잃지 않은 채로 노동한다. 그들의 삶이 참으로 사랑스럽고 현명하므로, 소설을 읽다 보면 그들은 어느 순간 숭고해지고 결국엔 우리로 하여금 이 지옥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방식, 살아가야 할 이유들을 숙고하게 만들고야 만다. 비참한 현재보다는 나은 상태, 정의로운 사회, 우애 넘치는 공동체, 저들과 함께라면 흔히 '헬'이라고 부르곤 하는 이 땅에서 사는 것도 별로 두렵지 않을 듯 하다. _김형중 (문학평론가)
서사에서의 특별함이나 문학적 기교는 없지만, 근래 불어온 '힐링 열풍'에 맞게 소소하고 담담하게 일상을 풀어냈다는 평가다.


[1] 작 중에서만 등장하는 개념으로, 서로 같은 경로에서 마주치는 빈도 수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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