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5 03:03:30

지크 예거/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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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000000><colcolor=#FFFFFF> 행적 <colbgcolor=#fff,#1f2023> 작중 행적 · 평가
소속 프리츠 왕가 · 예거 가문 · 에르디아 복권파 · 마레군 · 예거파
능력 짐승 거인
인물 인간관계
문크 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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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적 및 사상
1.1. 거인의 공포로부터 해방1.2. 칼 프리츠와의 비교1.3. 지크의 배경과의 연관1.4. 그리샤와의 비교와 모순1.5. 비판
2. 다른 인물과의 비교

1. 목적 및 사상

파일:Zeke Yaeger 2.png
원작 114화 유일한 구원 中
짐승 거인은 내가 계승할게. 마레를 위해서가 아니야. 시조 탈환 계획을 성공시키고, 시조의 거인을 마레로부터 빼앗은 후, 세계를 구하겠어. 전 세계 사람들을 거인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키고, 에르디아인을 고통에서 해방하겠어!
114화 유일한 구원 中
[ruby(唯, ruby=ゆい)][ruby(一, ruby=いつ)]の[ruby(救, ruby=すく)]い..... エルディアの[ruby(安, ruby=あん)][ruby(楽, ruby=らく)][ruby(死, ruby=し)]....
유일한 구원..... 에르디아 안락사.....
114화 유일한 구원 中

1.1. 거인의 공포로부터 해방

지크 예거의 목적은 모든 에르디아인을 불임으로 만들어, 그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크의 사상은 일견 반출생주의로 여겨질 수 있으나 정확히는 인류 전체가 아닌 특정 인종에게만 멸종을 요구하고[1] 대의를 위한 희생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형태의 공리주의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2] 지크는 히즈루국 대사인 키요미에게 말했던 것과 달리, 아버지 그리샤 예거의 뜻을 이어 받지도 않았고 파라디 섬 에르디아 인들의 아군이 되거나 '땅울림'을 이용해 전 세계를 멸망시킬 목적 따윈 없었다. 파라디 섬으로의 물자 지원은 에르디아의 복권이 아니라 시조의 힘을 가진 엘런과 접촉하기 위한, 하나의 유인책이었던 셈이다.

미카사의 혈통적 인맥을 이용해 히즈루국을 파라디 섬의 우호국으로 끌어들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 시조의 거인에 도달해서 에르디아인의 안락사 계획을 이룩하기 위해서 말이다.[3] 에르디아와 마레, 히즈루는 에르디아를 멸망시키려는 지크의 계획에 완전히 놀아나고 있었다. 예거파[4], 파라디와 마레의 에르디아 두 진영 본의 아니게 지크의 작전에 걸려 이용당했다.

시조의 거인이 가진 " 땅울림" 능력이 아니라 에르디아 인의 신체 구조를 변형하고 유전자를 개조하는 조작 능력으로 에르디아 인들의 완전한 절멸을 이루려고 하였으며 다른 의미를 띄는 해방이 목적이었다. 대부분의 인류가 에르디아 인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상황에서 에르디아 인들의 생존과 자유는 가망이 없으며 현세대의 에르디아 인들은 자신들을 마지막으로 사라져야 하기 때문에 에르디아 인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져 해방되는 것이 지크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자유인 것이다.

1.2. 칼 프리츠와의 비교

결과적으로 본다면 지크의 먼 조상인 칼 프리츠와 유사한 사상이다. 다만, 칼 프리츠와는 과정이 미묘하게 다르다. 칼의 경우 지크와 비슷하게 에르디아 인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하며 절멸하기를 꿈꿨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신체 구조 및 변형 능력으로 에르디아 인을 바로 몰살시킬 수 있었음에도 굳이 절멸을 실행에 직접 옮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의 에르디아 인들을 방벽 안에 가두어 기억만 소거하고 폐쇄적인 체제를 유지하여 순전히 에르디아의 최대 피해국인 마레에게 심판의 권리를 맡기기만 했고 본인은 은둔하면서 기억을 세뇌당한 백성들을 지켜 보기만 했다. 비교적 애매하게 대응한 칼과 달리 지크는 '절멸'에 대한 실행 의지와 목적 의식이 확실했으며 더욱 더 적극적으로 에르디아 민족의 종말을 촉진시키려 하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칼 프리츠는 자기 자신 세대에만 안락을 원했고 이후 세대에는 마레가 방벽 내로 거인을 보내건 군대를 보내건 뭘하건 신경도 안 쓰고 (정확히는 그렇게 해서라도 파라디가 멸망하게 고의로 그렇게 만들고) 부전의 조약[5]까지 만들어 온갖 악행을 저지른 선조와 본인 세대와는 달리 아무 죄도 없이 마레의 침략에 끔찍하게 죽어나가야 하는 후대 백성들의 고통은 생각하지도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그에 반해 지크 예거는 에르디아인 전체를 불임으로 만들어 후대 세대에 더이상은 아무도 고통받는 일을 없게 함과 동시에 에르디아인이 자연적으로 사라지기 전에 마레인에게 침공당해 고통겪는 일을 막을 안전장치도 만들었다. 즉 지크의 사상과 계획은 그의 악행을 감안하면 의외로 이상적이면서 현실적인데, 거인의 힘을 쓸 수 있는 민족이 존재하는 이상 에르디아인과 다른 민족들의 화합은 영원히 불가능하리라 보고 더 이상의 거인에 의한 비극을 막기 위해 에르디아인을 불임으로 만들어 새로 태어나는 에르디아인이 없게 하고, 땅울림이란 최강의 창이자 방패로 현 에르디아인이 다른 민족에게 보복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는 평화롭게 유지되고, 그 어떤 에르디아인도 타 민족이나 거인의 힘을 지닌 동족에 의해 고통받지 않고 전원 다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에르디아인들이 행복하게 멸종하면 자연히 거인도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당장 눈앞만 바라본 칼 프리츠와는 달리 철저하게 길게 내다보고 아무도 고통받지 않게 하려는 게 지크 예거 철학의 골자였다.

1.3. 지크의 배경과의 연관

파일:Zeke Yeager 1.png
다이나 프리츠 그리샤 예거에게 주입식 교육을 받는 지크[6]
여기 있는 건, 아버지가 바란 에르디아의 복권을 계속 부정해야만 자기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남자... 죽은 아버지에게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가련한 남자야.
엘런 예거, 30권 121화 中
또한 지크는 승리의 열쇠로 태어났지만, 태어난 목적과는 별개로 평범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사랑과 존중, 관심을 받지 못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강압적인 민족주의 교육 아래에서 시달려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군사 훈련을 받을 시에는 마레를 위하는 전사 지원자, 훈련이 끝나고 귀가할 때에는 에르디아 복권파라는 이중 생활을 지속했고, 상이한 역사와 내용을 강요하고 주입하려는 부모와 주변인들 사이에서 고립을 겪게 된다. 조부모는 아들 내외가 손자를 방치하는 것을 자꾸 야단치고 지크에게 계속 말을 걸어주고 다음번에는 고양이 집이 나오는 동화책을 읽어 주어야겠다며 그나마 손자의 심정을 이해하고 챙겨 주려는 면은 갖고 있다. 지크가 전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조용히 긍정하자 어두운 표정이 되는 걸 보면 속으로는 반대했으나[7] 그렇게 말했다간 마레에 반역하는 꼴이 되기 때문인지 아무 말도 못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지크에게 큰 위로는 되주지 못했다.[8]

주변과 고립되었던 자신에게 진심으로 따뜻하게 위해 주는 톰 쿠사바와의 교류를 통해 진정한 부모의 빈 자리를 채우게 되었다. 동시에 그가 소유하던 짐승 거인까지 계승해 누구도 몰랐던 정보와 지식, 기억, 사상, 감정 등 수많은 것을 공유하게 되었다.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물건 '야구', '글러브와 야구공', '유품으로 남긴 안경'이 이 세상에 존재해 준 건 생물학적인 부모인 다이나 프리츠와 그리샤 예거지만 그의 성격과 사상, 행동 방식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키워 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쿠사바에 의해 처음 부모를 고발을 선택하며 동요를 겪고 있던 자신에게 "잘못한 것 없다."고 위로를 받았기에 피할 수 없는 살육을 즐기고 "당하는 자에게는 구원, 나한테는 재미이자 위로"라는 자기합리화를 하게된것에 가깝다. 쿠사바가 배우자와 자식이 자살한 슬픈 과거를 고백한 것도 자신의 에르디아 불임화 발언이 옳다는 믿음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세뇌 교육을 받느라 괴로웠던 기억'과 '부모를 팔아넘긴 죄책감'을 잊기 위한 방어기제인지, 머릿속에서 필요 이상으로 그리샤를 악인으로 단정하고 부정하는 경향이 생겼다. 물론 그리샤가 빼도박도 못할 막장 부모인 것은 맞으나, 지크가 생활을 걱정할 필요 없이 풍족하게 살 수 있었다는 점, 전사대 훈련에 적응 못하는 걸 보기 전까지는 계속 자랑스러워 했다는 점, 생의 마지막에 본 미래의 지크에게 원망의 말이 아닌 처절한 사죄의 말을 했다는 점에서, 그리샤가 '전혀' 지크를 사랑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지크는 어린 나이에 지독하게 상처 입은 마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그리샤를 '에르디아 복권 운동에 미쳐서 자식을 전혀 사랑하지 않고 세뇌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남자'로 단정지었다. 그래야 할 만큼 힘든 일을 겪은 탓이니 인격적으로 비판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아무튼 이는 사실과는 달랐기에 지크가 후일 그리샤가 파라디 섬에서 벌인 행적과 이복동생 엘런 예거의 심리에 대해 심각한 착각을 하게 만들어 지크 본인의 파멸을 부르게 된다.

엘런의 말에 따르면 결국 지크가 벌인 모든 음모는 전부 그리샤를 부정하려는 마음 때문에 한 일이었다. 아버지가 틀렸고 자신과 쿠사바가 옳다고 믿지 않았다면 어린 시절에 상처받은 마음을 달랠 수 없었고, 그 트라우마가 성인이 되어서도 낫지 않아,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안락사 계획'을 세웠다. '악마의 후손인 에르디아 민족의 복권을 바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자신 같은 억울한 피해자를 낳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에르디아 민족은 태어나지 않는 편이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므로 안락사를 통해 조용히 사라져야 한다.'라는 것이 지크의 저변에 깔린 심층심리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심리 때문에, 안락사 계획의 실현이 눈앞에 다가온 마당에서도 엘런을 설득하는 일을 우선시하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지크의 심층심리에 따르면 그리샤는 절대적으로 잘못된 인간이라 자식을 억울한 피해자로 만들 수밖에 없는 인간이므로, 엘런도 자신과 같은 처지일 수밖에 없고, 그런 동병상련의 처지인 엘런을 내버려두는 것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러나 이것은 지크의 착각일 뿐이고 그리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며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아들로 양육하여 엘런은 전혀 지크와 같은 처지가 아니었고, 지크는 시조의 능력으로 본 과거 속에서 그리샤가 파라디 섬에서 죽을 때까지 겪은 행적을 보고서야 뒤늦게 자신의 착각을 깨닫게 된다.

1.4. 그리샤와의 비교와 모순

파일:吉克·葉卡.jpg
엘런이 지크를 처음 봤을 때 그리샤를 떠올리고 겹쳐보는 연출
자랄수록 자기는 아버지와는 다르다고 자기위로할 정도로 증오해 온 그리샤를 아이러니하게도 외모나 성격 면에서 쏙 빼닮았다. 엘런이 처음 본 순간 그리샤를 연상시킬 정도로 그와 판박이인 외모를 갖게 되었고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 독단적인 성격, 사람을 자기 뜻대로 조종하고 이용하려는 면을 떠올리면 된다.

이를 테면 동생이 자신이 당했던 것처럼 그리샤에게 세뇌당했다고 단정하고는 그의 구원자가 되겠다고 자처한 것. 자신이 엘런의 유일한 이해자라고 믿는가 하면 자신이 저지른 살인에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구원"이라고 완고하게 합리화하는 면은 방향만 다를 뿐이지, 에르디아의 해방을 위한 첫 걸음이랍시고 자식에게 끊임 없는 세뇌와 강요, 채찍질과 도가 지나친 아동 학대를 마다않다가 자기 자신과 주변인들까지 파멸로 몰아넣고 말았던 청년 시절 그리샤의 모습이다. 그리샤는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난 후에야 자신의 잘못을 후회했고, 지크 역시 죽기 직전에서야 자신의 관념을 포기하며 좌표의 세계에서 그리샤와 화해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부전자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모든 면에서 아버지 그리샤와 기이할 정도로 닮은 점이 많다.

1.5. 비판

지크의 목적이 어쨌건 전 세계를 멸망시킨다는 선택지에 비해서는 훨씬 현실적이고 평화로운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저지른 수많은 악행들은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수많은 전투에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에르디아 및 마레 사람들을 죄다 학살하였다. 게다가, 에르디아의 안락사라는 명분은 어떻게 보면 본인의 생각만을 관철했던 것이라, 그에 동의하지 않거나 아예 지크의 속내를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계획을 받아들이지 못한 엘런 예거는 자신의 땅울림 계획을 더더욱 촉진시켰다.

설사 그의 생각에 동의하더라도 결국 에르디아 인 집단 안락사라는 건 명분만 부드럽게 포장한 인종 대청소 내지 대학살에 불과하다. 파라디 섬의 에르디아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결론을 내린 것은 필연적으로 그들과의 적대 관계를 유발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기도 하다.

명분만 포장했을 뿐 자기 개인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자 만들어 낸 순한 맛의 동족 홀로코스트 계획이나 다름없다. 표면상으로나마 협력한 섬의 인원들도 결국은 파리 목숨 취급하며 병단 전체를 무지성 거인으로 만들어 사실상 섬멸에 이르게 했다. 오랫동안 자신이 지도해온 전사대 후배들과 가비 브라운, 팔코 글라이스를 비롯한 어린 소년병[9]들조차도 가치가 없어지면 망설임 없이 곧바로 버려버리는 것으로 냉혹하고 가차없는 태도를 보였다. 엘런에게조차도 반목한 뒤 조롱하는 말까지 하는 등 대인관계에 있어서 뒤통수를 치지 않은 타인이 은사인 톰 크사버를 제외하면 친부모를 비롯해서 사실상 단 한 명도 없다. 그나마 배신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으로 오직 자기 자신만을 믿고 광신하다시피 따라온 옐레나뿐이지만 안락사 계획에 실패한 그 후로도 개인적으로 옐레나를 언급하며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거나 최소한의 언급조차 없었다. 옐레나와의 추억을 회상할 때도 상관으로서 부하 취급하는 장면만 나오지 둘이 대등하게 대화를 나누며 상호작용하는 장면은 한사코 없다. 결국 자신의 이복 형제인 엘런 예거에 의해 지크의 목적 의식은 철저히 부정당하게 되고, 그 결과로 땅울림이라는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지크의 사상을 보면, 기본적으로 공리주의의 형태와 상당히 비슷하다. 최대 다수 최대 행복을 위해[10] 행동하고, 그로 인해서 비도덕적인 행위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에르디아인 안락사 계획부터, 말만 좋게 포장해서 안락사일 뿐 사실상 한 민족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한 것 밖에 더 되지 않는 계획이다. 즉, 지크 예거의 사상은 비교적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긴 하나 결국 한 인종을 학살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

2. 다른 인물과의 비교

2.1. 그리샤 예거

상술했듯이 지크는 그토록 싫어하던 아버지 그리샤를 많이 닮았는데, 그의 한계점 또한 그리샤를 꼭 빼닮았다. 그리샤가 높은 두뇌 능력을 지녔으나 결국 세상을 자기 보고 싶은 대로 보는 한계가 있었는데 지크도 마찬가지다. 그리샤가 과거의 기록을 자기 맘에 맞게 편의적으로 해석한 것처럼, 지크도 상황을 대체로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였다. 엘런을 멋대로 자기와 같은 처지일 거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나 리바이가 부하들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믿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그리샤가 지크를 '왕가의 피를 잇는 아이이자 에르디아 복권의 희망'이라는 면만 보고 개별적인 인간으로 보지 않은 것처럼, 지크 역시 타인의 한 가지 면만 보는 경향이 강했는데, 특히 유미르를 대한 태도는 그리샤가 지크를 대한 태도와 아주 흡사하다. 지크가 자신을 말 잘 듣는 도구로만 대한 그리샤 대신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봐준 쿠사바를 따랐기에 그리샤가 파멸한 것처럼, 유미르 역시 자신을 명령만 따르는 노예로 대한 지크 대신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봐준 엘런을 따랐기에 지크 또한 파멸하고 말았다.

2.2. 엘빈 스미스

시조의 거인 최종 탈환 작전 때 원정을 온 조사병단이 월 마리아 시간시나 구의 외문까지 이동해서 외벽의 뚫려진 문을 경질화로 봉인하고 내벽에서 매복 중이던 라이너가 아르민에게 발각당하자 신호를 눈치 챈다. 성문 안쪽에 있는 평원에서 얼른 모습을 드러내생성시킨 거인들과 함께 조사병단을 포위하는 것도 모자라 돌덩어리 한 개를 후문을 향해 투척해 가로막는 작전으로 조사병단의 퇴로를 원천 차단시켰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엘빈 스미스와 유사하다. 이복 동생인 엘런 예거도 마레 편에 접어들어서는 완벽히 지크와 유사한 성향을 형성했으며 최측근인 옐레나의 경우도 전우 마레병이나 방해물들을 인정사정 없이 제거하는 것으로 기강의 기반을 확고히 굳혀서 의용병들을 선봉장으로서 이끌어 왔다.

[1] 이러한 선별적인 번식 통제 시도는 우생학을 연상하게 한다. [2] 공리주의 중에서도 인류 대다수의 행복 증진에 초점을 둔다면 적극적 공리주의, 인종 전체의 고통 단절에 초점을 둔다면 소극적 공리주의로 볼 수 있다. [3] 파라디 섬의 빙폭석과 광물도 히즈루국에 가는 부차적인 결과이다. 엘런과의 접선을 원활하게 해 줄 교두보인 히즈루국의 환심을 사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4] 하지만 엘런이 지크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지크의 왕가의 피를 이용해서 땅울림을 발동하려고 했다.속고 속이는 형제 엘런은 프록에게 자신이 지크를 이용하겠다며 장단을 맞춰달라고 부탁했고 나머지 일원들은 아무것도 몰랐으나 프록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기에 결국 이용당한건 지크였다. [5] 칼 프리츠 본인 말로는 파라디를 침공할 시 전세계에 땅울림을 일으킬 거라 으름장을 놓았다지만 훗날 이 당시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던 빌리 타이버에 의하면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블러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6] TVA Season 3 EP20 [7] 할아버지가 지크에게 역사책을 읽어주는 장면과 지크에게 "전사가 되고 싶냐."라고 묻는 장면을 두고, 골수 마레 추종자라서 지크에게 전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해석이 있으나, 이는 상황을 표면적으로만 본 해석이다. 엘런 크루거의 말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자기 딸을 죽인 그로스에게 순종하며 아들에게 마레에 저항하지 말라고 교육을 시킨 것은 남은 아들이라도 지키기 위해서 딸을 잃은 슬픔을 억누른 것으로, 함부로 분노나 슬픔을 드러내다가 그로스에게 트집을 잡히면 남은 가족도 다 죽을까봐 걱정하여 필사적으로 아부했다는 뜻이다.그렇게 필사적으로 가족을 지키려고 했던 할아버지가 딸을 죽게 한 마레에 충성하겠다고 손자의 수명을 13년으로 줄이면서 전쟁터로 내보내고 싶을 리가 없다. [8] 그래도 지크는 그나마 가족다운 애정을 보이는 조부모에게 감사했는지 부모를 고발하면서도 조부모를 지켜줬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조부모에게 애정을 표시했다. [9] 심지어 가비와 팔코도 자신과 엘런이 계획한 레벨리오 전투에 말려들어 순식간에 눈앞의 오빠/형 포르코와 언니/누나인 피크가 부상당하는 장면을 봤고 그간 함께 해온 동료들인 조피아와 우도까지 잃었으며, 특히 증오에 물든 가비는 지크와 죽은 사람들의 원수를 갚겠다며 팔코의 만류마저 뿌리치고 비행선에 쳐들어와 로보프와 사샤에게 복수했을 정도였다. 이들이 비행선에 올라탔을 때조차 '너희가 왜 여기있냐, 오산이었다'로 치부하기도 한다. 물론, 나중에 리바이에게 "가비와 팔코를 거대나무 숲으로 견학시켜주면 안 되겠냐."고 말할 정도로 아예 관심을 끊은 건 아녔지만, 팔코가 의도치 않게 척수액을 먹어 잠재적 무지성 거인이 돼버리자 엘런과 콜트의 만류도 무시한 채 망설임 없이 거인화시키고 라이너를 공격하라고 지시했다. [10] 사실 진짜 최대 다수 최대 행복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보기에도 그런 것이 만약 진짜 그런 사람이었다면 아르민처럼 평화로운 방법부터 먼저 시도해 보려고 했을 것이다. 아무리 지크의 암울한 개인 사정과 어렸을 적의 트라우마 등을 생각해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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