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1 20:59:42

지배

1. 개요2. 파생 개념들3. 파생 분야들4. 폐해

1. 개요



"어떤 사람이나 집단, 조직, 사물 등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하게 하여 다스림"을 뜻하는 말. 작게는 개개인 사이에서, 크게는 국가와 국가 간에도 벌어지는 행위이며 모든 사회 질서의 근간이 되는 행위[1]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지배하는 행위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질서와 질서가 보장해주는 권리와 가치가 모든 의사결정자들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이상, 지배 행위를 아예 없애 버리거나 부정하는 건 바람직하지도 못 하다.

지배의 중요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또 다른 예시는 개인이 수행하는 모든 생산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림을 예로 들었을 때 그림을 그리려는 개인은 그림을 그리는데에 필요한 도구들을 자신의 의사대로 활용하여 작업을 수행한다. 이는 즉, 그림을 그린다는 작업에는 필수적으로 개인이 도구들을 지배한다는 전제가 깔리며 그리 해야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암묵적 이해가 깔려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솜씨 좋은 화가가 그림을 그리려 한들 그 화가가 필요한 도구들에 접근할 수가 없다면, 즉 지배할 수가 없다면, 그림을 완성 시킬 방도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배 행위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서마저 생산성을 내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된다. 그리고 이는 다른 모든 생산 활동 또한 마찬가지다.

지배는 특히 국적과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군대에서 핵심적인 작용이다. 이는 한 개인이 아무리 군인으로서 우수하다 하더라도 전쟁의 결과를 보장할 수가 없기 때문으로, 냉병기가 표준이었기에 개개인이 전쟁에 끼치는 영향력이 현대보다 훨씬 컸던 고대 시대에서조차 지휘관의 권위와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군대 뿐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대체적으로 한 집단이 맡은 임무가 높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을 경우에는 이에 비례해 그 집단을 지배하는 역할을 맡은 개인의 권위도 덩달아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지배 행위가 안전 확보 행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2]이기 때문으로 안전에 대한 수요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지배 행위의 필요성도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본질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2. 파생 개념들

모든 사회 질서의 근간이 되는 개념이기에 사회 질서를 세우거나 운용하는 모든 행위들은 '지배'에서 파생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래는 이렇게 '지배'에서 파생된 개념들을 나열한 목록이다.
  • 통치: 나라나 지역을 도맡아 다스린다는 뜻으로, 지역을 군사적으로 평정한 군벌이나 선대의 정권을 이어 받은 정치 세력이 한 지역 내의 사회 질서를 수립하여 운영하는 행위다.
  • 군림: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린다는 뜻으로, 통치와는 달리 명목 상으로만 권위를 가질 뿐 실권은 휘두르지 않는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서구권에서 보스 리더의 차이를 구분 지을 때 곧잘 인용되는 개념으로, 서구권에서 보스는 군림하는 존재이고 리더는 이끄는 존재라는 이해가 보편적이다. 정치에 있어선 입헌군주제가 이런 구분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케이스로, 군림하되 통치하지는 않는다가 현대 입헌군주제의 특징이다.
  • 통제: 일정한 방침이나 목적에 따라 행위를 제한하거나 제약한다는 뜻. 지배 행위의 일환이다.
  • 통솔: 무리를 거느려 다스린다는 뜻. 국가보다는 군대나 스포츠 팀 같은 육체 활동을 중심으로 한 집단을 하나의 팀으로 운영하기 위해 체제를 확립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군대로 따지면 지휘 체계의 확립이 이에 해당하며, 스포츠 팀으로 따지면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선수진들의 협력 체계 구축이 이에 해당한다.
  • 지휘: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하여 단체를 통솔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통솔 행위를 통해 구축된 체계를 운영하여 목적을 이루기 위한 작전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군대로 따지자면 현장에서 작전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걸 뜻하고, 국가로 따지자면 법을 통해 구축된 나라의 체계를 운용해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펼치는 행위를 말한다.
  • 경영: 기업이나 사업 따위를 관리하고 운영한다는 뜻. 군대 같은 무장 집단을 제외한 집단과 조직에 쓰이는 개념이다. 대개 영리 목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는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다.
  • 감독: 일이나 사람 따위가 잘못되지 아니하도록 살피어 단속하거나 일의 전체를 지휘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예체능 분야에서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예술 작품 제작이나 공연 제작, 또는 운동 선수팀을 운영하는 행위를 말하지만 행정 분야에서도 '무언가를 관리 감독한다'는 식으로 쓰이곤 한다.

3. 파생 분야들

사회 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개념이기에 사회 질서를 어떻게 세우고 운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모든 학술적, 기술적 분야들이 궁극적으로는 '지배'에서 파생된 분야들이다. 아래는 그런 분야들을 나열한 목록이다.
  • 정치: 모든 지배 행위의 알파이자 오메가. 모든 사회 질서는 궁극적으로 그 근원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정치 행위와 그 결과물들로 이어진다.
  • 정치학: 정치 작용을 연구하는 학술 분야.
  • : 전쟁이 평정된 지역에 질서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사회 체계다. 시민 사회에서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최대한 잡음 없이 원만하게 정리하기 위해 존재하며, 사회 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들은 범죄로 규정해 사회로부터 격리 시키기도 한다.
  • 법학: 법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가에 대해 연구하는 학술 분야.
  • 경영: 법의 테두리와 시민 사회의 경제 체제 안에서 이윤을 추구하고 생계를 도모하는 행위다. 모든 경제 활동은 개인이나 조직을 막론하고 궁극적으로 경영 행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 경영학: 경영 활동을 연구하는 학술 분야.

4. 폐해

지배 행위는 안전과 질서를 위해서라도 사회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행위이지만 동시에 개개인에게 집단의 움직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권한을 위임해야할 필요가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 권한을 공동체의 안전과 질서가 아니라 사리사욕을 위해 오남용할 경우 그 폐해 또한 엄청나다. 아래는 그런 오남용 행위과 파괴적인 지배 행위들을 나열한 목록이다.
  • 노예제: 사회 질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인구의 일부 계층을 신분적으로 피지배층으로 고정 시킨 케이스다. 흔히들 '노예'하면 미국의 흑인 노예들을 떠올리지만 노예제 자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했으며 오히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모든 걸 인간의 노동력으로 생산해야 했던 고대 시대에는 가히 모든 문명의 필수 요소라고 볼 수 있었다. 고대에 전쟁이 빈번했던 것도 상대 국가의 국민들을 노예로 만들어 노동력으로 삼기 위해서였으며, 그만큼 귀족 출신이었던 인물이 전쟁에서 패배해 노예가 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도 노예가 된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모든 희망을 빼앗기고 일방적으로 노동력만 착취 당하는 셈이므로 당사자들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 가혹행위: 군 조직이 아무리 상명하복에 근거해 운영되는 조직이라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군대로서 기능하기 위해 존재하는 원칙이지 군대의 기능과 무관하게 하급자를 상대로 일방적인 폭력과 착취 행위를 벌이라고 존재하는 원칙이 아니다. 하지만 지휘부 입장에서는 상명하복에 기반한 조직 내 질서가 좀 더 유지해지기 편해진다는 실익 또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제재할만한 인센티브 요소가 없는 것도 사실이어서 여러 군 조직에서 알게 모르게 방치되고 있다.
  • 부정부패: 국가에 대한 통치권을 지도자나 지도층이 사리사욕을 위해 오남용한 케이스. 모든 지배 행위들 중 가장 파괴적인 파급 효과를 가진 오남용 행위이다. 이게 장기적으로 방치될 경우 국운 자체가 기울어질 수 있으며 국민 전체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괜히 국가 멸망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부정부패는 필연적으로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견제 받을 가능성이 적은 지위에 있는 공직자가 저지르다 보니 이를 견제하는 게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부정부패 사실이 확실한 지도자를 견제하는 건 문제가 안 되지 않느냐 싶겠지만 부정부패 사실이 없더라도 어떻게든 상대에게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 누명을 씌워 끌어내리곤 하는 게 정계의 생리이다 보니 부정부패 견제를 명목으로 아무 문제 없는 지도자의 통치 행위에 훼방을 놓을 수 있어서 국가 입장에서 큰 딜레마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 가정폭력: 가정 내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구성원이 가정을 이끌기 보다 자신의 영향력을 구성원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를 때 발생하는 오남용 행위이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가정폭력은 반드시 부친만 저지르는 건 아니며 모친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식마저도 가정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 한 가정의 구성원들의 인생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행위이므로 국가 입장에서도 제재해야할 근거가 충분한 행위이지만 가정이라는 사회 조직의 특성 상 외부에서 내부 사정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국가에 따라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가정 내의 일은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에 외부에서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개개인의 생활의 중심인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달리 갈 곳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자들 또한 신고를 주저하기까지 해서 근절은 어렵다.
  • 직장 내 괴롭힘: 상사, 혹은 직장 내 파벌들 중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진 파벌에 속한 부하나 기타 인원들에 의해 벌어진다. 기업 입장에서 기업의 생산성에 큰 마이너스로 작용되는 행위이므로 일단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에게 알려지면 명분이 확실하니 제재 자체는 쉽게 이뤄진다. 하지만 사내 정치 상의 이유로 제재하기 힘든 인원이 가해자일 경우 경영진이나 관리자들 입장에서도 손대기가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에 그저 방치되기도 한다.


[1] '지배'와 '복종'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 질서가 탄생한다. 이 둘 중 어느 한 쪽이라도 어긋나는 순간 질서는 안정성을 상실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형태의 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발생한다. 또한 사회 질서는 공통된 질서에 집단의 구성원들이 복종함으로써 성립하는데 지배 행위 없이 다수의 의사결정자들을 공통된 질서에 장기간에 걸쳐 복종 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이러한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지배는 질서 확립에 있어 빼놓을 수가 없는 작용이다. [2] 재난 현장에서 아무리 소방관이나 구조 대원들이 열심히 일해 봤자 구조 대상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고 단독 행동을 벌이면 소방관이나 구조 대원들 입장에서는 구해주고 싶어도 구해줄 방도가 없다. 따라서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선 보호 대상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 즉 지배하는 게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