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구 정해연 단편소설 |
|
|
|
장르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
저자 | 정해연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2.12.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1.9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651000004 |
1. 개요
[clearfix]
1. 개요
작가 정해연이 2022년 12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지하철의 창문이 왜 반개의 구조로 만들어져야 했는지에 관한 흥미롭고 충격적인 가설을 담은 소설이다.
서울역을 앞두고 방송이 들렸다.
준구는 옆에 두었던 가방을 슬쩍 움켜쥐었다.
정차할 때의 혼란을 틈타 남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넋을 놓고 있다 갑자기 가방을 훔쳐 들고 뛰어내리면 대책이 없을 것 같았다.
준구의 경계 끝에는 문신한 남자가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남자는 준구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객차의 문이 닫히며 서울역을 출발했다.
그래도 준구는 가방을 놓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집에 도착하려면 한참을 더 가야 한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계산하면 새벽 한 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입시 학원의 강사가 된 지 일 년이 지났다.
늦게까지 있는 수업 때문에 항상 이맘때에 퇴근했다.
덕분에 지난 일 년은 해가 중천에 뜰 때쯤에야 기상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패턴의 생활이 슬슬 적응은 되지만,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시간이 적은 것은 아쉬웠다.
그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역을 앞두고 지하철이 터널 안으로 들어갔을 때였다.
퍼버벅!
뭔가 둔탁한 소리가 지하철의 소음 사이로 들려왔다.
준구는 별생각 없이 고개를 들었다.
"으아아악!"
평생 질러본 적 없는 괴성이 준구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준구는 거의 튕겨 나가듯 의자의 끝까지 간 채로 숨을 헐떡였다.
갑자기 웬 소란이냐는 듯 정장 차림의 여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준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준구의 시선을 따라 눈을 옮기던 그녀는 자신을 향해 공포의 뭔가 다가오기라도 할 것처럼 벌떡 일어나 뒷걸음을 쳤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노부인이 부스스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것을 발견하고는 의자에서 미끄러져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기절할 듯한 시선의 끝에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여전히 팔을 창틀에 기대고 있었고, 몸을 반쯤 틀고 있는 자세도 그대로였다.
다른 건 머리가 없다는 것뿐이었다. 머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피가 울컥울컥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여자가 길고 긴 비명을 질렀다.
준구는 옆에 두었던 가방을 슬쩍 움켜쥐었다.
정차할 때의 혼란을 틈타 남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넋을 놓고 있다 갑자기 가방을 훔쳐 들고 뛰어내리면 대책이 없을 것 같았다.
준구의 경계 끝에는 문신한 남자가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남자는 준구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객차의 문이 닫히며 서울역을 출발했다.
그래도 준구는 가방을 놓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집에 도착하려면 한참을 더 가야 한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계산하면 새벽 한 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입시 학원의 강사가 된 지 일 년이 지났다.
늦게까지 있는 수업 때문에 항상 이맘때에 퇴근했다.
덕분에 지난 일 년은 해가 중천에 뜰 때쯤에야 기상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패턴의 생활이 슬슬 적응은 되지만,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시간이 적은 것은 아쉬웠다.
그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역을 앞두고 지하철이 터널 안으로 들어갔을 때였다.
퍼버벅!
뭔가 둔탁한 소리가 지하철의 소음 사이로 들려왔다.
준구는 별생각 없이 고개를 들었다.
"으아아악!"
평생 질러본 적 없는 괴성이 준구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준구는 거의 튕겨 나가듯 의자의 끝까지 간 채로 숨을 헐떡였다.
갑자기 웬 소란이냐는 듯 정장 차림의 여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준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준구의 시선을 따라 눈을 옮기던 그녀는 자신을 향해 공포의 뭔가 다가오기라도 할 것처럼 벌떡 일어나 뒷걸음을 쳤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노부인이 부스스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것을 발견하고는 의자에서 미끄러져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기절할 듯한 시선의 끝에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여전히 팔을 창틀에 기대고 있었고, 몸을 반쯤 틀고 있는 자세도 그대로였다.
다른 건 머리가 없다는 것뿐이었다. 머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피가 울컥울컥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여자가 길고 긴 비명을 질렀다.
<준구>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