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스파이더맨은 가장 강력한 녀석도[1], 혹은 가장 잽싼 녀석[2]도 아니지만, 그 녀석은 판타스틱 포부터 헐크까지 정말 별에 별 놈들이랑 다 싸워봤고 그 중 어느 누구도 이 벌레 녀석을 잡지 못했단 말이야. 이 자식은 언제나 이길 방도를 찾아낸다고. 언제나.
Spider-Man isn't the toughest or fastest hero, but he fought everyone from the FF to the Hulk and no one's ever squashed this bug, he always finds the way to win, always.
Wolverine vs. the Marvel Universe 中, 울버린이 스파이더맨에 대해
Spider-Man isn't the toughest or fastest hero, but he fought everyone from the FF to the Hulk and no one's ever squashed this bug, he always finds the way to win, always.
Wolverine vs. the Marvel Universe 中, 울버린이 스파이더맨에 대해
어째서 한 남자가 여러분들 틈을 수시로 빠져나갈 수 있는 것입니까? 이 남자는
특수 요원도 아니고,
고도로 훈련된 암살자도 아닙니다. 고든 프리맨은 단지 박사 학위를 수료한 이론 물리학자에 불과합니다. 당신들이 막지도 체포하지도 못한 이 남자는 그 어떤 전투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매우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잡지 못하는 것입니까?
하프라이프 2 中, 월리스 브린이 브린 캐스트에서 고든 프리맨에 대해
主
人
公
補
正하프라이프 2 中, 월리스 브린이 브린 캐스트에서 고든 프리맨에 대해
창작물에서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든 수혜를 받는 현상을 가리키는 표현. 작게는 같은 말을 해도 주인공이 하는 말을 더 잘 들어준다거나, 크게는 죽는 게 당연한 상황에서 주인공이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있다.
누구든 전개상 필요하다면 실제 가능할 확률에 구애받지 않고 수혜를 받는 경우는 흔하지만, 그중에서도 주인공 보정은 작품의 중심축인 주인공을 위한 것이니만큼 보정의 효과와 한계치가 월등히 높으며 어떤 보정보다도 우위에 있다.
2. 특징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은 다 실패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보다 딱히 대단한 것도 없는 주인공이 손대면 이상하게도 일이 성공해버린다. 주인공이 가진 사소해 보이는 재주가 의외로 크게 작용했다는 식으로 설명되기도 하지만, 애당초 필요할 때 그런 능력을 갖고 있었단 것 자체가 주인공 보정이다.모든 게 주인공이나 조력자의 계획 안에 있었고 그래서 주인공이 어떤 일을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전개상 뚜렷한 복선과 이유가 있어서 수혜를 받는 건 우연에 기대는 게 아니니 보정이 아닌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주인공 보정은 우연에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며 우연이든 필연이든 '주인공이 성공하게 되는 운명'을 말하는 것에 가깝다.
주로 연재물에서 주인공이 다른 캐릭터들보다 우위에 있어야 하는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극적 긴장감이나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주인공에게 이런 특례를 주는 경우가 많다.[3] 보통은 이길 수 없는 강대한 적을 이길 수 있는 실마리가 때맞춰 발견되거나 사기도박을 돌파할 실마리를 우연히 발견하거나 주인공이 전학온 날부터 학교에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주인공에게만 특전이나 혈통의 비밀, 아이템이 주어지는 등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 전반에서 주인공 보정을 찾아볼 수 있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주인공은 어떻게든 극복하는데 반해 주인공 보정을 받지 못하는 조역 등은 인생이 비참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주인공 보정의 가장 강력하고 대표적인 예시는 주인공은 결말 전까진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여 스토리 진행 도중 죽더라도 얼마 후 부활하거나 사실 죽지 않았었다는 식으로 일시적인 해프닝에 그칠 뿐이며 진정한 죽음은 맞지 않는다. 얼음과 불의 노래 같은 작품에선 고정된 주인공에 연연하지 않아 이 법칙이 지켜지지 않기도 하지만, 이런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주인공이 죽는다 = 스토리 종료'가 되므로[4] 대체불가능한 존재인 주인공을 어떤 이유와 설정을 붙여서라도 보호한다. 말하자면 주인공 전용의 플롯 아머가 걸려있는 셈.
가상 인물만이 아닌 실존 인물에게도 쓰일 수 있는 표현이다. 현실엔 정해진 주인공이 없지만 실존 인물의 행적을 그린 창작물이라면 그 인물이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 단 보정이 성립되는 개념은 좀 다른데, 가상 인물[5]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혜를 받는 것이라면 실존 인물은 애초에 그런 비범한 인물이었기에 역사에 남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주인공이라 성공한 게 아니라 '성공했으니 주인공'인 셈으로 인과관계가 정반대다.
3. 사례
- 주인공 보정은 서사예술이 시작되던 아득한 옛날부터 있었다. 주인공은 그 이야기를 이루는 영웅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니 주목받고 활약하는 것이 당연했다.
- 주인공이 쏘는 총은 언제나 백발백중, 수많은 적들이 쏘는 총탄들은 주인공에게 한 발도 명중하지 않는 스톰트루퍼 효과가 유명하다. 그리고 작중 아무도 그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전쟁물에서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를 강조하려고 함부로 이런 장면을 넣었다간 전쟁은 하는데 군대는 의미가 없는 막장 스토리가 되어버린다.
- 슈팅 게임에서도 주인공 보정은 극명하다. 똑같은 기종의 총을 똑같이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쏘는 총에서 나오는 총알은 적이 쏘는 총에서 나오는 총알보다 탄속이 넘사벽급으로 빠르다. 이 때문에 화면을 거의 다 덮을 정도로 흩뿌려지는 적의 총알을 주인공은 다 피할 수 있다. 메탈슬러그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 이능력 배틀물에서는 적들이 미친듯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식으로 보정을 준다. 가령 하늘에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적이 땅에서 근접공격밖에 못하는 주인공과 굳이 붙어서 싸운다거나 하는 식으로 가장 유효한 전술을 버리고 철저하게 자신한테 불리한 전술만 쓴다. 혹여 첫 등장에선 유효한 전술로 주인공을 떡실신시키더라도 이후로는 두 번 다시 그런 전술을 쓰지 않는다.
- 차원이동물에서도 주인공 보정을 볼 수 있는데 현계와 섭리가 다른 SF, 판타지, 무협 등의 세계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차원이동을 하며 딱히 좌표 설정도 안 했는데 이계의 위험지역은 다 빗겨가고 안전지대에 착지한다. 이계에 처음 와본 주인공이 이계인들과 대번에 대화가 통한다. 주인공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 이 모든 상황이 가능했다고 얼버무릴 수도 있지만 단순한 운으로 치부하기엔 굉장한 상황이다.[6] 그리고 이고깽에서는 이 정도 수준도 부족한지 아예 주인공을 신적 존재에 버금가는 먼치킨으로 바꿔버리며 이에 더해서 장르가 아예 먼치킨물이라면 주인공의 활약 없이는 주요 빌런들을 물리칠 수 없다는 전개가 자주 나온다.
4. 부작용
기본적으로 현실성, 개연성, 핍진성을 어느 정도 뭉개는 부분이 있기에 남발되면 좋지 않다. 설정을 충실하게 잡고 보정을 자연스럽게 걸면 크게 위화감이 없지만, 편의주의적인 전개가 뻔히 보일 정도로 보정이 과해지면 몰입감을 심하게 떨어뜨리고 만다.이는 작가의 캐릭터 편애로 발생하기도 하고,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는데 실패해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별 생각 없이 주인공이니까 무조건 보정을 해주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
저질 양판소와 이세계물, 막장 전쟁물에서 이런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처음엔 문제 없던 작품이라도 장기간 연재될수록 설정오류와 파워인플레의 심화로 부작용이 커진다. 극심한 경우 주인공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 수준이 되어버려 작품 전체를 망치게 된다.
그렇다고 주인공 보정을 아예 배제하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다. 스토리의 개연성은 높아지더라도, 주인공이 주인공인 이유까지 사라지기 때문이다. 주인공 보정은 어느 정도는 꼭 필요한 요소이며 그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연출로 커버하거나, 작중에서 은유적으로 계속 설명을 해준다든가[7] 하는 방법으로 위화감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5. 반례: 주인공 역보정
주인공 보정과는 반대의 개념으로, 주인공이기 때문에 입는 손해도 있다. 대표적으로 왕도물에선 주인공은 계속 성장해나가는 포지션에 있어야 하므로 첫 등장 시의 능력이 미약한 경우가 많고, 설령 강자였다고 해도 그 강함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초반 강한 아군의 법칙과 비슷한 개념.주인공이라서 남들이 안 겪을 불행과 저주, 굴림을 당하기도 한다. 지독하게 암울한 가정사를 지녔거나,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상처를 입으며 싸우거나, 연인이나 친구가 세상을 위해 희생하는 등 주인공에겐 수혜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서사를 위한 온갖 비극적인 요소가 함께 한다.
배경이 세기말일 경우 높은 확률로 주인공이 역보정을 받아 유독 험한 꼴을 실시간으로 체험한다. 극한으로 구르면서 죽느니만도 못한 꼴을 당하길 반복하며 초반까진 멀쩡하던 주인공이 어느새 맛탱이가 가버린다. 간혹 좋은 일이 찾아와도 그게 곧 또 다른 불행으로 연결된다.
기막히게도 그 와중에도 통상적인 주인공 보정이 작동해서 주인공이 어떤 꼴을 겪든 죽지는 않는다. 어쨌든 주인공이 살아 있긴 해야 작품이 이어지기에. 이쯤되면 차라리 주인공을 죽여달라고 독자들이 하소연할 지경이 된다. 게임에서 이런 주인공 역보정을 받을 시 진엔딩이 배드엔딩 수준인 경우도 있으며, 해피엔딩이 ‘이제라도 죽게 되어 다행이야’ 수준으로 나올 수도 있다.
가벼운 분위기의 작품이라면 어두운 요소는 거의 안 나오지만 주인공이 주변인들의 비상식적 행동에 골탕먹는 등 다른 쪽으로 고통을 겪는다.
RPG적 요소가 있는 게임에서 주인공이 약자로 설정되는 일이 잦은 것도 역보정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설정상 강자라 해도 실제 게임에선 경비병 하나도 쉽게 제압하지 못할 정도로 능력치가 대폭 하향되는데, 당연히 이는 주인공이 처음부터 너무 강하면 게임이 재미없어지기 때문이다.[8] 여기서 주인공의 성장 밸런스를 잘 설계하지 못하면 오히려 주인공이 파티에서 가장 약하게 느껴지거나, 플레이어가 느끼는 결정적 순간에 활약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편 작품 내내 보정을 받던 주인공이라도 작품의 주제상 새드·배드엔딩으로 끝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결말부에서 주인공은 여태 받던 보정 이상의 역보정을 맞고 쓰러진다.[9]
6. 기타
- 일본에선 여성 주인공에게 적용되는 주인공 보정을 히로인 보정이라 하기도 한다. 한국에선 히로인이 주인공이란 의미보단 대부분 주인공과의 연애 요소가 있는 캐릭터를 지칭하는 의미로만 쓰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히로인 보정도 연애 대상 캐릭터를 우대하는 보정이란 의미로만 쓰인다.
- 어떤 작품의 후속작에서 기존 주인공의 보정이 사라지며 가차없이 캐릭터가 떨어져 나가고 주인공이 교체되기도 한다. 공포영화 시리즈에서 1편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이 후속작에서 새로운 주인공과 관객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기 위해 얄짤없이 죽는 경우가 그렇다.
- 주인공 보정에 대해 작가 본인이 자조적으로 개그소재로 써먹는 경우도 있다. 그 중 오래된 사례로 전투메카 자붕글에서 지론 아모스는 아예 "주인공이니까"라면서 공격을 피한다.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에서 여러 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넵튠은 아예 주인공 보정이라는 단일 대상 버프 스킬이 있다. 효과는 후반부로 갈수록 실감할 수 있게 된다.
- 함께 많이 사용되는 클리셰로는 초반 강한 아군의 법칙, 오늘은 이만 물러가주지,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 자매품으로 최종 보스 보정이 있다.
7. 관련 문서
[1]
근력으로는 헐크 토르와도 같은 근력자체가 아이덴티티인 막강한 존재가 다수 있다. 하다못해 근력은 아이언맨 슈트가 더 강하긴 하다.
[2]
스파이더맨이 유연성과 민첩함의 대명사이기는 하나 퀵실버를 비롯한 속도가 굉장히 빠른 속도계 캐릭터들이 차고 넘친다.
[3]
기적의 경우 사후에 여러 가지 설정을 만들거나 복선을 갖다붙여 땜빵하기도 한다. '
주인공은 사실 외계인이라서 지구인과 좀 달랐어'라거나 '주인공이 2권에서 먹었던 영약이 뱃속에 남아있었던 거지'라는 식.
[4]
게임에선
게임 오버라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5]
실존 인물이라도 역사고증이 미비해 가상 인물이나 다름없게 된 경우 포함.
[6]
차원이동물뿐만 아니라
최강논쟁이나
vs놀이에서도 이게 무시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섭리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사는 최강자 둘이 만나는 것부터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고 설사 만난다고 해도 섭리가 다른 세계에서 본래의 힘을 낼 수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7]
예시로
바이오쇼크가 있다.
[8]
GTA 시리즈의 경우 초반 주인공들의 스탯들이 죄다 낮고 초라하다. 대표적으로 CJ가 초반에는 빈털터리에다 5초 뛰고 20초 쉬어줘야 할 정도이고, 그 트레버마저도 초반엔 힘과 비행만 높고 운전, 폐활량 등은 처참하다.
[9]
대표적인 예시가
데스노트. 치밀한 계획을 성공시키며 승리에 가까워진 주인공이 마지막에 온갖 너프와 억까를 당하며 몰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