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 피부과엔 가지마세요 조경아 단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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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
저자 | 조경아(작가)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1.10.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1.5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618000002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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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조경아가 2021년 10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친구의 미련하고 지질한 연애담을 옆에서 듣는 것처럼 눈과 귀를 홀리는 소설이다.
작은 방울소리를 내며 병원 문이 열릴 때마다 나는 이곳을 박차고 나가고 싶은 충동에서 시달렸다.
이 순간 무엇보다 참기 어려운 것은 사방에 널려 있는 거울이었다.
피부과 대기실 벽은 온통 거울로 둘러싸여 있었고,
천장에 수십 개의 형광등이 한 치의 그림자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현란한 빛을 사방으로 난사하고 있었다.
눈을 뜨면 그 어디를 쳐다봐도 내 볼품없는 얼굴과 눈이 마주치는 끔찍한 상황도 발생했다.
이곳에 앉아 있으면 피부의 흠집이나 트러블보다 마음속 상처가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만 같았다.
거울과 형광등 속에 사람들을 가둬 두는 것이 피부과의 기막힌 상술일 거라는 생각이 들자 속이 다 부글거렸다.
그럼에도 내 엉덩이는 이 불편한 자리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이곳에 온 이유가 너무도 확고해서 엉덩이에 자석을 붙여 놓은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감아도 눈이 부셨다.
그 정도로 형광등 불빛은 강렬했고, 레이저처럼 내 몸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기분이었다.
이런 잔인한 공간에서 자신 있게 고개를 들고 앉아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쨌든 형광등이 햇살처럼 쏟아지는 이곳은 비싼 피부과 치료를 망설이는 여자들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더 확고하게 만들어 주는 곳임에 틀림없었다.
어쨌든 내게는 혹독하고 잔인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은 늘 그렇듯 천천히 흘렀다.
계속 눈을 감고 있기도 뭐해서 슬며시 떠 보았다.
어떻게든 거울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시선을 잡지책으로 돌리려 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 잡지책도 덮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잡지책 세상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눈부신 여자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세상 어디에도 나처럼 평범한 여자는 설 자리가 없는 것일까?
자신감은 없었지만 자존감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나는 자신감도 자존감도 자존심도 없는 사람이었다. 특히 오늘은 더 그랬다.
그때, 그녀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제발 그 피부과엔 가지마세요> 본문 중에서
이 순간 무엇보다 참기 어려운 것은 사방에 널려 있는 거울이었다.
피부과 대기실 벽은 온통 거울로 둘러싸여 있었고,
천장에 수십 개의 형광등이 한 치의 그림자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현란한 빛을 사방으로 난사하고 있었다.
눈을 뜨면 그 어디를 쳐다봐도 내 볼품없는 얼굴과 눈이 마주치는 끔찍한 상황도 발생했다.
이곳에 앉아 있으면 피부의 흠집이나 트러블보다 마음속 상처가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만 같았다.
거울과 형광등 속에 사람들을 가둬 두는 것이 피부과의 기막힌 상술일 거라는 생각이 들자 속이 다 부글거렸다.
그럼에도 내 엉덩이는 이 불편한 자리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이곳에 온 이유가 너무도 확고해서 엉덩이에 자석을 붙여 놓은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감아도 눈이 부셨다.
그 정도로 형광등 불빛은 강렬했고, 레이저처럼 내 몸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기분이었다.
이런 잔인한 공간에서 자신 있게 고개를 들고 앉아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쨌든 형광등이 햇살처럼 쏟아지는 이곳은 비싼 피부과 치료를 망설이는 여자들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더 확고하게 만들어 주는 곳임에 틀림없었다.
어쨌든 내게는 혹독하고 잔인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은 늘 그렇듯 천천히 흘렀다.
계속 눈을 감고 있기도 뭐해서 슬며시 떠 보았다.
어떻게든 거울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시선을 잡지책으로 돌리려 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 잡지책도 덮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잡지책 세상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눈부신 여자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세상 어디에도 나처럼 평범한 여자는 설 자리가 없는 것일까?
자신감은 없었지만 자존감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나는 자신감도 자존감도 자존심도 없는 사람이었다. 특히 오늘은 더 그랬다.
그때, 그녀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제발 그 피부과엔 가지마세요>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