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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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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년 특별판 추가디스크에 수록된 카자마 노조무의 이야기. 특별판에서의 해금 조건은 호소다 토모하루의 이야기를 들은 뒤 카자마 노조무를 고르고, 카자마가 모든 여학생들은 친애의 뜻을 담아 자신을 노조뭉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사카가미에게 너는 남자지만 특별히 날 노조뭉이라고 불러도 괜찮다고 말할 때, '아무거나 상관없다'를 고르고 난 후 카레맛 똥과 똥맛 카레 중 어느 것을 고를 거냐는 질문에 '카레맛 똥을 먹겠습니다'를 고를 시 볼 수 있다.

카자마는 그렇게도 똥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세상에는 좀 더 멋진 것들이 많다고 한다. 그 중에는 어떤 것도 살 수 있는 마법과도 같은 도구도 있다는데, 그것은 바로 돈. 엔, 달러, 원, 파운드, 프랑... 돈만 있으면 큰 집에서도 살 수 있고, 미인도 데리고 놀 수 있다며 자신의 지론을 펼치는 카자마와 못마땅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카가미. 카자마는 돈에는 질투, 연망, 증오와 같은 부의 감정의 깃들기 쉽다며, 갑자기 사카가미의 지갑을 보여달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카자마에게 지갑을 보여주자 카자마는 요즘 고등학생은 돈을 너무 적게 가지고 다닌다, 지갑도 싸구려다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지폐와 동전을 꺼냈다. 그러더니 카자마가 눈을 크게 뜨고 지갑 안에서 나온 500엔 동전의 출처를 묻는다. 사카가미는 자동판매기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거라고 말한다. 카자마는 이런 곳에서 또 이걸 볼 줄은 몰랐다며 이 500엔 동전은 나루카미 학원에 전해지는 저주받은 500엔 동전이라고 밝히고 이에 얽힌 이야기를 시작한다.

작년 나루카미 학원에 다니는 2학년 학생 중에 잘생긴 얼굴로 여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많고, 성적도 학년 탑클래스였던 시마다 쿠니오라는 남학생이 카자마와 같은 반에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1. 돈이 많았다(잃어버린 500엔)2. 거지였다(저주의...)

1. 돈이 많았다(잃어버린 500엔)

시마다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나쁜 버릇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돈 많은 티를 너무 낸다는 것이다. 고급 브랜드의 지갑에 1만엔 지폐도 빵빵하게 넣고 다니면서 지갑을 구부릴 수 없다고 자랑을 하거나 수업중에 교실이 덥다며 지폐 다발로 얼굴에 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이런 식이다 보니 반에서 가난한 학생들은 그에게서 국물이나 얻어 먹을 심산으로 남녀 불문하고 아부를 했다. 그러나 시마다는 굉장히 째째해서 돈이 많은 주제에 100엔 짜리 캔주스조차 사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많은 학생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매일 아부를 듣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마다가 갑자기 지갑이 없어졌다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가 범인을 찾아다녀도 반 전체가 꼴좋다는 느낌으로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평소에 시마다 주변을 둘러싸고 다니던 전원이 공모해서 지갑을 훔쳤을지도 몰랐다. 범인을 찾을 수 없던 시마다는 학교의 책임이라며 펄펄 뛰었다. 점심 시간이 되자 시마다는 목이 말라서 주스를 마시는 건 참을 수 있어도 점심까지 먹지 못하는 건 프라이드상 참을 수 없었던지 자판기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잊어버린 거스름돈을 찾았다. 솔직히 거스름돈을 뒤지는 쪽이 더 꼴사나운 일이지만 시마다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는 못했다. 카자마는 그의 뒤를 밟으며 이 상황을 서커스 맹수의 공연을 관람하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시마다가 10대 정도 자판기를 살펴보았을 때, 기적과도 같이 거스름돈이 나오는 구멍에서 500엔 동전이 나왔다. 500엔을 찾은 시마다는 마치 신으로부터 받은 신탁인 양 하늘에 치켜들었다. 500엔이 있으면 학교 편의점에서 배가 터질 정도로 빵을 살 수 있고, 학교 식당에서 고로케 카레 곱빼기를 먹을 수 있다. 시마다의 비참한 하루를 정산할 정도의 가치를 가진 귀중한 돈이었다. 그렇게 시마다는 500엔을 치켜들은 채로 3분 동안 그 상태를 유지했다. 마치 그 돈을 어디에 쓸 지 궁리하는 듯했다.

그때, 환기를 위해 열어둔 창문에서 돌풍이 불어왔고, 시마다가 동전을 놓친 것인지 500엔 동전이 복도를 굴러갔다. 그런데 그 자리를 우연히 지나가던 남학생이 500엔을 주웠다. 시마다가 500엔을 돌려달라고 하자 남학생은 자기가 주운 거라며 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둘이 다투던 와중에 이번에는 남학생이 500엔 동전을 손에서 놓쳤다. 시마다는 세계기록을 뛰어넘을 듯한 반사신경으로 동전을 따라 몸을 날렸다. 그러나 동전이 나간 곳은 창문 밖이었고, 시마다는 동전을 따라 3층에서 추락했다. 그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500엔 동전을 쥐고 있었다.

그런데 시마다가 쥐고 있던 500엔 동전은 신기하게도 구급차로 옮겨지던 때 이미 없어졌다고 한다. 그 후로 나루카미 학원에는 '저주받은 500엔 동전'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구매부, 자동판매기, 또는 지갑에 어느 틈엔가 들어온 그 동전을 가진 사람은 예외없이 불행이 찾아온다고. 카자마는 시마다가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500엔 동전이 원인이며 죽기 직전에 가지고 있던 부정적 감정이 옮겨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카가미가 가지고 있던 저주받은 동전을 유서깊은 영매사의 가계인 카자마의 집에서 책임지고 공양하겠다고 약속한다. 사카가미는 카자마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의문을 느끼지만, 카자마는 사카가미에게서 받은뺏은 500엔 동전을 보며 사카가미 군은 운이 좋은 거라고, 자신에게 맡겨두면 모든 것이 잘 될거라며 웃는다.

2. 거지였다(저주의...)

시마다는 사실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며 아침에는 신문배달, 밤에는 공부를 하는 고학생이었다. 그래도 활기차며 성실한 학생이어서 반에서의 인망은 그럭저럭 있었다. 시마다에게는 한 가지 취미가 있었는데, 그것은 커피캔에 500엔 동전을 저금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커피캔이 목숨보다 소중하다며 공언하고 다녔다.

하지만 어느 날, 시마다가 잠시 자리를 떠난 사이 그 동안 모아두었던 500엔 캔이 사라져 버렸다. 분명히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에 질투한 남학생들이 훔쳐간 것이었다. 시마다는 여자애들과 함께 교실 안을 찾았지만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자 훔쳐간 녀석이 있을 테니 반 전원의 소지품을 검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반대한 학생들과 지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한 때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황이 어찌 됐든 당사자인 시마다는 목숨보다 소중한 물건이 없어져서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500엔 캔을 찾지 못한 시마다는 그 후 매일 '내 500엔이... 내 500엔이'라며 계속 혼잣말을 했다. 날이 갈수록 초췌해지던 그는 결국에 '500엔교'를 세우게 되었다. 수업중에 500엔님이야말로 세상의 진리라며 침을 튀기며 외치다가 선생님에게 쫓겨난 시마다는 그 다음 날부터 교실에 오지 않고 비밀리에 구교사의 빈 교실을 점거하여 수상한 집회를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사악한 자본주의에 이의를 제기하며 자본가에 착취당한 불쌍한 노동자들에게 계몽의 교의를 가르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시마다가 카리스마가 있었던 건지 1주일만에 추종자가 30명을 넘어섰다. 500엔교에는 다른 특징이 있었는데, 그들이 모이는 교실의 교탁 위에 셀 수 없이 많은 500엔 동전이 담긴 상자를 둔 것이다. 그들의 교리에 따르면 물질세계로부터 해탈하기 위한 의식으로 잡념이 들어있는 500엔 동전을 바칠 필요가 있었다. 숨어서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던 카자마는 동전이 분명히 천 개는 넘었을 거라고 장담한다.

순조롭게 500엔교에 신자가 늘어나자 시마다는 갑자기 약속의 때가 왔다며 심야 학교의 교정에 신자들을 불렀다. 그의 부름에 응답해 신자들은 삼각 두건을 쓰고 교정에 모였다. 교정의 중심에는 드럼통 하나가 놓여있었다. 시마다는 드럼통에 지금까지 모은 500엔 동전을 쏟아 붓고 대량의 휘발유를 드럼통 안에 넣었다. 성냥으로 드럼통에 불을 붙인 시마다는 금속에 포함된 나쁜 상념이 정화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나는 인간을 포기하겠다라는 말을 내뱉고 드럼통의 불길에 뛰어들었다. 그것을 보던 신자는 우리의 대사부가 드디어 일체화되었다, 기적이다라고 환호했다. 불길이 가라앉자 그곳에는 시마다도 500엔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후 500엔교는 지도자가 사라졌지만 시마다가 마지막에 보인 기적으로 결속이 더 강해져서 여전히 지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카자마는 사카가미가 준 동전이 500엔교가 남긴 마지막 500엔 동전이라고 밝히면서 위험하니까 자기가 맡아두겠다고 말한다. 사카가미가 의아해하며 500엔교의 500엔은 전부 타버려서 없어지지 않았냐고 묻자 카자마는 당황한다. 사카가미는 카자마가 거짓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라 생각하고 카자마에게서 억지로 500엔 동전을 빼앗는다. 카자마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는지 이번에는 사카가미의 노트가 저주받았다고 말하지만 사카가미는 무시하고 다음 사람에게 이야기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