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9 22:13:30

잠자는 살인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
3.1. 주조연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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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Sleeping Murder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로 주인공은 미스 마플.[1] 공식적으로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마지막 작품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이유는 후술.

2. 줄거리

그웬다는 남편 자일스가 아직 영국에 도착하기 전에, 집을 골라두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닌다. 마침내 해변 피서지인 힐사이드에서 ‘그 집’을 발견했을 때 그웬다는 여기가 바로 ‘내 집’이라는 사실을 확신한다. 집을 소개 받던 날, 층계에서 이유 없이 느꼈던 미묘한 공포는 이내 사라지고, 그웬다는 남편이 오기 전 집을 완성하기 위해 일꾼들을 불러 바쁜 시간을 보낸다. 인부들이 원래 폐쇄되어 있던 길다란 문을 열자, 그웬다가 나중에 도배 작업에 쓰고 싶어 했던 디자인과 똑같은 벽지가 있었으며, 그녀가 복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2개의 방 사이에는 이미 예전부터 복도가 있었다. 이후 그웬다는 미묘한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이후 그웬다는 친척인 작가 부부와 그들의 고모인 미스 마플을 만나기 위해 런던으로 향한다. 런던에서 함께 연극 말피 공작부인을 관람하던 중 ‘그녀의 얼굴을 가려라, 나의 눈이 부시구나, 그녀는 젋어서 죽었다('Cover her face; mine eyes dazzle; she died young’)는 대사가 나오자, 그웬다는 어떤 남자가 똑같은 대사를 말하며 금발 여인의 목을 졸라 죽이는 환상을 보게 되고, 이 환상을 미스 마플과 남편에게 털어놓게 된다.

미스 마플은 그녀가 본 것은 '잠자는 살인'이나 다름없다며 잠자는 살인을 묻어 두는 것을 추천하였지만, 그웬다와 자일스 부부는 이 환상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여러 가지 조사를 시작하게 되며 헬렌과 관계있던 사람들을 찾아가게 된다.

3. 등장인물

3.1. 주조연

  • 그웬다 할리데이 리드
이 작품의 실질적인 주인공. 21세로 뉴질랜드에서 성장하여 영국으로 이주한 여자. 힐사이드에서 발견하게 된 새로운 집이 '내 집'이라고 느끼고 이 집으로 이사오게 된다. 그러나 문제의 집에서 알 수 없는 익숙함과 함께 신분을 모르는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한 알 수 없는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 자일스 리드
그웬다 리드의 남편, 뉴질랜드에서 만났다. 그웬다와 마찬가지로 고아이다.
  • 메이저 켈빈 할리데이
그웬다의 아버지. 첫번째 부인 메건이 죽고 딸 그웬다와 함께 잉글랜드로 돌아오던 배에서 만난 헬렌 케네디와 재혼한다. 헬렌이 사라진 후 자신이 헬렌을 직접 죽였다는 망상에 시달리다가 정신병원에서 사망한다.
  • 헬렌 스펜러브 할리데이
메이저 할리데이의 두 번째 부인이자 그웬다의 양어머니. 금발의 젊은 여인으로 활발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이었으며 남자를 밝힌다는 악명이 있었다.
  • 제임스 케네디
의학박사로 헬렌의 이복 오빠이다. 부모가 사망한 후 헬렌을 책임지고 키웠다. 헬렌이 실종되자마자 현역에서 은퇴한다.
  • 릴리 갬블
힐사이드 저택에서 가정부로 일했던 여인. 극중에서는 결혼해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 월터 페인
헬렌 케네디와 결혼 직전까지 갔으나 파혼했던 변호사. 한때 사업차 인도에 거주하였으며 나이를 먹은 후에도 형들과 다르게 독신으로 어머니와 살고 있다.
  • 재키 애플릭
월터 페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부하 직원. 헬렌 케네디와 잠깐 연애관계였으며 해고 이후 관광업계에 뛰어들어 여행사 사장으로 자수성가했다.
==# 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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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그웬다와 자일스 부부에게 살인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편지를 보낸 릴리 갬블이 살해당하게 되며 잠자고 있던 18년 전의 살인이 깨어나고 말았다. 거기다가 이후 수사에서 그웬다의 집 가정부가 독이 든 브랜디를 먹고 병원에 실려가는 일까지 일어난다.[2]

그러던 중 우연히 수사를 위해 집에는 그웬다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 됐고, 그웬다를 찾으러 제임스 케네디 박사가 들어오더니 문제의 연극 대사를 읊으며 자신이 범인임을 밝히고[3] 그웬다를 죽이려고 하였다. 즉 진범은 제임스 케네디 박사였고, 헬렌은 실종된 것이 아니라 정말로 18년 전에 살해당하고 암매장당했던 것.[4][5]

다행인 것은 미스 마플이 범인을 이미 눈치채고 집 앞에서 감시하다 비눗물을 제임스 케네디 박사의 눈을 쏘아[6] 제압하였고, 제임스 케네디 박사는 그 자리에서 체포됐고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그 과정에서 그웬다의 브랜디에 독을 넣었다는 사실과 헬렌, 릴리 외에도 1명을 더 죽인 사실이 밝혀졌다.[7]

살인 이유는 케네디의 헬렌에 대한 집착 때문. 다만 근친물에 나오는 그런 이성적인 사랑은 아니고 흔히 말하는 막장 헬리콥터 부모같은 스타일이었다. 케네디 박사는 동생인 헬렌이 테니스 파티를 연다고 하자 테니스 네트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그녀를 고의로 부상을 입히는 등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밑에서만 있도록 강요하였다. 이 상황에서 헬렌은 오빠에게서 탈출하고자 결혼을 서두르고 있었고[8],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남자가 그웬다의 아버지 캘빈이었다. 이후 헬렌은 캘빈과 결혼한 후 케네디 박사의 이웃에서 살게 되었고, 케네디 박사는 캘빈에 대한 분노로 인해 고의로 망상을 불러일으키는 약을 먹여 캘빈의 정신을 망가뜨린다. 이렇게 결혼한 후에도 케네디 박사의 간섭이 심해지자 헬렌은 결국 이사를 가기로 결정하고, 이 결정이 모두의 파멸을 불러오게 된 것이다.

케네디 박사는 이사를 가서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기로 한 헬렌을 용서하지 못했고, 결국 ‘그녀의 얼굴을 가려라, 나의 눈이 부시구나, 그녀는 젋어서 죽었다('Cover her face; mine eyes dazzle; she died young’)라는 대사와 함께 그녀를 죽인다.[9] 그웬다가 어린 시절에 목격했던 헬렌이라는 사람의 죽음과 문제의 대사는 바로 이 모습을 보았을 때의 기억인 것.[10] 이후 케네디 박사는 헬렌의 시체를 집 정원에 암매장한 후 망상으로 고생하던 캘빈이 죽인 것이라고 세뇌를 한 후 캘빈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11] 그렇게 캘빈까지 정신병원에서 여생을 보내다 사망하면서 살인이 완전히 잠들어 버리는 줄 알았으나, 그웬다의 한순간의 기억 때문에 모든 것이 밝혀져 버린 것.

릴리 갬블의 살인은 편지를 두 장 써서 알리바이 조작을 했다. 그웬다 부부가 릴리 갬블의 증언을 듣기 위해 그녀에게 자신들의 집에 와 달라는 편지를 보내게 되었는데, 케네디 박사가 조사에 협조한답시고 본인이 편지 작성을 맡으며 만남 시간대가 다른 두 장의 편지를 쓴 것. 그래서 릴리 갬블에게는 실제 약속시간보다 이른 시간대에 와 달라는 편지를 보낸 후, 그 시간에 맞춰서 도착한 그녀를 몰래 죽인 후 그녀의 시체 곁에 실제 약속시간에 와 달라고 쓴 또 다른 편지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통해 알리바이를 얻어냈다.

4. 기타

  •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 중 제일 마지막으로 출판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작품 자체는 크리스티 여사의 사망 수십 년 전인 1940년대에 쓰여져 있었다고 한다. 어떤 이유에서 출판되지 않고 원고로만 남겨져 있다가 크리스티 여사 사후에 출판된 것. 이 때문에 작중 시간대도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후반기 작품보다 오히려 앞이다.
  • 크리스티 여사 작품 속에서도 범인을 찾기가 너무 쉬웠다는 평이 좀 있다.[12] 물론 이 작품까지 볼 정도면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을 꽤 많이 읽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적응이 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 이 소설의 배경이 한국으로 바뀌면 스토리가 성립되기 어렵다. 이 소설 속에서는 18년 전에 살인이 일어났기 때문에 한국 법으로는 처벌 받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2007년 이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최대 15년인데, 이 작품은 1976년 작품이므로 18년 전이라면 1958년이며, 작품 자체는 1940년대에 써졌다고 하니 실제 살인은 1930년 언저리에 일어났다고 생각해야 한다. 즉 한국 법대로라면 공소 시효가 소멸됐기 때문에 범인이 밝혀진다고 해도 처벌이 불가능하다. 다만 영국 살인죄 공소시효를 적용한 적이 없어서 이런 사건이라고 해도 진상이 드러날 시 똑같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스포일러]

[1] 단 실질적인 주인공은 그웬다 리드. 미스 마플은 이 작품에서는 비중이 조금 낮은 편이다. [2] 전날에 그웬다가 이 브랜디를 마시려 하다가 위스키를 마시게 되며 그웬다가 위험을 피해갔고, 독을 적게 먹었는지 가정부는 다행히도 살아남는다. [3] 사실은 제임스 케네디가 계단에 올라오는 모습이 과거 그녀가 보았던 살인자의 모습과 흡사했기 때문에 그가 범인임을 알아냈고 이후 제임스 케네디가 자신이 범인임을 털어놓았다. [4] 극중에서 월터 페인과 재키 애플릭 두 명 정도만 용의자로 몰리는 상황이었고, 조력자가 용의자인 상황까지 추리해본다고 하면 제임스 케네디 박사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이 소설은 진범 추리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는 평. 작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추리소설 특성상 처음부터 가장 의심스러운 놈이 진범인 사례는 오히려 소수인 판이니 더욱 그렇고. [5] 헬렌이 정말로 살해당했는지 여부는 이 때 와서야 밝혀지게 되는데 헬렌의 시체가 묻힌 곳을 추리해낸 것도 미스 마플이다. 이미 이 시점에서는 마플의 명성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는 상황이라 경시청에서도 그녀의 지시에 군말없이 따르고 감탄할 정도. [6] 벌레를 잡기 위해 분무기에다 비눗물을 담아둔 것인데 여기서는 마스 마플이 이 분무기를 이용해서 유일하게 총격액션 씬을 펼쳤다. [7] 스위스인 하녀로, 릴리 갬블과 마찬가지로 살인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었다. 다만 살인에 대한 증거를 목격했던 사실을 케네디 박사가 알지 못해서 살아남았던 릴리 갬블과 다르게 이 여자는 케네디 박사에게 그 사실을 걸리는 바람에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일을 그만둔 직후에 사망한다. 이 살인도 18년간 잠들어 있었고, 세간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일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가자마자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8] 미스 마플은 이 과정에서 그녀가 남자를 밝힌다는 악명이 있던 것 역시 케네디 박사가 지어낸 변명이었을 거라고 추측하였다. 그냥 평범한 소녀들이 남자를 좋아하는 그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 거라고. [9] 이 대사는 해당 연극 속에서 오빠가 결혼한 여동생을 죽이는 부분에서 나온 대사였다고 한다. 케네디 박사의 중2병스러운 성격 때문에 살인과 함께 그 상황에 들어맞는 연극 대사를 읊은 것. [10] 이 시체는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11] 다만 케네디 박사는 극중에서 캘빈이 자신의 아내를 죽이는 망상을 계속해 왔다고 했으나, 미스 마플은 이는 거짓말이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망상을 해 온 것은 맞았을 거지만, 자신의 아내를 죽였다는 망상은 살인 후에 케네디 박사가 캘빈이 했다고 책임을 돌리는 과정에서 나온 거였을 거라고. [12] 일단 용의자 후보군 자체가 다른 작품에 비해 매우 적다. [스포일러] 다만 케네디 박사가 뒤늦게 진상이 밝혀질 것을 두려워하여 추가로 살인과 살인미수를 저질렀기에 소설 전개대로의 내용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면 한국 법으로도 잡혀가긴 했을 것이다. 물론 영국이 한국처럼 15년 공소시효가 적용됐으면 살인을 더 해가며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테니 흐름이 달라졌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