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2 14:38:05

입속 지느러미

입속 지느러미
조예은 연재소설
파일:조예은_입속지느러미.webp
장르 판타지
저자 조예은
출판사 우주라이크소설
출간 정보 2023.10.30 전자책 연재 시작
독점 감상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711000004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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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조예은이 2023년 10월부터 11월까지 리디에서 발표한 연재소설. 4편 완결이며, 1편은 무료로 볼 수 있다.

조예은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입속 지느러미》를 계절의 습기와 무산된 꿈의 일부를 담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 시절의 선형이 간과한 사실이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조건을 타고났다는 것.
선형은 이경주와 함께 보통의 그 나이 또래가 가볼 일 없는 많은 곳들을 다녔다.
파인다이닝과 스시 오마카세, 당최 뭔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신진 작가의 전시회 오프닝,
한남동 지하의 10편짜리 위스키 바, 다 무너져가는 을지로 건물에 자리한 클럽...
물론 돈은 이경주가 다 냈다. 이경주는 돈이 썩어나게 많았던 것이다.
이경주가 데려가는 곳들은 항상 근사했고, 선형은 그 장소의 근사함이 곧 이경주의 근사함이라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선형이 매번 감탄할 때마다 이경주는 어깨를 으쓱하며 별것 아니라는 듯 대꾸했다.
"우리는 더 근사한 걸 할 거잖아. 네가 만든 노래들은 진짜 최고야."
그 말은 꼭 주문 같았다. 선형은 그 말에 넘어가 이십 대를 모조리 배팅했다.
그리고 망했지.


뭐, 음악한다고 나댔다가 망하는 인간이 어디 한둘인가.
이제 와서 제 먹고살 길 찾겠다고 떠난 경주를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 이건 그냥 흔하디흔한 이야기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인강비를 벌기 위해 했던 공연장 주말 알바 스태프 중 무려 40퍼센트가 음악하는 인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째서 십 대를 미국에서 보낸 경주와 십 대를 익산에서 보낸 자신이 잘 맞았던 건지 의아할 뿐이었다.
어쩌면 경주가 그냥 나를 가지고 놀았던 거 아닐까?
그런 피해의식에 가까운 생각도 종종 들었지만 함께 사람을 모아 밴드를 만들고,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작은 공연장에 오르기까지의 그 모슨 순간이 거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시절엔 분명 자신도, 이경주도, 다른 친구들도 모두 진심이었다.
하지만 진심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또우리가 언제까지 이십대일 수 없다는 것.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을 뿐이다.
《입속 지느러미》 1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