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09 15:06:53

일본 입시 미술


1. 개요2. 지망 대학3. 스타일 및 특징4. 실기시험의 내용5. 포트폴리오의 내용6. 면접시험의 내용7. 기타

1. 개요

일본의 미술대학 입시에 대한 각종 사항을 다룬 문서.

2. 지망 대학

  • 한국은 한예종을 제외하고 모든 미대가 일반종합대학의 단과대학으로써 존재하지만, 보통 일본의 미대는 독립적인 4년제 대학으로써 설립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1] 그 수도 일본 전국에 걸쳐 매우 많다.

3. 스타일 및 특징

  • 일본은 무엇보다 선을 쓰는 것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간결하면서도 세밀한 터치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시그림과 비교해서 보면, 미술에 문외한인 일반인 입장에서 봐도 그림 풍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화풍이 다르다.
  • 먼저 소묘 실기시험의 경우, 한국은 톰보우 연필(특히 4B)만을 써서 그림을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선이 좀 투박하더라도 분위기[3]와 짬으로 압도하는 그림들이 많다. 반면 일본은 세밀하고 깔끔한 선을 쓰는 만큼, 스테들러(STAEDTLER)의 연필들을 경도가 높은 연필(H 계열)부터 낮은 연필(B 계열)까지 매우 다양하게 사용해가며 그림을 완성한다.[4]
  • 색채 실기시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붓터치/색감/구도가 화려한 국내 그림들[5]에 비해 일본은 메인 컬러가 2~3개 정도이고, 강조하거나 포인트를 주고 싶은 부분에만 추가로 색을 더 쓰는 식이며 구도 및 표현도 절제되어 있는 그림이 많다.
  • 여담으로, 우리나라 예중/예고생이나 국내 입시미술을 준비하던 학생들 중 의외로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전향해 준비하는 곳이 일본 미대이다. 그만큼 한국 입시미술에서 다져진 실기력을 바탕으로 일본 입시에서도 좋은 그림을 그려내는 학생도 있지만, 일본 미술은 무조건 예쁘고 멋지게 잘 그린다고 장땡이 아니고, 화풍이 엄연히 다르기에 스타일을 바꾸는데 애먹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4. 실기시험의 내용

  • 시험시간은 보통 3시간에서 5시간이며,[6] 실기 종류는 대체로 소묘 또는 색채이다. 시험 시 출제되는 주제는 해마다 다르며[7] 해마다 그림 트렌드도 조금씩 변화한다.
  • 일본 미대 진학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기간은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한국과 같이 일본 역시 미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예중, 예고 진학을 택하거나 또는 어린 나이부터 미술을 해온 학생들이 많다. 다만 최근 상위권 대학에서 주최하는 오픈캠퍼스와 같은 행사에 참석해보면, 일본 현지인 학생들 중에서는 1년 정도의 짧은 준비기간에도 합격한 학생이 종종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오랜 기간 실기를 준비해온 친구들이 아직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 입시의 난이도를 한국 입시미술과 비교하는 것은, 상기에서 서술했듯이 양국 간 스타일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다만 전반적으로 평가했을 때, 한국의 경우 절대적인 실기력이 아직은 꽤 중시되는 반면, 일본의 경우 그림에 자신만의 생각과 표현, 특징이 드러나는지를 더 중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5. 포트폴리오의 내용

  • 포트폴리오는 각 학교마다 모집 전형별 제출 가능한 작품의 형태를 규정해 발표한다. 학생은 이에 따라 작품을 제작한 후 보통 도록과 같은 서식으로 편집해 제출한다. 작품은 파일(사진)로만 제출하는 경우도 있고, 실물을 직접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6. 면접시험의 내용

학교와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아래 3개 방식으로 치른다.
  • 다대다(多對多) 단체 면접 : 교수 N명과 학생 N명이 동시에 면접을 치르는 방식. 아무래도 인기가 높고 경쟁이 치열한 상위권 학교/학과일수록 지원자가 많기에 이 방식을 택하는 경향이 크며, 그만큼 학생 1명에게 주어지는 질문 답변 시간도 적으므로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을 드러내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 다대일(多對一) 개인 면접 : 교수 N명과 학생 1명이 면접을 치르는 방식. 상위권 학과라도 교수진들의 성향이나 학과 특성에 따라 개인 면접을 고집하는 학과도 적지 않다.
  • 온라인 면접 : 주로 외국인 유학생 선발전형에서 있는 면접방식으로, 학교에 따라서는 아예 온라인 면접 선발전형을 두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교토세이카대학의 '외국인유학생 온라인면접 전형'으로, 일본 현지에 가서 시험/면접을 치르는 부담이 없다는 장점 덕에 지원자 수가 매년 항상 많은 전형이다.

7. 기타

  • 스타일이 다른 건 진학 후에도 마찬가지로, 아날로그를 중시하는 사회답게 일본 미대는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것을 여전히 중시하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한국의 디자인과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그림에서는 점차 멀어지고 특히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컴퓨터[8]을 종일 붙들고 살게 마련이지만, 일본에선 순수미술 전공은 물론 디자인과 학생들도 여전히 도화지나 캔버스에 손으로 그려나가는 일을 병행한다.[9]
  • 이러한 학풍은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로[10], 우리나라 건축학과 학생들은 학부 초기부터 CAD나 스케치업 등의 프로그램을 달고 살기에 손도면을 그리거나 연필로 스케치를 하는 것은 예전 세대 건축가들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일본 건축학과에서는 아직도 매일같이 스테들러 연필을 깎아가며[11] 스케치를 하고, 손으로 도면을 그리는 연습을 미친듯이 한다.(일본에서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 샤프 안 쓰나?[12]
  • 한국에 비해 일본 미대들은 전공 간 벽이 높지 않고(ex. 순수미술과 디자인 사이의 간극) 일상적인 과제나 작품활동에 있어서도 서로 영향을 많이 주고받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애초에 교육이념부터도 '통합'과 '횡단'을 중시하는 미술대학들이 많다. 이 때문인지 국내 미대를 졸업한 학생들도 대학원 진학은 영미권 못잖게 일본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일본 대학원 진학 사례 참고글 참고사례2, 일본 미대의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전위적인 학풍을 좋아해 선택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일본의 졸업작품전 이 글에서와 같이, 일본 미술대학에 들러보거나 유학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쉽게 느낄 수 있는 학풍이다. 오늘날 무인양품, 디앤디파트먼트와 같이 '간결'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현대 일본 디자인이 탄생한 것은, 일본 미술대학의 이러한 교육 기조가 끼친 영향도 지대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1] 사실 이는 미국, 유럽 등 대다수의 선진국들도 마찬가지이다. [2] 이들 중 도쿄조형대학, 타마미술대학, 니혼대학 예술학부, 무사시노미술대학, 여자미술대학은 고비다이(5대 미술대학)으로 불린다. [3] 예중, 예고, 학원에서 수년 ~ 십수년간의 훈련으로 장착한.. [4] 어디선가 많이 봤던 그 스테들러 특유의 청색 바탕에 흑색 뒷꽁무니에 백색 띠 둘러쳐진 연필 맞다. 미술학원에서 사무/필기용인 노리스나 옐로우 연필 134를 쓰진 않을 테니. [5] 당장 유튜브에서 입시미술학원들의 그림 완성 영상 같은 것을 찾아봐도 알 수 있다. [6] 학교 및 학과별 상이 [7] 이 주제를 유추하기 위해 일본의 유명 입시학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침은 물론, 국내 일본미대입시 전문학원들도 분투한다..물론 실기시험장 들어가기 전까진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8] 그래픽 프로그램 등 [9] 특히 일본 예술대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도쿄예술대학은 캠퍼스 분위기가 거의 '예술 수도원' 수준이다. [10] 우리나라 건축 학제와 달리, 일본의 건축학과는 미학부 소속과 공학부 소속으로 나뉜다. 하지만 커리큘럼은 차이가 크지 않아 미학부 건축학과도 구조나 역학 등에 대해 다 배우고 공학부 건축학과도 건축디자인에 대해 다 배운다. 수험 과정의 주(主)가 미술이냐, 일반 학업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11] 일본의 건축학과 실습실에 가면 마치 20세기의 건축사무소마냥 칼로 연필 깎는 소리가 그득하다. [12] 그 펜텔 그래프 1000, 그래프기어 1000, P205(제도 1000 원본.)의 공통점은 전부 다 제도용으로 만들어진 샤프이다. 쉽게 말해 만듦새가 만듦새인지라 필기용도 좋지만 원래는 그 만듦새로 도면 그리라고 만들어 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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