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一)능이, 이(二)표고, 삼(三)송이는 2010년대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및 일부 언론 기사를 통해 유포되었던 정체·유래 불명의 낭설로, "본래 한민족은 예로부터 능이버섯을 최고로 쳤고 표고버섯을 그 다음으로 쳤으나, 송이버섯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최고인 것처럼 잘못 떠올랐다. 따라서 송이버섯을 고평가하는 것은 일제 잔재이다."라는 내용이다. 이는 능이버섯의 판매와 관련한 바이럴 마케팅의 일종으로 탄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와 같은 속설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2. 진실
2010년대 들어 '본래 한국에서는 "일능이, 이표고, 삼송이"라 하여 능이버섯을 최고로 쳤고 능이버섯이 고급식재료의 대명사였지만 일제강점기를 계기로 능이버섯은 급속히 인지도가 축소되고 한국의 전통과는 달리 일본 식문화의 영항으로 송이버섯을 1급으로 치게 되었다.'라는 이야기가 갑자기 널리 유포되었다. 이것은 낭설을 넘어 역사 왜곡에 가까운 이야기이다.한민족은 예로부터 송이버섯을 최고의 버섯 중 하나로 쳤다. 송이버섯이 별미로 기록된 것은 삼국사기 기록을 시초로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세종 때 명에 진상한 식품이라거나 영조때 4대별미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반면 능이버섯은 왕조 실록이나 귀족, 양반들의 문집은 고사하고 동의보감 같은 의학서는커녕 임원경제지 같은 백과사전이나 증보산림경제 같은 농사요결서에도,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같은 음식조리서에조차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진상품이나 귀한 선물 대접은 고사하고 약용식물이나 식재료로 여기지조차 않았던 것이다. 삼국시대에부터 대대로 왕실진상품이었다고 기록된 송이버섯과 달리 처음 기록에 등장하는 것조차 19세기 중엽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가 처음이다. 여기에도 '웅이(능이)는 먹을 수 있는 버섯'이라고만 등장하지 요즘 홍보하는 대로 고급식재료의 대명사로 쓰였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
한국 역사에 능이버섯 조리법은 1931년에서야 동아일보 요리국 요리법에 비로소 처음 인용문으로 등장한다. 도리어 능이버섯 쪽이 일제강점기가 되어서야 떠오른 것이다. # 또한 이 설의 내용이 진실이라면 일본에서는 능이버섯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 되는데, 실제로는 일본에서도 향이(香茸・コウタケ)라고 부르며 식용하는 버섯이다.
이렇게 능이버섯이 먹을 수 있는 버섯이라는 다소 뜬금없는 내용이 굳이 들어간 이유는 바로 과거 독버섯의 감별법으로 통했던 당나라 『본초습유(本草拾遺)』의 '밤에 빛을 내는 버섯, 화려하면서 벌레가 없는 버섯, 삶아도 익지 않는 버섯, 삶아서 사람에게 비치어 그림자가 없는 것, 위에 털이 있고 밑에는 무늬가 없는 것, 위로 말리고 적색인 것은 유독하여 사람을 죽인다.'는 내용에서 능이버섯은 '위에 털이 있고 밑에 무늬가 없는 것'과 '위로 말리고 적색인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독버섯으로 의심하여 오랜 세월 먹어볼 생각을 못 했던 듯하다. 19세기 중엽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잠깐 등장했던 능이버섯은 다시 문헌에서 자취를 감춰 1950년대에 한국에서 산출되는 다양한 버섯을 기록한 한국산균류목록이나 원색한국버섯도감에도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한편 표고버섯도 왕실 진상품으로 고급 버섯이었으나 소나무숲이 아닌 참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등 흔하고 다양한 활엽수림에서 자라며 조선 시대에도 이미 인공재배가 가능하였던 관계로 송이버섯보다는 훨씬 흔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이 낭설이 너무나 유명해진 나머지 몇몇 인터넷에서 전문가를 자칭하는 사람들이나 심지어는 방송에서까지 능이버섯을 소개할 때는 항상 이 낭설을 첨언할 정도가 되었다.[1] 정보를 어지간하게 걸러듣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일 능이, 이 표고, 삼 송이'라는 음식관련 고서에 나오는 그럴듯해 보이는 고어로 생각하여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