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
引 | 受 | 引 | 繼 |
끌 인 | 받을 수 | 끌 인 | 이을 계 |
1. 개요
어떠한 자리나 위치에서 주어진 업무를 대신할 사람에게 전수하는 것.2. 상세
일본어 어원으로, 일본에서는 引き継ぎ, 引き受け라고 읽는 훈독용어다. 에도시대 도지마 쌀 시장(堂島米市場)에서 쓰던 말이라고 한다. 보다시피 본디 한자어가 아니며 일본에서는 두 단어를 합쳐서 쓰지 않는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인수와 인계를 합쳐서 한자어처럼 사용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관리의 인수인계를 해유(解由)라고 했다.[1] 공군에서 쓰는 용어인 신송(申送)도 비슷한 뜻이다.[2]업무의 기존 담당자가 차기 담당자에게 해당 업무를 넘겨 주는 경우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사실 이 용어를 본 뜻대로 정확하게 사용하려면 일을 넘겨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업무를 인수하다.(또는 인계받다.)' 넘겨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업무를 인계하다.' 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을 넘겨주는 사람은 '업무를 인수인계 해주다.', 일을 받는 사람은 '업무를 인수인계 받다.'의 형태로 많이 쓰인다. '인수'와 '인계'는 업무뿐만 아니라 물건을 주고 받는 경우에도 쓰이는 단어인 반면, '인수인계'는 업무를 주고받는 경우에 한정적으로 쓰이다 보니 업무 관련 용어로 굳어진 느낌이 강하다. 두 행위를 통틀어서 4글자로 묶어 말하고, 그것을 '주다', '받다'라는 동사로 구분하게 된 것. 인수인계 받는 사람은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해군에서는 반대로 인계인수라고 한다. 인계를 해줘야 인수를 받을 수 있으니 순서가 이게 맞는 거라나... 사실, 법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지자체장이 바뀔 때 신/구 단체장이 서명하는 서류의 공식 명칭도 사무인계인수서다. 오세훈 계정복구 원희룡 사임
3. 사회에서의 인수인계
군대 및 직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학교에서는 겨울방학(12월 말 - 다음해 1월 초)때 이뤄진다.[3]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이 용어를 접할 일이 많다. 공무원은 6개월 단위로 인사이동이 있으며, 보통 자신의 소속 근무지에서 2년을 근무했다면 반드시 다른 근무지로 발령나게 된다. 공립학교 교사도 매 학년도마다 인사이동을 하고 자신의 소속 학교에서 5년을 근무했다면 반드시 다른 학교로 전근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공무원은 인수인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직업이다.
위의 내용만 본다면 공직 사회에서는 인수인계가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래야 하는 게 맞지만, 오히려 공무원은 인수인계가 최종보스급으로 여겨진다. 특유의 짧은 인사이동 시기로 인해 업무 숙달도 되기 전에 자리를 바꾸는 일이 잦은데다[4], 일 하나 끝내기도 전에 일 두 개가 새로 들어오는 업무적체가 일상화되었기 때문. 민간 쪽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빨리빨리 정서의 영향으로 업무 매뉴얼 만드는 건 고사하고 구두로 인수인계하는 것조차 시간낭비라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며[5] 명목상으로나마 만들어둔 규정도 수시로 바뀌는 업무 요건으로 인해 유명무실해질 때가 많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인원교체가 자주 일어나는 탓에 본래 인수인계해줘야 할 선임이 퇴사해 인수인계도 못 받고 자기가 알아서 다 주먹구구식으로 찾아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신입에게 간부들이 해야할 일까지 떠넘기니 행정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도 이 탓이 크다. 당장 신입에게 각각 페이지 900장 이상이 되는 20권이 넘는 법전과 판례를 외우게 하고 업무도 떠넘기는 바람에 신입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있었다. 그나마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업무 체계를 잡아놓지 않으면 일 자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므로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인수인계 절차를 만들어놓는 편이지만, 직원이 자주 바뀌는 중소기업의 경우 일을 가르쳐줄 선임이 없어 인수인계 자체를 받지 못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중/대기업의 경우에도 잘 나가던 사람이 사고 등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여[6], 이를 메우기 위해 신입이 들어온다거나 하는 경우에도 일을 가르쳐줘야 할 전임자는 이미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니라서 유언장 형식으로 인수인계서를 남겨놓지 않은 이상 인수인계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해외, 그 중에서도 서구권 선진국의 경우 후임을 옆자리에 붙여놓고 도제식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전수해주거나[7], 작은 일이라도 철저히 문서화를 하여 인수인계 없이 관련 자료만 보고도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해놓고 있다.
4. 은어
원래는 본래 뜻으로만 쓰였으나 업무 관련이 아닐 때에 인수인계라고 한다면 2021년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으로 군대에서 후임에게 걸그룹과 노래를 영업(홍보)한다는 뜻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브레이브걸스가 시초는 아니고 인수인계 그룹의 시초는 라붐이다. 두 그룹 모두 다 위문열차 출연횟수가 엄청나고 특히 라붐은 군 관련 홍보활동을 상당히 열심히 했다.
[1]
다만 조선시대의 해유는 단순히 현대의 업무 인수인계라기보다는 소관 회계 및 물품 전반에 대한 인수인계사항을 상세히 작성하여 상부에 보고하여 최종적으로 호조, 병조 등 상급관청에서 최종승인을 받는 행위로서 인수인계와는 약간 의미가 다르다.
[2]
이것도 申し送り라는 일본 훈독용어에서 한자어화한 어휘로 추정된다.
[3]
이전에는 봄방학이 있었으나 봄방학을 없애고 겨울방학을 12월 말이나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해놓은 학교가 흔해졌는데 이는 학교장 재량이다.
[4]
같은 자리에 있는 기간이 짧으면 3개월도 안 되고, 길어도 2~3년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기피 업무라면 더더욱.
[5]
특히 기성세대로 올라갈수록 '내가 알고 있는 건 다른 사람들도 다 당연히 알고 있는 거다'라는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이 기본 정서로 깔려있어, 신입이 왔는데도 일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르치는 일을 귀찮아하는 선임은 그나마 가르쳐야 한다는 개념은 있으니 양반으로 보일 정도.
[6]
병사의 경우 오랫동안 투병하여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시간이 어느정도 남아있을 경우 죽기 전에 어떻게 인수인계를 할 수 있겠지만,
돌연사인 경우에는 사고사에 준하여 인수인계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7]
이때 후임에게는 인수인계 완료 전까지 다른 일을 절대 맡기지 않고 오로지 업무 숙지에만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