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8-09-14 22:58:30
외왕내제로 보느냐 마느냐는 해당국가에서 대내적으로 임금을 황제로 칭하느냐를 살펴보아야 하나 한반도의 국가들에게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칭제건원자체를 했다는 증거를 찾기가 힘들다.
베트남이 비록 굴복될때는 되더라도 황제를 칭할때는 중국 측에만 주장하지 않을뿐 제호를 칭하고 군주, 신하, 백성할꺼 없이 공식적으로 황제라고 하는 반면, 고려 때는 태조가 연호를 잠시쓰고, 광종이 잠시 황제를 자칭하고, 연호를 사용하는 것 이외엔 없는데, 후한의 군벌중에서 황제도 아니고 왕을 참칭한
공손연 따위도 쓰던게 연호고 황제의 복식을 흉내낸 것은
유언,
유표도 하던일이다. 그렇다고 황제를 참칭한
원술처럼 그들이 황제를 칭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려 또한 잠시 광종이 황제를 자칭한거외엔 별거 없고 이것은 상시적인 모습을 보이는
일본, 베트남의 행태와는 확연히 달라서 외왕내제를 운운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고려는 단지 중국을 따라 국가시스템을 갖추고 몽골에 굴복하기전에는 자주국가로서 사대에 철저하지도 않아서 중국 황제따위는 외국의 일일뿐이니 자국의 군주를 황제처럼 취급할수도 있고, 조선처럼 사대의 헤게모니로 인한 대내적인 문제가 아니었기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베트남처럼 스스로 황제로서 중국을 북조로 자신을 남조로 보는 그런 형태를 가진 진지한 사상이었던 베트남의 외왕내제와 달리 전반적으로 무관심하고 한두사람의 일시적인 행태만을 보인 나라를 가지고 외왕내제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간접적으로 성상이니 하는 것따위나 조선이 묘호를 사용하는 것이나 뭐가 다를까? 명확한 것을 명확하게 보지 않은 것은 생각이 앞선다는 것이다.
외왕내제의 키워드가 굳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일본,베트남과 한국이 다른점은 전자는 원나라의 침입을 물리치고 자주독립을 이루었고 후자는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청나라와의 관계 또한 군사적으로 청나라의 침입을 물리친 베트남과 임진왜란 당시 수십만의 대군으로 명나라(명분상으로)를 침공하는 위용을 보인 일본은 그들을 오랑캐로 치부하고 명나라를 대신하는 독자적인 천하관을 확립할수 있었으나 조선은 군사적인 패배로 인해 굴복하여 아무리 사상적으로 그들을 부인한다고 해도 군사적인 위협으로 인해 독자적인 세계관까지는 소중화사상으로 이루었으나 칭제건원만큼은 이룰수가 없었다.
중국의 황제가 중국에서 존재하는 하나뿐인 태양 혹은 태양이고자 하는 존재들이며 최소한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을 근거로 하듯이 서양에서도 나폴레옹이전의 황제는 로마제국의 인정과 정통성을 전제로 하는 일정한 법도와 명확한 개념이 존재하고 그렇기에 유럽의 1등국가들인 프랑스와 영국의 군주들이 황제를 칭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주변의 약소국에 대한 종주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것은 사실이고 신성로마제국,비잔틴제국,러시아제국에 비해 의전이나 모든게 뒤지는 것은 전혀 없었다. 그러함에도 프랑스,영국을 가지고 외왕내제운운하는가? 그냥 왕초노릇은 어지간하면 다하는것이고 통상적이고 외왕내제의 논리와는 전혀 상관없다.
솔직히 유럽에서도
신성로마제국이나 러시아제국따위는 제대로 쳐주지도 않는다.오직 제국다운것은 로마의 적통인 동로마
비잔틴제국뿐인것이다.따라서 외국에서 부르는대로 불러는 줘도 그만한 위상따윈 존재하지 않으며 일본,베트남의 외왕내제나 다를바가 없다.애초에 외왕내제란 조선의 사대원리주의에 비견되는 정신적인 모자름이 나타나는 개념이 아닐수가 없고 조선이전의 한반도국가들의 태도가 프랑스,영국에 가깝고 실제의 외교,군사적인 위상에 따라 어짜피 쳐줄것은 다 쳐준다.한때 동북아 최강국이었던 요나라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둠으로 인해 고려의 외교적인 위상은 서하를 능가했으며 오늘날에는 말만으로 내세울뿐인 동북아균형자 굴지의 강국이 고려였고 당시 금나라는 훗날 후금때의 태도와는 전혀 다르게 조위총이 평안도를 잠식해서 모반했어도 감히 개입할 엄두도 못내고 조위총의 사신을 붙잡아서 고려에 송환했을정도다.
결국 조선,일본,베트남 전부 원리주의적인 망상으로 잠시 잘되가 순식간에 나라가 아작났고 각각 대한제국황제와 베트남황제는 매국노들이고 일본천황은 리더쉽 없는 반푼이에 불과했으며 차라리 업적이 충분한 태국왕이 위대하다. 태국의 푸미폰국왕은 리더쉽이나 국가운영으로 볼때 동시대의 한일베 삼국에 집권했던 혼군에 가까운 군주들보다는 훨씬 훌륭한 군주이며 역사적으로 오래가는 제대로된 나라들은 로마제국빼고는 전부 왕국이지 제국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