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영리한 머슴이 자신의 꾀로 못된 주인을 골탕 먹이는 내용이다.
2. 줄거리
옛날 어느 마을 큰 부잣집에 왕굴장굴대 라는 이름의 머슴이 있었다.왕굴장굴대는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 모자라 보이지만, 사실은 영리하고 꾀가 많았다.
어느 날, 주인집 아들이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왕굴장굴대를 수행원 삼아 데려가면서 한양으로 향하는 길을 떠났다.
그런데 주인집 아들은 자신이 싸온 음식들을 왕굴장굴대에게 하나도 주지 않고 오히려 자기만 먹어댔으며 이에 왕굴장굴대는 어떻게 하면 자기 주인을 골탕먹일 수 있을지 궁리하다가 꾀를 냈다.
길을 가다가 주인집 아들이 똥을 누러 간 틈을 타 도시락에 남아 있던 밥을 전부 먹어치운 뒤, 그릇에 똥을 싸 놓고 그릇에 담긴 똥을 보고 놀란 주인집 아들에게 밥이 너무 오래 되어 똥이 되었다고 둘러대면서 주인을 골탕먹인다.
길을 가다가 떡장수를 보고 떡이 먹고 싶어진 주인집 아들은 왕굴장굴대에게 자기가 먹을 떡을 사오라고 시켰고, 왕굴장굴대는 떡을 고르면서 일부러 떡을 헤집고 있었다.
이를 본 주인집 아들이 왜 떡을 헤집냐고 묻자, 왕굴장굴대는 자신의 머리에서 이가 떨어졌는데 그게 떡으로 떨어진 것 같다며 헤집고 있던 것이라고 둘러대자 이에 주인집 아들은 더럽다며 떡은 네가 다 먹으라고 하였고 결국 산 떡은 왕굴장굴대가 다 먹게 된다.
또 길을 가다가 죽을 파는 것을 보고 죽이 먹고 싶어진 주인집 아들은 왕굴장굴대에게 자기가 먹을 죽을 사오라고 시켰고, 왕굴장굴대는 죽을 싸가지고 오면서 일부러 죽을 손가락으로 휘젓고 있었다. 이를 본 주인집 아들은 왜 죽을 손가락으로 휘젓냐고 묻자, 왕굴장굴대는 자기 콧물이 죽에 떨어진 것 같아서 콧물을 건져내려고 휘저은 것이라고 둘러대었고 주인집 아들은 더럽다며 죽은 네가 다 먹으라고 하였고 결국 죽 또한 왕굴장굴대가 다 먹게 된다.
이윽고 한양에 도착하자, 주인집 아들은 자기 혼자 밥을 먹으러 가면서 왕굴장굴대에게 한양은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이라며 자기 말을 잘 지키고 있으라고 엄포를 놓았다. 주인집 아들이 가고 난 이후, 왕굴장굴대는 지나가던 나무 장수에게 말을 판 뒤, 일부러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채로 있었고[1] 이후 말이 없어진 것을 본 주인집 아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자 진짜로 코가 베일까봐 일부러 고개까지 숙였는데 말이 없어졌다고 둘러댄다.
결국 열이 받을 대로 받은 주인집 아들은 왕굴장굴대의 등에 무언가를 쓴 다음, 먼저 집으로 돌려보냈다. 등에 적힌 내용은 주인의 밥을 뺏어먹고 말까지 팔아먹은 왕굴장굴대를 흠씬 두들겨 패 내쫓으라는 내용이었다.[2]
먼저 집으로 돌아가던 왕굴장굴대는 도중에 우연히 곤경에 처하던 스님을 도와주게 되면서 자신의 등에 적힌 글을 내용을 보여주며 뜻을 물어보았고, 이에 스님은 그 내용을 보고 경악하며 왕굴장굴대에게 그대로 돌아가면 죽게 될 것이라며 등에 적힌 글을 싹 지우고 다른 내용으로 바꾸어 써 준다.
집으로 돌아간 왕굴장굴대는 주인 나리에게 등에 적힌 글을 보여주었고, 주인은 등에 적힌 글이 아들이 쓴 글로 생각해 글의 내용대로 왕굴장굴대에게 재산의 일부를 주는 것은 물론, 막내딸과 결혼시키면서 사위로 삼아주었다.[3]
얼마 뒤, 낙방하여 집으로 돌아온 주인집 아들은 자신이 쓴 내용대로 왕굴장굴대가 쫓겨나기는 커녕, 여동생과 결혼해 집안의 사위가 되어있는 광경을 보고 더욱 화가 나 부모에게 사실을 말하였고, 결국 왕굴장굴대는 멍석에 말려 절벽 위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던 놋그릇 장수에게 멍석을 말고 매달려 있으면 다리가 낫는다며 자신은 놋그릇 장수의 짐을 가지고, 장수를 나무에 매달게 하였다.
그대로 놋그릇을 가지고 다시 주인집으로 가서 절벽 아래 강에 놋그릇이 잔뜩 있다고 속여 주인집 식구들 전부 강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결국 놋그릇을 보기는 커녕 오히려 물에 젖은 생쥐꼴이 된 주인집 식구들은 왕굴장굴대에게 얼른 당장 자신들의 눈앞에서 사라지라며 씩씩댄다. 왕굴장굴대는 놋그릇 장수를 나무에서 풀어주어 짐을 돌려주고, 이후 주인집 식구들의 엄포대로 주인집을 떠나 아내와 같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간다.
3. 여담
- 판본에 따라서 왕굴장굴대의 부모부터 주인 집안의 머슴이라는 설정이 붙여진 채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경우가 있으며, 초반에 '새끼 밴 황소' 이야기의 전개를 추가하여 왕굴장굴대의 영리함을 부각시키는 버전도 있다.[4]
- 이야기 초반에 왕굴장굴대의 주인집 사람들 모두 막내딸만 제외하면 욕심 많고 성미가 고약한 사람들이라고 먼저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1]
또는 코를 쥐고 있었다는 판본도 있다.
[2]
또는
아예 왕굴장굴대를 때려 죽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는 판본도 있다.
[3]
참고로 주인집 식구들을 전부 욕심 많고 성미가 고약한 사람들이지만 막내딸만 가족들과는 달리 욕심도 없고 마음씨가 착하다고 한다.
[4]
부자 주인이 왕굴장굴대의 어머니의 미모를 보고 탐내, 왕굴장굴대의 아버지에게 황소가 낳은 송아지(또는 수탉이 낳은 달걀 등 어떻게든 얻을 수 없는 물건)를 자기에게 가져오지 않으면 아내를 빼았겠다고 협박하자, 이에 왕굴장굴대가 자신의 재치로 부모님을 도와주면서 오히려 주인을 엿 먹이는 활약을 펼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