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41:50

연철(금속)

철의 탄소 함량에 따른 분류
순철 연철 강철 주철(무쇠)
0.02wt% 이하 0.035wt% 이하 0.035 ~ 1.7wt% 1.7wt% 초과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800px-A231_-_Optical_micrograph_of_wrought_iron.jpg
연철의 미세조직. 침투한 슬래그가 검은색으로 보인다. 출처: 위키피디아
1. 개요2. 역사3. 용도

1. 개요

鍊鐵 / 시우쇠 / wrought iron(worked iron이란 뜻)

0.035wt% 이하의 탄소를 함유한 철 합금이다. 단철(鍛鐵)이라고도 불린다. 여기서 탄소를 아예 없애버리면 순철이 된다.

1~2%의 슬래그도 함유한다. 슬래그가 침투하기 때문에 으로 부식시킨 후 확대하면 고유의 결이 보인다.

황이나 규소 등의 불순물이 슬래그 형태로 남아 있어 강철에 비해 강도가 떨어지지만, 연성이 있고 용접이 쉽다.[1] 물러서 해머로 때리거나 프레스로 눌러서 모양을 잡기 쉬워 단조에 쓰이고, 압출해서 길게 늘이기 쉬워 철사나 철봉 등에도 쓰였지만, 이제는 연강으로 대체되어 거의 쓰이지 않는다. 자성을 띠기 쉬우므로 전자석, 나침반 제조에 사용된다. 강철 제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증기 기관차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주철 레일이 박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형 레일로 사용했다.

2. 역사

초기의 제철 방식인 수로(竪爐, Bloomery)에서 연철을 주로 생산하였다. 블루머리는 진흙이나 벽돌을 쌓아 2미터 이하의 작은 로를 만들고 그 안에 철광석을 숯과 함께 쌓고 아래에 불을 붙인 후 풀무질로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어 온도를 높여 숯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철광석의 고체 상태의 산화철을 환원시켜 철을 뽑아내는 원시적인 제철 방식이다. 여기서 나온 철괴와 불순물 슬래그가 섞인 철 스펀지를 뜨거울 때 큰 망치로 여러 번 때려리면 맥석과 슬래그가 제거되고 철 스펀지의 기공이 닫혀져서 연철이 된다. 이 과정에서 제련온도가 낮고, 철이 고체상태로 바로 환원되기 때문에 탄소가 철에 충분히 침투하지 않고 탄소 성분과 불순물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에 연철이 된다. 망치로 때려 제련했기 때문에 연철(鍊鐵) 또는 단철(鍛鐵)이라고 부른다. 철기 시대 초기에는 블루머리 방식으로 만든 연철을 사용했지만, 나중에 용광로(고로)를 이용한 효율적인 제철법이 발명되자 탄소 함량이 높은 주철(선철)이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주철은 가단성이 없고 잘 깨졌기 때문에 연철과 강철 생산을 위해 블루머리가 계속 사용되었다.

용광로로 주철(무쇠)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된 후에도 강철의 대량제조법이 나오기 전에는 강철을 만들려면 블루머리에서 나온 연철에 다시 탄소를 침탄시켜 강철을 만들었다. 연철괴와 숯이나 코크스를 섞어서 며칠이고 고온으로 가열해서 탄소를 서서히 침투시켜야 해서 제조 원가가 많이 들었다. 그러던 중 18세기 영국에서 반사로와 같은 고효율 가열로가 발명되어 연철을 녹일 수 있을 정도의 고온[2]에서 연철과 주철을 잘게 부순 후 한 도가니에 섞어 넣은 후 가열하여 용해하는 것으로 탄소량을 조절하여 강철화하는 도가니법을 발명한다. 또 마찬가지로 18세기에 주철을 숯이나 석탄과 닿지 않은 채로 용해시키는 구조의 반사로를 사용하여 용해시켜 연철화하는 반사로법도 발명된다.

이 반사로법을 기반으로 하여 영국의 연철 생산량은 급증하여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기술로 자리잡는다. 그 유명한 에펠탑 역시 이 반사로법을 통해 생산된 연철로 만들어진 것이다.

한편 19세기 초 헨리 베세머에 의해 전로가 발명되어 강철의 대량 생산의 물꼬가 트였는데, 최초로 개발된 전로인 벳세머 전로의 경우 산성 슬래그를 사용했기 때문에 고품질의 강철을 얻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고품질 강철을 생산할 수 있는 평로가 등장할 때 까지는 도가니로를 이용한 강철 생산과 반사로법을 이용한 연철 생산이 계속 주를 이뤘고 전로로 만들어진 강철은 비교적 저품질 강철로 여겨졌다.

연철은 20세기 초까지도 계속 사용되었으나, 19세기 후반 다른 강철 생산 기술인 평로가 발명되고 20세기 중반에는 전로 기술도 개선되어서 점점 강철의 생산이 증대된 결과 현대에 들어서 연철은 더 이상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되지 않는다. 강철은 연철의 장점인 연전성에 의한 소성가공성을 그대로 가지는 반면, 연철은 강철에 비해 강도가 떨어지고 녹이 잘 슬기 때문이다. 종래에 연철이 사용되던 응용 분야에서 연철은 비슷한 물성을 가진 저탄소강으로 대체되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무렵에 증기기관의 구조가 개선되고 보일러 터빈 등이 발전하자 고온+고압+수분과 접촉이라는 3박자의 문제에 노출되어 연철로 만든 구조들이 자꾸 폭발하는 문제가 드러나 산업 용도로써 자리는 강철에게 뺏겼고, 문고리나 울타리 같은 생활용품이나 장식물로나 용도가 줄어든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무렵부터는 이러한 생활용품 용도에서마저 훨씬 튼튼하고 대량 생산되어 저렴한 강철이나, 혹은 비싸긴 해도 재질의 물성으로 인한 장점이 많은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플라스틱으로 대체되었다. 그나마 사용됐던 난간이나 철문 같은 옥외 장식물 같은 것조차도 요즘은 연강(mild steel, 저탄소강)이 쓰인다.

3. 용도

강철이 널리 쓰이기 전에 깨지기 쉬운 선철을 대신하여 철사나 병기 제작에 주로 쓰였다. 조총이 바로 이 연철을 구부리고 단조하여 만든 것이다. 유럽 같은 경우 고온의 고로를 제작하는 기술이 없어, 16세기 들어서야 선철(주철)의 생산이 가능했을 정도로 기술이 낙후했기 때문에 그 동안 주철을 무기에 사용하지 못했다. 놀랍게도 중국은 기원전 5세기 춘추전국시대부터 선철을 녹일 정도의 고온을 내는 고로의 개발에 성공해 선철 생산을 시작했고, 무기에 사용했다.

과거 장갑의 하나로서 사용됐던 물건이다. 그러나 탄소가 적게 함유된 철 답게 순식간에 녹이 슬고 강도가 약해 금방 다른 장갑재로 대체되었다.

도검용 강재(특히 일본도) 관련으로는 신가네(心鉄)라고 한다. 칼몸의 내부에 주로 분포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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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교적 낮은 탄소 및 바나듐, 몰리브덴 함유량은 용접의 전처리와 후작업의 필요성을 줄여준다. [2] 주철은 공정조성의 것은 녹는점이 섭씨 1147도까지 낮아지는 반면, 연철과 강철은 1500도 이상으로 훨씬 높은 녹는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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