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제포 클로체와 쟝 클로체의 여동생. 작중에서는 테러에 휘말려 이미 사망한 상태다. 오빠들과는 나이차가 꽤 많이 나서 오빠들이 군경찰에 있을 즈음에 아직 어린 학생이었다.
가족들이 각 분야의 엘리트[1]들이었지만, 그 때문에 바빠서 거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외로워하고 있었다. 군에 있으면서도 간간히 시간을 쪼개어 함께 있어 주는 죠제의 존재만이 위안이었고, 다른 가족보다 죠제에 대한 애정만이 각별했다. 죠제도 그녀를 매우 아꼈기 때문에 그녀가 죽은 지금도 마음 속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헨리에타와 겹쳐보기도 한다. 그 유품 또한 아직까지 보존하고 있어서, 헨리에타에게 빌려주기도 한다. 상당한 엄친딸이었던듯, 학교 성적도 우수한데다 축구 시합에도 나가며, 하프 연주에서 상을 받기도 하였다. 친구들이 서로 각 분야에 끌어들이려고 할 정도. 정작 그녀가 필요한건 곁에 있어 주는 가족뿐이었지만. 죠제와 식사를 할 때 보면 가사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던 듯 하다. 가족이 들어 오지 않으니 사먹지 않으면 그게 당연하겠지만. 뭐야 이 엄친딸은. 죽은 것이 아까울 정도의 재녀. 죠제의 5공화국파에 대한 강한 증오는 이 소녀의 죽음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폭탄테러 때 목이 부러져 죽었다고 한다.[2] 이후 죠제가 환각증세를 보일때 나타나서 자신의 복수를 부추기는 망령으로 등장한다. 헨리에타를 자신의 대체품 삼는거냐며 조제의 극에 치닫는 자기혐오와 죄책감을 자극한다. 판타지적인 요소는 없는 작품이니 진짜 망령은 아니고, 죠제의 PTSD 증상으로 그 죄책감과 증오, 복수심, 자기혐오가 엔리카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쟈코모 단테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조제는 눌러뒀던 복수심이 다시 터져나오게 된고 점점 증상이 심해진다. 자세한 것은 헨리에타 항목 참조.
토리노 원전에서의 마지막 전투에서도 헨리에타가 조제를 지키다 큰 부상을 당하자 부축하는 조제의 앞에 나타나 "그런 가짜 같은건 내버려두고 어서 쟈코모를 죽이러 가자."라며 조제를 부추긴다. 조제는 마침내야 그런 내면의 소리를 뿌리치며 자아성찰을 이루고 한걸음 나아가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여담이지만 12권의 과거 모습에서 나오는 엔리카는 어린애같긴 해도 순수하고 귀여운 소녀인데, 죠제의 환각 속에 등장하는 엔리카는 죠제에게 복수를 부추기는 무시무시한 여자애. 그런데 사실 망령을 본 건 쟝이 먼저였고, 여기서도 쟝한테 조제는 자기 대역을 찾고 자위하고 있을 뿐이라고 까고는 자기 복수는 대체 언제 해줄 거냐며 쟝을 나무랐다. 조제의 앞에 나타나는 환영을 볼 때 이 엔리카는 동생을 걱정하면서도 실제로는 복수의 길에 끌어들이고 헨리에타에게 계속 정을주는 조제를 맘에 들어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이해해주는, 망가진 삶을 사는 조제에 대한 최책감을 가진 쟝의 내면이 투영된 존재일 것이다.
[1]
할아버지는 2차대전 참전용사에 장군, 아버지는 검사, 어머니는 재계의 거물, 두 오빠는 촉망받는 군경찰 장교.
[2]
과거 회상에서 드러나는 묘사로는 몸이 아예 뒤집혀 머리가 발이 있던 위치에, 발이 머리가 있던 위치로 뒤바뀌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