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16 00:49:52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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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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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dia
2021. 06. 21.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OST#s-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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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먼 훗날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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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국
2021. 0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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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2021. 0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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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1회

이제부터 멸망보다 더 지독한 게 뭔지 알게 될 테니까. 삶이야.

죽음을 선고받고도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은 두렵지 않다. 죽음도, 멸망도, 보이기 시작한 순간, 두려움은 실체가 된다. 고통은 실체다.

어떤 건 싹조차 피지 않아. 어떤 건 늦게 피고 어떤 건 피었다 금방 져 버리고. 어떤 건 약초, 어떤 건 독초, 어떤 건 주변 모든 것을 죽이기도 해. 그게 내 탓인가?

2. 2회

여보, 자기가 말한 그 지긋지긋한 놈이 이놈이구나? 여긴 나한테 맡기고 자기는 얼른 들어가서 밥 먹어. 자기가 좋아하는 오이냉국 해뒀어.

안 아프게 해준다고 했으니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살면서 내가 얻은 건 전부 내가 잃은 것들로 이룬 거다. 그 말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어. 겨울이 있어야 봄이 있고, 어둠이 있어야 빛도 있고, 죽음이 있어야 탄생도 있다, 뭐 그런거지? 그러니까 가 겨울이고, 어둠이고, 죽음이고.

다들 이렇게 사는 걸까. 삶에게도 죽음에게도 괴롭힘 당하면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것처럼.

운명은 누구에게나 가혹하지.

신은 모르지 않아. 언제나 모르는 척하는 것뿐이지.

아주 많은 인간이 신을 원한 순간 나는 눈을 떴지. 그러니 난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를 거야. 그게 인간이 만든 신이 할 일 이니까 그리고 그런 신이 만든 니가 할 일이고 너는 이미 알고 있어 이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걸

3. 3회

야 말고 여보야.
멸망
잘해줬잖아. 꼭 사라질 것처럼. 잘해 주는 사람들은 꼭 사라져. 난 그랬어.
탁동경
뭘 물어봐? 뻔하지. 작정하고 속이는 놈을 어떻게 이겨? 걔가 잘해주디 누나 너 원래 잘해주는 사람한테 약하잖아 그러게 내가 잘해준다고 다 좋은 사람 아니라고 몇번을 말해
탁선경
어른도 우는구나
소녀신
잘됐네 인간이 널 기억하고 있는 거, 처음이지?
소녀신
상태가 많이 호전됐네, 이대로라면 금방 꽃도 피우겠는데?
소녀신
소녀신: 연민을 갖는다는 게 어떤 건지 깨달았니?
멸망: 그딴 거, 난 몰라.
소녀신: 모르지 않아 모르기로 한 거지, 넌. 자주 웃음이 나고, 때로 가여워지지. 갈수록 더 할 거야. 그 애를 그냥 죽게 둘 수 있겠어?
(중략)
소녀신: 넌 언제나 니가 제일 불쌍하고 니가 제일 가엽지.
멸망: 당신이야말로 알아? 연민이 뭔지?
소녀신: 나도 니가 계약을 깨서 그 애 대신 죽을 누군가가 가여워.
소녀신, 멸망
멸망: 나는 인간이 아니야. 먹지도 자지도 울지도 않아. 연민도 사랑도 없어. 그런 마음 같은 건 없어. 내가 그렇게 정했어. 아주 예전에.
탁동경: 불쌍하다 너.
멸망: 불쌍한 건 너지. 넌 나 때문에 울게 될 거야. 그래서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어질 거야. 그래야만 날 죽일 수 있으니까.
탁동경: 그게 겨우 니 계획이야? (동경 순식간에 일어나 옥상 난간 위에 올라선다) 그럼 내 계획은 이거야 (그대로 몸을 뒤로 젖혀 떨어지려는 동경. 멸망이 다가와 동경의 팔목 낚아챈다)
멸망: 미쳤어?!
탁동경: 이럴 줄 알았어. 니가 잡아 줄 줄 알았다고. 넌 나한테 다 들켰어. 먹지도 자지도 울지도, 연민도 사랑도 마음도 없어? 인간이 아니라서? 난 있어. 난 인간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너를 사랑해볼까 해. 그럼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고 살 수 있을 테니까
탁동경, 멸망

4. 4회

사랑은 원래 미워하는 거에서 시작하는 건데. 하긴 뭐, 미워해야 용서도 하는 법이니까.
소녀신
알아, 너 얘기할 데 없는 거. 나도 마찬가지니까.
소녀신
내가 저지르고 내가 수습해야 하는 삶, 누구도 나를 책임져 주지 않는 삶, 저지르지 않는다.
시도하지 않는다. 가만히, 그저 가만히 있는다. 내 삶은 가만히의 연속이었다. 시도하지 말았어야 했다. 연민도, 사랑도.
탁동경
인간은 하찮다, 너라고 다를 바 없다. 다를 바 없다. 내가 맞다, 인간은 여전히 하찮다.
멸망
모두 날 원망하거나 원하지, 사랑하지 않아.
멸망
탁동경: 니 얘기를 좀 해봐. 한 사람을 사랑하려면 자고로 그 사람의 세계를 알아야지. 보여줘, 니 세상을.
멸망: 내 세상?
탁동경: 내 무의식의 세상이 여기인 것처럼 니 무의식에 세상도 있을 거 야냐.
멸망: 또 말해두겠지만 난 사람이 아니야. 내 세상도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닐 거고. 근데 뭐 원하시는 대로.
멸망: 이게 내 세상이야
(멸망의 집 앞 정원에 서 있는 둘. 어느새 저만치 홀로 서 있는 멸망, 등 돌려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멸망의 발 닿는 곳들이 시들어 색을 잃는다. 달조차 점점 이지러지고. 멸망이 지나갈 때마다, 손짓할 때마다, 숨을 내쉴 때마다 모든 것들이 시들고 저물어 색과 빛을 잃는다. 동경, 숨 죽여 그 모습을 지켜보고. 멸망, 문득 걸음 멈춰 동경 돌아본다.)
탁동경: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이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신.
(멸망을 향해 한발 내딛는 동경)
탁동경: 닿으면 사라지는 것들을 사랑하게 되는 일이란 쓸쓸하겠지. 절대 사랑하고 싶어지지 않을 만큼.
(동경, 멸망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는데. 동경의 걸음 뒤로 생기를 잃은 풀들이 마법처럼 다시 푸르게 일어서기 시작한다)
탁동경: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니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는 건지
탁동경, 멸망

5. 5회

숨이 붙어있는 것만 죽는 게 아니니까. 저런 것도 죽어. 매일같이 보던 것들을 어느 날 다시 볼 수 없게 돼.그걸 지켜보는 것도 내 일이야.
멸망
사라지는 것들은 대체로 아름답거든.
멸망
날 사랑하는 최초의 인간이 돼.
멸망
초신성이라고 알아? 별이 소멸해서 사라진 순간 엄청 밝게 빛나면서 사라진대. 근데 그건 결국 새로 탄생할 별들의 에너지가 돼. 다시 별이 되는 거야. 그런 거 아닐까. 저것도, 너도.
탁동경
그럼 물어 봐 정말 그냥인지 아닌지 나도 궁금하네
소녀신
탁동경: 울고 싶으면 여기 나와서 맨날 이렇게 앉아 있었어. 어렸을 때부터.
멸망: 그냥 울면 되잖아. 왜 이러고 앉아서 참았냐고.
탁동경: 그러게. 그냥 싫더라. 나 우는 거 누가 아는 게.
멸망: 아무도 안 볼 때 혼자 울면 되잖아. 그러면 아무도 모르는데.
탁동경: 내가 알잖아. 그게 너무 싫어.
탁동경, 멸망

6. 6회

거 봐, 비 별거 아니지. 너만 우산 없어도 별 거 아니야. 그냥 맞으면 돼. 맞고 뛰어오면, 금방 집이야.
멸망
살고 싶은게 아니라 행복하게 살고 싶은 거야 나.그걸 이제 막 깨달았거든?
그래서 내린 결론인데, 나는 너 죽이고도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어.
그니까 까불지마.
탁동경
소원이 있어 네가 날 사랑했으면 좋겠어,
그것도 소원으로 빌 수 있어?
탁동경
이름은 불러주는 이가 있는 것에만 붙는 거야. 이제 생긴거지 불러주는 이가
소녀신
인간의 사랑은 생각보다 위험해 한 명을 얻기 위해서 세상을 버릴 수도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 난 늘 그게 재밌네
소녀신
이건 제 거거든요 저건 제 거가 아닌데 이건 제 거에요
소녀신

7. 7회

내가 던진 돌에 맞는게...결국 나네
멸망
잘해주는 사람들은 꼭 사라진다. 늘 그랬다. 내 인생은...늘 그랬다.
다들 꼭 사라지기 위해 따뜻한 것 처럼. 너는 왜, 도대체 어디로, 나는 어떻게,
나는 뭘...아무것도...결국 아무것도...할 수 있는게 없다.
사라지는 것들을 바라보던 너의 쓸쓸한 얼굴, 이제야 알겠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그런 얼굴이었던 거야. 넌
탁동경
내 인생은 언제나 불행한 앞면과 넘겨지지 않는 뒷면 사이에서
서성이며 답을 기다려왔다. 결국엔 나를 불러줄, 이러한 답을.
때로 불행과 행운의 얼굴은 같고, 나는 여전히 그 얼굴을
구분하지 못한다.
탁동경
이날은 뭐했어? 하긴 뭐, 그런 게 중요할까. 뭐든 끝은 다 니 존재 자체에 연결돼 있는데. 니가 뭘하든 뭐, 쟤 도시락만 그랬겠어? 너 때문에 수많은 일이 벌어졌겠지 매분매초. 하지만 알지? 모든 끝엔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거. 니 잘못이 아니야. 넌 꼭 필요한 존재니까 이 세상에
소녀신
아이는 부모에게 반항을 해야 크지, 사랑은 시련을 맞아야 타오르고.
소녀신
소녀신: 니가 너무 헤매는 거 같길래.
(분노를 참을 수 없는 멸망. 순식간에 병실 안의 모든 것들을 터트리고 쓰러트린다. 소녀신을 노려보는 멸망. 소녀신, 흐트러짐 없이 그런 멸망 마주보다가 가볍게 피식 웃는다. 소녀신, 산산조각 났던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원래대로 제 모습으로 되돌린다.)
소녀신: 화 다 냈니? 이제 좀 감이 와? 니가 그 애한테 어떤 짓들을 했는지? 걔한테 사랑받아서 사라질 거라고? 그니까, 사랑을 받겠단 말이지? 걔한테 니가. 꿈도 커라
소녀신, 멸망
==# 8회 #==
참을 수가 없다. 도처히...참을 수가 없다.
이 참을 수 없는 감정을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하나.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니 그저...너라고 부를 밖에
멸망
좋아해도 돼. 난 이제 너 말고 아무것도 상관없어졌으니까.
소원 쓸 필요없어. 이게 내 답이야. 그러니까 선택해
세상과 너를.
멸망
뭐 넌 겨울이고 어둠이고 끝이고 그러니까?
야. 나 겨울 좋아해. 밤도 좋아. 끝도 좋아
달리 말하면 봄도 아침도 시작도 다 너 때문이지.
내 불행도 행복도 다 너란 얘기야.
뭐 병주고 약주고 하는 거지. 병 줄땐 빡치고 약 줄땐 고맙고.
비 맞기 싫지만 비는 필요하니까? 넌 그런 거라고 가서 말해
내 인생에서 내 인생으로 쫓아낸 애 한테.
탁동경
나 봄은 맨날 좋은 기억 밖에 없다?
옛날에 딱 이렇게 벚꽃 폈을 때 엄마, 아빠, 선경이랑 관람차 타고
사진 찍은 적이 있었는데...와, 나 딱 그날만큼 행복해. 지금.
탁동경
앞으로는 같이 고생하자.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고생하자.
오케이? 너도 혼자라고 너무 겁먹지 말고, 탁동경 동생이면
내 동생이나 마찬가지니까.
나지나
편집자님 있잖아. 웃을 게 많아지면 되게 살고 싶어진다?
그니까 편집자님도 사랑을 해. 편집자님을 웃게하는 사랑.
달고나
헛된 희망도 희망이야. 헛된 사랑도 사랑이고
소녀신

8. 9회

한때는 나도, 그들 틈에 속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들처럼 먹고, 그들처럼 잠들고, 그들처럼 연민하고,
사랑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 틈에 속할 수 있나
그들은 늘 떠난다. 늘 어딘가, 갈 곳이 있다. 나와는 다르게
그때 깨달았다. 갈 곳이 없는 나는, 이 삶의 끝이 없는 나는
결코 그들이 될 수 없음을
나의 일은 언제까지나 그들을 지켜보는 것
멸망
'잘 자'도 할 줄 아는데? 잘 자.
멸망
방금 니가 멈췄던 일 초 동안 어떤 것도 멸망하지 않았어
니가 바라던 그런 세계였어
멸망
그리고...내내 말해주고 싶었는데, 난 그냥 당신이 늘 불쌍했어.
원망한 시간보다 당신이 불쌍했던 시간이 더 길어.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워. 요즘은 조금 그런 생각이 들어.
멸망
사라지는것이 두렵지는 않으나, 너를 더는 보지 못한다는 것은 두려웠다.
멸망
사랑해,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어.
멸망
하하...얘가 가끔 미국사람이야...되게 가끔만 그러는데
방금 그랬네...하하
탁동경
살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영원'이란 지속되고 있는 것에는
붙일 수 없다는 것...'영원히 사랑한다'는 불가능에 가까워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항상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우리는 늘 영원하지 않은 것 때문에 산다.
예를 들면, 꿈...추억, 미련...그런 것들로
혹은 사랑...사람...그런 것들로
사람과 사랑은 닮았다. 너에게 그런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됐다.
탁동경
==# 10회 #==
너 손 없어 지금. 뒤는 벽이고.
멸망
예쁜 걸 뭘 생각까지 해. 보면 알지.
멸망
우리 달도 좋은데 뽀뽀나 할까?
탁동경
소원. 니가 사는 거 내가 널 살게 하는 거
니가 사랑하는 것들과 니가 사랑하는 세상 속에서
웃으며 살아가는 거. 되도록 오래.
그리고 가끔 내 생각도 해주고
멸망
살아 있고 싶어. 그래서 너랑 같이...죽어버리고 싶어.
멸망

==# 11회 #==
한 곳으로 돌아가고, 거기서 다시 만날 거니까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거고.
멸망
내가 왜 사랑하지 않으려고 했는지 기억났어
사랑하면 상처받으니까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면...너무 힘드니까
사랑하지 말 걸 그랬지. 그게 뭐든.
멸망
우린 다 별에서 왔대. 우리 몸을 이루는 에너지가 다 별에서
온 거 니까. 그러니까 과거로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린 다 한 곳에서 시작한 거야.
탁동경
어두운 건 맨날 무섭고, 두렵고, 그런 건줄 알았는데
그때 처음 느꼈어.어떤 친절은 어떤 다정은 깜깜하기도 하구나.
탁동경
==# 12회 #==
흡연자. 장난 같애? 흡연자가 불이 없는데?
멸망
안 할래. 아플 거 같애. 머리가 아니더라도 어디든. 그 손 잡으면
탁동경
내가 갈게. 자주 갈게. 맛있는 거 많이 사들고
예쁜 거 가지고 내가 갈게. 다 잊어버려도 좋은 기억 또
생기게 내가 갈게.
달고나
==# 13회 #==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몸이 안 좋다 보니까.
히스테릭해져서 싸가지가 없어지는 경우 종종 있거든요.
멸망
그 작가가 쓴 글 중에 이런게 있어. 죽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무서운 건 진정으로 살지 못한 것이지.
멸망
탁동경 너 누구야?
멸망
넌 누군데?
탁동경
음.. 그 작가의 명언 중에 이런 말도 있어. 우주를 단 한 사람으로 축소하고, 한 사람을 신으로 확대하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탁동경
==# 14회 #==
결혼하자. 웃었다 너.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멸망
사라질 게 더는 없는 여기에서 난...그저 부유하는 먼지 같은 거겠지
그러니까 아무 의미 없다고 너 없이 존재하는 나는
멸망
니 슬픔은 니 아픔은 모두 내가 다 가져갈게.
걱정마. 내가 다 가져갈게.
멸망
난 너를 위해 만들어진 존재야. 신은 원래...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으니까. 그러니까 울지마. 행복하게 살아.
나는 그러기 위해 태어났으니까.
너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아까 성당에서 소원, 니가 행복해지게 해달라고 빌었어.
내가 예전에 말해준 거 기억나지? 비가 와도 너 혼자 우산이
없어도 아무것도 아니야. 달려가면 금방 집이니까.
내가 사라지더라도 달려가. 돌아보지 말고 달려가.
그러면 금방...
멸망
언니는 그제야 열 여덟, 열 아홉을 지나 스물, 마침내 지금에 서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게 언제였어도 결국 이런 결말이었을 거라고...
결국 이런 결말...그건 운명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니 또한 그런 결말로
향해 가고 있었다.
탁동경
이렇게 이런 날들이 계속 되겠지. 니가 가고...봄이 오고
니가 저물고 아침이 오고...니가 끝나고 내가 시작되겠지...
그래서 나는 영원히 봄이면, 아침이면, 내 삶 내내 너를
떠올리겠지. 그걸 견딜 수 있을까...그 삶은 멸망과 다를바 없지
않을까?
탁동경
내 생은 수도 없이 사라졌었어. 사라짐에 대해서는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렇게 울고 발버둥치고 그러다가 결국엔 받아들이게 돼. 왜냐면 그건 그 애의 선택이거든, 그 선택이 바로 운명이거든. 그러니까 겸혀히 받아들여, 멸망을 받아들여. 그건 니가,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야. 미안해. 하지만 그게 그 애가 바라는 결말이야. 그 애가 바라는 해피엔딩이야
소녀신
살아가다 보면 깨닫게 될 거야. 이 순간을 위해 모든걸 겪어야 했구나, 그리하여 결말은 해피엔딩이구나. 살아야 알 수 있어. 모두가 죽어선 알 수가 없어. 그러니까 살아. 그 애는 니가 살기를 원하니까. 아주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니까.
소녀신
니가 나보다 지킬 게 많네. 난 좀 더 살아볼까 해. 인간의 심장에 기대서,
이 생을 좀 더 이어가볼까 해.
언젠간 또 그 심장이 멈추겠지만 이 몸으로 아직 보고싶은 게 많아서.
이번 생이 참으로 맘에 들거든. 여러모로.
소녀신

==# 15회 #==
보고 싶으면 보면 되지. 실컷 봐. 하룻밤 못 봤다고
뭘 그렇게까지 보고싶어
멸망
응 걔가 되게...멀리 가서 내가 따라갈 수가 없거든.
따라가는 것도 싫어할 거고. 그래서 만날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기다리려고.
안 그러면 걔 만날 때 걔가 나한테 막 뭐라고 할지도 몰라.
갠 내가 끝도 없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니까.
탁동경
야...잘 사냐...나는 그냥 살아...맨날 똑같이
니가 준 꽃이 시들어서...그냥 보고 있으면 너무 슬퍼서
니가 줬다고 생각하고 새로 하나 샀어. 예쁘지...
이 꽃도 시들면 또 니가 줬다고 생각하고 사고...또 사고
그럴게. 그렇게 살께. 그래도...돼지?
탁동경
나는 아직도 어떤 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어.
그저 늘 너와 손잡고 있는 기분으로, 너에게 안겨있는 기분으로 서있어.
세상은 여전히 사라져가는 것들로 가득하니까. 너로...가득하니까.
탁동경
안녕 잘 지내? 난 여전히 별일없이 살아
가끔은 웃고, 가끔은 화내고, 가끔은 지루해하면서...
그렇게 살다보면 가끔 선물 같은 순간도 오고
또 가끔은 죽고 싶게 힘든 순간도 오지만
그래도 살아...네가 내게 준 삶이니까
그래도 걸어...그게 인생이니까
탁동경
잘 컸어. 착한 아이가 되었구나. 참 예쁜 꽃을 피웠네 넌
소녀신
넌 나비야, 내 정원의 꽃을 위한 나비. 나빈 알았을까, 자기도 죽으면 결국 한 송이 꽃이 된다는 걸. 아니, 넌 모르고도 그걸 선택했지. 너의 단 한 송이 꽃을 위해서. 이 꽃은 죽은 나비가 거름이 돼서 피운 꽃이야. 니가 피운 꽃이야, 너야. 넌 이제 나비가 아니야, 내가 처음으로 만든 꽃이지
소녀신
그래, 항상 그렇게 웃는 얼굴이 보고 싶었어. 봤으니까 됐어, 봤으니까 이제 여기서 헤어지자. 멈추지 말고 가. 가서 멈추지 말고 또 사랑을 해,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
소녀신
잘가 사람아
소녀신
==# 16회 #==
이젠 비도 못 멈춰 비 오면 우산 써야 돼 너희처럼
왜냐하면 난 이제 너희가 됐거든
아프면 안 되잖아 나 아프면 너 속상할 거 아니야
귀찮아서 비 오는 날 싫어질 것 같아
비 안 맞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네
오늘만 예외로 하자
멸망
그 정원에
아니 태어나게 해 줬어
네 덕에 내가 걔 맘에 쏙 들 만큼 잘 자라서
그래서 다시 온거야
거기 피어있는 꽃 봤지? 그거 다 너희야
그 애랑 나랑 그 정원을 관리하는 관리자
정확하게 말 하면 난 그 정원을 위한 나비였을 뿐이고
근데 내가 피어난거야 널 위해 죽어서
나는 이제 멸망이 아니야 그냥 너랑 같은 사람이야
그래도 괜찮을까? 내가 이제 아무것도 아니여도
아무것도 해줄수 없어도
멸망
이럴 줄 몰랐잖아 다시 만날수 있을줄도 몰랐고
내가 사람이 돼서 돌아올줄도 몰랐고
정말 다 끝인 줄 알았는데
안믿긴다 배가 고파서 밥을 먹어야 되고
졸려서 잠을 자야 되고 널 볼 수 있고
어쩌면 아프기도 하고 낫기도 하다가
그렇게 너랑 살다가 같이 죽을 수 있는거
멸망
나쁜 꿈 꿨어?
멸망
니가 스무살 되는 것보다 우리가 식장 들어가는 게 더 빠를 걸
멸망
운명은 바뀌지 않으니까 끝이 보이는 것들에겐 별로 손을 뻗지 않았는데
이제는 끝이 보이지 않으니까 계속 노력해보게 돼.
가끔은 끝인 줄 알았는데 그게 시작이기도 하고
너네는 그런 식으로 영원히 사는 건가봐
멸망
전에는 왜 그렇게 걔가 인간을 사랑하나 했는데
왜 미움에서 사랑이 시작되는 거라고 하는 건지 몰랐는데
걔도 처음엔 미웠겠지. 그리고 용서했갰지
그러다 어느 순간엔 자신을 만들어줘서 감사했겠지
이제 다 이해가 돼 나도 그랬으니까
멸망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놈들이 왜 이렇게 많지?
나만큼 끝가지 가 본 놈이 어디있다고
멸망
이거 꿈 아니지? 너 진짜지?
탁동경
처음 한 사랑만 첫사랑인가? 어떤 사랑도 시작할 땐 다 처음이예요
사랑의 모습은 몇 번을 해도 전부 다르니까.
그런 의미에서 첫사랑
차주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