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3 13:42:04

안락국 이야기

1. 소개2. 줄거리3. 상세4. 변형

1. 소개

한국 신화에 속하는 이야기 중 하나로, 저승에 다녀오는 이야기다.

원앙부인 본풀이라는 이명(異名)이 있으며, 월인석보의 <안락국태자경>, 고소설 <안락국젼>, <악양국왕자노래>, < 이공본풀이> 등의 여러 변형이 있으며 그 원형만을 대강 되살리면 다음과 같다.

2. 줄거리

옛날에 범마국 임정사란 곳에 광유성인이 다스리는 신비로운 오색의 꽃밭이 있었는데, 이 꽃밭을 함께 수리할 사람을 찾아 서천국의 사라수대왕에게 승열바라문을 보냈다. 사라수대왕이 여덟 여인을 골라 광유성인에게 보내었는데, 여덟 채녀가 꽃밭을 가꿈에 사라수대왕의 공덕은 없고 여덟 채녀 스스로의 공덕만 있기에 다시 바라문을 보내어 사라수대왕에게 이를 고하니, 사라수대왕과 왕비 원앙부인이 함께 길을 떠났다.

부인은 임신중이었던바, 함께 길을 가다 절반쯤 왔을 때 힘에 부쳐 걷지를 못하니 그날 밤 노숙하다가, 부인이 근처에 민가가 있는가를 바라문에게 물어 바라문이 죽림국 자현장자가 근처에 산다고 하였다. 이에 부인이 자신은 더 이상 가지 못하겠으니 자현장자에게 자신을 팔아 그 금으로 일하는 것을 대신하겠다고 하여, 결국 죽림국 자현장자에게 원앙부인은 팔리고, 사라수대왕과 바라문만이 범마국에 이르렀다.

이후 아이를 낳아 이름을 안락국이라 하였다. 자현장자가 원앙부인을 범하려 하나 뜻대로 되지 않아 온갖 궂은 일을 부인과 아이에게 시켰으나 하늘의 도움과 이들의 지혜로 무사히 해내었다.

이러다 안락국이 하루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물어, 부인이 사라수대왕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에 안락국이 사라수대왕을 향해 나아가다 큰 강이 있어 건너지 못하고 한 번 붙잡혀 왔다가, 하늘의 도움을 얻어 두 번째에는 도망쳤다.

안락국은 간신히 범마라국에 닿아 여덟 채녀를 만나 아버지에게 인도 되었다. 사라수대왕은 성인이 된 안락국을 보고 그의 어머니가 자현장자에게 이미 살해당했음을 알려주며 생명을 살리는 꽃들을 내주었다. 이에 안락국이 돌아가 어머니가 있는 곳에 이르러, 어머니가 죽은 것을 알고 시신을 찾아 꽃으로 어머니를 살려 함께 꽃밭으로 갔다.

3. 상세

이 신화의 가장 오래된 버전은 본생경 중 하나인 '안락국 태자경'으로 안락국 태자경에서는 등장인물 대부분은 불교의 보살들의 전생이다.
  • 광유성인=석가모니불
  • 사라수대왕= 아미타불
  • 원앙부인= 관세음보살
  • 안락국=대세지보살
  • 승열바라문=문수보살
  • 팔채녀=팔대보살

이 신화에서 주목할 것은 꽃으로, 후에 화랑이나 원화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의 상징이 꽃임을 드러낸다.[1] 괜히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현재 이 이야기에 나오는 신을 모시는 박수가 증언하는 각 신의 가피는 다음과 같다.
  • 사라수대왕(나라수대왕) : 원력(願力)
  • 원앙부인(비취부인) : 여자의 한을 풀어준다
  • 안락국(나락) : 자손을 원하는 단골의 소원을 들어주고 악연을 막아주고 원한을 푼다
  • 팔선녀 : 갖은 음악과 풍류를 담당하며 인간에게 지혜를 준다
이들 중 위의 세 분은 그림이 아닌 꽃의 형태로 모셔지고 있다. 그리고 나락 신의 부인으로 사아라 부인이라는 분이 따라다닌다고 한다.

가장 오래된 판이 불교 경전이기 때문에 무속이 불교를 차용한 것으로 보기 쉽지만 문제는 이 '안락국 태자경'이 신라 말이나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위경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있던 무속 신화를 불교가 차용한 것인지 아니면 불교에서 만든 경전을 무속에서 차용한 것인지 다툼이 있다.

한국의 박수 중에서는 사라수대왕, 원앙부인, 안락국, 팔채녀를 신으로 받드는 이도 있어, 아직도 우리의 신화 세계가 살아있음을 말하고 있다. 한편 상징 연구에 따르면 원앙부인이야말로 무당의 상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최초의 무당이라고 한다.

4. 변형

판본에 따라 안락궁이[2]가 범마라국을 향해 갈 때 소금 밀가루를 같이 버무린 음식 세 덩이를 가지고 하루에 100리를 가는 하얀 사슴을 타고 갔다. 이 때 자현장자가 하루에 100리를 가는 개를 보내 쫓게 하자 짠 음식을 주니 개가 이를 먹고 100리 밖에 있는 백리수를 마시러 갔다. 이 후에 하루에 1000리를 달리는 개, 또 10000리를 달리는 개를 보냈으나 위와 같은 방법으로 위험에서 벗어났다. 또한 어머니를 죽인 자현장자 가족에게 웃음꽃을 보여줘 당황하게 한 후,[3] 이 후 싸움꽃을 보여줘 서로 싸우게 한 후, 수라멸망악심꽃을 보여줘 가족들이 서로를 죽이게 한다. 이 때, 마음씨 착한 딸은 눈을 가리게 귀띔해줘서 딸만을 살려주었다.

이본 일부에서는 꽃밭 부분이 삭제되고 대신 극락이 나타나 있는 것도 있고, 제주도의 이공본풀이에서는 꽃밭의 꽃감관이 되는 등 관료제가 정착되고 사람 살리는 꽃 뿐만이 아니라 장자 일가를 죽여버리는 멸망꽃이니 악심꽃이니 하는 것들도 나타나는 등의 다양한 변화[4]가 있다.

[1] 물론 꽃이 우리 민족'만의' 상징인 것은 아니다. 다만 제주도의 이런 서천 꽃밭 신화는 여타의 다른 꽃밭 신화, 꽃할머니 신화에 비해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한 편. [2] 할락궁이라고도 한다. [3] 웃음꽃을 보면 미칠 듯이 웃게 된다. [4] 다른 본에서는 할락궁이가 아버지 꽃감관이 데리고 오라는 막내딸을 데리고 오지 않고 어머니를 죽인 원수의 딸이라고 죽여버려서 그 죄로 꽃밭에 쫒겨나 구삼승할망의 아래 죽은 아이를 데려오는 아미도령차사가 되었다 전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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