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5 18:38:19

쓰레기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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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유사과학의 일종인 대체의학으로 분류하나, 한국, 중국, 북한, 대만 4개국에는 독립된 한의학부가 존재하여 의학사에 준하는 학위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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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그 외4. 관련 문서

1. 개요

Junk Science

어떤 기업이나 분야, 시장(market)에 이익이나 손해를 미칠 만한 연구 주제이거나, 정치적인 함의나 사상이 반영될 수 있는 연구 주제에 대해 고의적으로 연구 결과를 왜곡하고 대중들을 호도하려는 과학. 쉽게 말해서 이데올로기 금전적 이익에 빠져서 언플을 하는 과학.

2. 배경

일단 범주상으로 보자면 유사과학의 한 변종이라고 봐야 하겠다. 영어권 대중들 사이에는 쓰레기 과학(Junk Science)이라는 단어가 유사과학(pseudo-science)이라는 단어와 거의 동의어로 쓰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수준이다.[1] 그러나 유독 "쓰레기 과학"이라는 단어에는 약간은 다른 뒷배경이 있으므로 이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신조어는 기후변화[2]에 관련된 논쟁 중에 튀어나온 것으로,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상대방 진영인 환경주의자들에 대해서 "먼저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지구가 아파요'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그것을 지지할 수 있는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찾거나, 일반인들이 접근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연구방법론의 수준에서 결함이 많은 연구만을 하고 있다."는 맹공을 퍼부었다.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은 기후변화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과학계의 움직임을 통틀어 "쓰레기 과학"이라고 경멸어린 비난을 퍼부었으며 기후변화에 대해 회의적인 자신들 진영에 대해서는 과학적 회의주의와 지적 진실성(Intellectual Integrity)을 유지하는 "건전한 과학"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쓰레기 과학을 주도한 것은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었다. 이들에게는 " 사실은 기후변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지지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필요했다. 물론 과학자들에게 있어서 적당히 전문 용어들을 나불거리면서 대중들을 현혹시키는 것은 쉬웠다. 과학자가 이데올로기에 빠져서 주화입마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자세한 내용은 기후변화/의혹과 설명 문서 참고.

그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었는데 기후변화에 대해 별 생각이 없더라도 여러 다국적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후원과 연구비를 받아 챙기는 사람들, 그리고 친기업적이고 친개발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환경운동가들이 에너지 산업을 규제하라고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지구온난화 이야기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여[3]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위축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못마땅해하고 있었다. 이에 그들은 이걸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하다가 광고 업체 몇 곳에 찾아가서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돌아온 답변은 과학에는 과학으로 맞서라는 것이었다.

이들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여러 대기업들의 후원을 받아서 몇 곳의 학회 저널을 창립한다. 구성원들은 철두철미한 친기업주의자, 친개발주의자들로 구성한다.
  2. 자체적인 연구를 하는 대신 환경운동가들을 지지하는 논문, 특히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논문들을 집중적으로 타깃 삼아 물어뜯는다. 주로 사용된 방법은 메타분석(Meta-analysis)이다.[4]
  3. 타깃이 된 연구의 데이터를 트집잡고, 표본을 꼬투리잡고, 측정에 시비를 걸고, 통제기법을 의심하여 결론과 해석을 공격한다. 기후변화에 어떤 변인이 확실히 원인이라고 주장한다면 이 변인이 기후변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설령 아주 확실한 결론이라고 하더라도 신중론을 펴면서 "섣불리 판단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식으로 평가한다. 표본이나 측정 방법, 통제기법에 대한 의심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공격은 과학자들이 보기엔 "이런 쓰레기"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쓰잘데기 없는 시비걸기였다.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현란한 논리와 이성으로 상대방을 처절하게 발라 버리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4. 반대로 기후변화 부정론이 마치 학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 혹은 뒤늦게 나타난 학계의 양심고백인 것처럼 부풀려서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현혹한다.
  5. 자기네 주장이 학계로부터 지지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앞서 언급했던 학회와 저널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인용하면서 피인용수를 부풀린다.[5]
  6. 자신들이 저지르는 꼬장부리기를 포장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과학 연구방법론적 전문용어들을 나불거려서 연막을 친다.
  7. 자신들이 환경주의자들보다 더 이성적이며 진실하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과학적 회의주의의 대열에 합류하려고 한다.[6]
  8. 친기업주의, 친개발주의를 지지하는 강경 우파~ 극우 언론매체에 열심히 접촉을 시도하고, 이들을 통해 언플을 해서 기후변화 부정론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한다.
  9. 기후변화 긍정론과 기후변화 부정론 사이에서 사람들이 무엇이 옳은 것인지 헷갈리게 만들거나 가능하다면 기후변화 부정론 쪽이 진실인 것처럼 믿도록 호도한다.

즉,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은 환경주의자들을 공격하기 위해서 "쓰레기 과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지만 정작 쓰레기 과학의 정의에 가장 잘 부합하는 짓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이었다. 부정론자들은 환경주의자들이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연구윤리를 어겨 가면서 지구 온난화로 대중들을 위협하지 못해 안달이 났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자기들부터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연구윤리를 어겨 가면서 지구 온난화 부정론으로 대중들을 호도하지 못해 안달이 난" 상황이었다.

이들의 행태를 잘 보여주는 서적으로는 한국에도 번역된 《 회의적 환경주의자》가 있는데 지구과학, 기후학에 대한 내공이 없는 사람은 읽다가 홀랑 넘어가게 될 수도 있다. 이를 반박하는 책을 꼽자면 《 청부과학》이 있으니 참고.

3. 그 외

물론 기후변화 외에도 쓰레기 과학이 활동하는 영역은 많이 있다. 공중보건에 위해가 되거나, 국민들의 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약을 제조하거나 하는 산업이라면 어디서든 쓰레기 과학을 관찰할 수 있다. 정리하면 국가의 개입에 위협을 느끼는 기업이 있는 한 그런 기업들이 대학교에 연구비를 대 주고 자신들을 방어해 달라고 요청하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휩싸여서 연구윤리마저 저버린 일부 소수 과학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경향신문에서 후원 편향 문제와 함께 다루기도 했다. 기사보기 #

4. 관련 문서



[1] 이런 유의어들 중에는 주술과학(Voodoo-science) 같은 것도 있는데, 대개는 학자들 사이의 신조어다. [2] 지구 온난화와 거의 동의어로 쓰인다. 엄밀히 말하자면 기후변화가 더 정확한 용어이고, 지구 온난화를 정확하게 바꾸자면 "인간에 의한 지구 온난화"(AGW; Anthropogenic Global Warming)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이 항목에서는 두 용어를 함께 혼용해서 쓰기로 한다. [3] 1990년대는 환경운동의 최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얼음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북극곰, 무너지는 빙산, 넓어지는 오존층 구멍, 이 모든 흔한 이미지들이 90년대에 전세계인을 경악시킨 것들이었다. 물론 친기업주의자, 친개발주의자 입장에서는 그들이 직면한 가장 위험한 프로파간다로 여겨졌을 것이다. [4] 메타분석 자체는 학술세계에서 흔히 쓰이는 비평방법이다. 문제는 뭔가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걸 부수는 게 더 쉽다는 것이다. [5] 정상적인 저널은 불필요한 인용을 제한한다. [6] 물론 이에 대해 마이클 셔머를 비롯한 많은 회의주의자들이 선긋기를 시도했다. 실제로 《스켑틱》 저널은 한 회를 통째로 기후변화 부정론에 대한 비판으로 채우기도 했다. 많은 저명한 과학적 회의주의자들이 선을 그은 편이지만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과학적 회의주의자들은 이러한 논리에 동조했던 흑역사가 있다. 이는 그들이 자랑하는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환경운동가, 생태주의자 같이 반과학 시각을 지닌 좌파에 대한 반감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유행이 더 느려서 2010년경까지도 이런 논리를 신봉하며 마이클 크라이튼의 '공포의 제국'을 명작으로 추천하는 논객들이 많았다. 그들이 그러한 사실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