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15 12:47:10

스타 리프팅

1. 개요2. 채굴 방법3. 활용도4. 대중매체에서의 묘사

1. 개요

Star Lifting

간단히 말하자면 항성 채굴로, 충분히 발전된 문명(최소 카르다쇼프 척도 2등급 이상)이 항성의 질량의 상당 부분을 뽑아내 활용할 수 있는 이론상의 과정들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스타 리프팅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천문학자 데이빗 크리스웰이 고안했다.

2. 채굴 방법

항성은 원래 태양풍이나 코로나 질량 방출(CME) 등의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질량을 잃는다. 주계열성의 수명 내내 이런 식으로 방출되는 질량을 다 합쳐도 항성의 원래 질량에 비교하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며, 항성이 적색 거성이나 초신성이 되어야만 질량의 상당 부분이 방출된다.

스타 리프팅은 여기에서 착안, 인공적인 수단으로 항성의 플라즈마 흐름을 조절하여 항성의 질량이 대규모로 방출되게 만드는 것을 기본 골자로 한다. 항성의 중력 우물이 매우 깊기 때문에 이 과정에도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 에너지를 충당할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은 다이슨 스피어[1]를 건설하여 항성이 내뿜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되돌려 항성 자체의 중력을 거스르는 것밖에 없다. 카르다쇼프 척도 2는 되어야 시도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

주계열성의 질량이 작아질수록 수명이 길어지므로, 항성을 마구 채굴하면 채굴할수록 오히려 항성의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항성을 아예 적색왜성 규모까지 축소시킬 수 있다면, 단순히 수명이 극도로 길어질 뿐만 아니라, 큰 항성들과 달리 보유한 연료를 전부 태울 수 있게 된다.[2] 그래서 충분히 빠른 채굴만 가능하다면 큰 항성을 여러 개의 적색왜성으로 쪼개어 핵융합 연료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

3. 활용도

행성이나 위성을 채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와 소요 기간을 가지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자재의 양 역시 행성이나 위성 따위와는 비교를 불허한다.

기본으로 항성의 질량은 행성계를 이루는 모든 천체의 질량을 전부 합친 것의 수백배는 된다. 항성에서 가장 흔한 원소는 수소와 헬륨이고 나머지 중원소는 비교적 소량에 불과하지만 항성의 질량이 워낙 큰지라 그 중원소를 전부 합치면 행성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양이다.

예를 들어 태양계의 경우 무려 전체 질량의 99.84%가 태양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중 중원소를 전부 합치면 무려 지구 6000개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이 된다. 태양계의 모든 암석 소천체와 지구형 행성 및 위성도 모자라 가스 행성들의 핵까지 파내도 지구 질량의 수십배에 그친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히 압도적인 분량.

이 엄청난 양의 자재를 이용하면 링 월드 같은 비상식적인 규모의 초거대구조물을 지을 자재도 충당할 수 있다.[3] 물론 자재 문제만 해결될 뿐 기계적인 강도나 궤도의 불안정성 같은 문제는 여전하다.
초신성을 피하는 방법 - 스텔라 엔진[4]
항성계 전체를 이동시키는 엔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메가스트럭처로 제안된 카플란 스러스터(Caplan Thruster)의 기본 메커니즘이 스타 리프팅에서 출발한다.
  1. 다이슨 스피어의 힘을 빌어 항성에서 대량의 수소와 헬륨을 플라즈마 제트의 형태로 뽑아낸다.
  2. 카플란 스러스터가 그 제트를 채취하여 수소와 헬륨으로 분리한다.
  3. 내부 핵융합로에서 헬륨을 태워 산소-14를 만들어낸뒤 고에너지 방사성 산소 플라즈마 제트를 항성 반대 방향으로 방출시킨다. 이것이 항성계 전체를 움직이는 추진력의 주된 원천.
  4. 3의 핵융합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수소를 강력한 제트의 형태로 항성에 다시 쏘아 주입한다. 이 반작용이 카플란 스러스터에 작용하는 항성 중력과 평형을 이루어, 카플란 스러스터가 항성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식으로 항성만 옮기면 행성계를 이루는 모든 행성과 위성 등의 천체들은 항성에 중력적으로 묶여 있으니 알아서 따라오게 된다. 한마디로 항성 규모의 열핵로켓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4. 대중매체에서의 묘사

규모도 규모지만 상정하는 기간이 최소 수십만~수백만년은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대중매체에서는 선뜻 다루기가 어려운 주제. 그나마 그런 제약이 비교적 덜한 SF 소설에선 다뤄지는 경우가 꽤 있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본좌급 채굴기술인 플래닛 크랙조차도 스타리프팅의 스케일 앞에선 한수 접어줘야 한다. 다만 수천만년 ~ 수십억년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하는 스타리프팅과 달리 플래닛 크랙은 반중력 기술 덕분에 3~5년에 행성 하나를 남김없이 해체해 버릴 수 있으니, 채굴 속도에선 플래닛 크랙이 압승.

항성에 직접 우주선이 뛰어들어 물질을 채취하는 방식의 채굴은 스타리프팅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하다. 스타게이트 유니버스의 주역 우주선인 데스티니호가 대표적인 사례. 이런 방식은 오히려 선다이버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에 등장하는 슈퍼병기 스타 포지는 항성 아보(Abo)를 공전하며 스타리프팅으로 자재와 에너지를 충당한다. 다만 다이슨 스웜 없이 웬만한 위성만한 단일 정거장이 단독으로 수행하며, 스타워즈 세계관답게 다크사이드 포스를 추가적으로 촉매로 사용한다.
  • 스타 트렉: 보이저의 EU 소설 중 하나인 The Murdered Sun에서는 렙틸리안들이 항성의 물질을 채굴하여 웜홀을 지탱하는 데 사용한다. 허나 이 소설에선 이 과정이 항성에 매우 해롭고 항성의 수명을 극도로 단축시키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상술했듯 스타리프팅으로 항성의 질량이 줄어들면 오히려 수명이 늘어나야 정상이다. 다만 스타 트렉 세계관에선 온갖 막장스러운 이상현상이나 특이 입자들이 사용된 만큼 이것들이 관여했다면 항성의 수명을 도리어 깎아먹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만. 그럴듯한 테크노바블만 잘 써먹으면 넘길 수 있다. 선샤인의 큐볼 비슷한 거라도 생기는 모양이다
  • 아이작 아시모프 최후의 질문에서 인류는 태양의 에너지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었고 후대에는 이를 더욱 발달시켜 별이 소멸하고 남은 찌꺼기를 재활용하여 별을 새로 만들어내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엔트로피를 역전시킬 수 없는 이상 멸망은 피할 수 없었고, 한때 멀티백으로 불리다가 후에 AC로 불리게 된 컴퓨터는 이 문제의 해결책을 끊임없이 연구한 끝에 답을 얻게 되는데 그 답은 해당 문서 참조.
  • 헤일로 시리즈에서 선조들이 보유했던 기술 중 하나다. 채굴사 계층이 주로 행했는데, 대체 우주까지 샅샅이 뒤져 좋아 보이면 우리 우주로 끌고와 패러다임의 직조기라는 메가스트럭처로 해체했다.


[1] 완전한 껍데기 형태의 물건이 아니라 다이슨 스웜. 사실 다이슨 스피어의 원래 의미도 애초에 통짜가 아닌 스웜이었다. [2] 다만 항성의 질량이 작아질수록 골디락스 존은 점점 가깝게 위치하게 될 것이다. [3] 제곱미터당 할애할 수 있는 자재의 양이 수 킬로그램에서 수 톤 정도로 늘어나니 이 정도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다. [4] 쿠르츠게작트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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