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수일이점대 (隨日而漸大: 날마다 자를 수록 커진다는 뜻)는 작은 도마뱀의 모양이나 칼로 자르면, 금새 자라나 원래보다 더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칼로 치면 칠수록 점점 커져서 나중에는 커다란 이무기의 모양처럼 된다고 한다. 수십명의 병사들이 칼로 동시에 공격해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것은 은밀히 숨겨진 지하 토굴 속의 요새에 사는 어여쁜 여자가 모습을 바꾸어 생긴다고도 한다. 그리고 한 마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삼자매, 세친구가 함께 살고 있다는 말도 있다. 조선 때 홍 재상이 보았다고 한다.2. 전승
2.1. 용재총화에 기록된 이야기
홍 재상(洪宰相)이 아직 현달하지 못한 때였다.[1] 길을 가다 비를 만나 조그만 굴 속으로 달려 들어갔더니 그 굴 속에는 집이 있고 17, 8세의 태도가 어여쁜 여승3이 엄연히 홀로 앉아 있었다. 공이. “어째서 홀로 앉아 있느냐.” 물으니, 여승은, “세 여승과 같이 있사온데 두 여승은 양식을 빌리러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하였다. 공은 마침내 그 여승과 정을 통하고 약속하기를, “아무 달 아무 날에 그대를 맞아 집으로 돌아가리라.” 하였다. 여승은 이 말만 믿고 매양 그날이 오기를 기다렸으나 그날이 지나가도 나타나지 않자 마음에 병이 되어 죽었다. 공이 나중에 남방절도사가 되어 진영(鎭營)4에 있을 때, 하루는 도마뱀[蜥蝪]과 같은 조그만 물건이 공의 이불을 지나가거늘 공은 아전5에게 명하여 밖으로 내던지게 하자 아전은 죽여버렸는데, 다음날에도 조그만 뱀이 들어오거늘 아전은 또 죽여버렸다. 또 다음날에도 뱀이 다시 방에 들어오므로 비로소 전에 약속했던 여승의 빌미[神禍]인가 의심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위세를 믿고 아주 없애버리려고 또 명하여 죽여버리게 하였더니 이 뒤로는 매일 오지 않은 날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나올 때마다 몸뚱이가 점점 커져서 마침내 큰 구렁이가 되었다. 공은 영중(營中)6에 있는 모든 군졸을 모아 모두 칼을 들고 사방을 둘러싸게 하였으나 구렁이는 여전히 포위를 뚫고 들어오므로 군졸도 들어오는 대로 다투어 찍어버리거나 장작불을 사면에 질러놓고 보기만 하면 다투어 불 속엘 집어던졌다. 하지만 그래도 없어지지 않았다. 이에 공은 밤이면 구렁이를 함 속에 넣어 방 안에 두고 낮에는 함 속에 넣어 변방을 순행할 때도 사람을 시켜 함을 짊어지고 앞서가게 하였다. 그러나 공의 정신이 점점 쇠약해지고 얼굴빛도 파리해지더니 마침내 병들어 죽었다.
[1]
현달하지 못하다: 아직 출세하지 않았을 때를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