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6-26 13:09:27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지 갈잎을 먹으면 죽는다

1. 개요2. 상세3. 실제 생태

1. 개요

자기 분수, 위치, 역할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의 속담. '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라는 속담과 비슷하다. 어감이 미묘하게 달라지기는 하지만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지'만 잘라서 쓰는 경우도 많고, '죽는다' 대신 '떨어진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영어로는 Crab in the bucket이라고 해서 양동이를 벗어나려는 게를 다른 게가 잡아 끌어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송충이 솔나방 애벌레. 보통 나비/나방의 유충은 정해진 먹이만 먹고, 이를 기주식물이라고 한다(ex. 누에: 뽕나무 잎).[1] 기주식물 외의 다른 먹이를 먹으면 죽는다. 그걸 비유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해야지, 다른 일도 해보거나 출세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2. 상세

새로운 도전을 방해하는 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의외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잦다. 특히 도전을 비웃는 소시민, 노인들이 주로 하는 클리셰인 말이기도 하다. 현대에 노인들이 자주 쓴다고 알려진 노력드립과는 지향하는 결과물이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의미라는 것이 특이하지만, 변화에 반대할 때는 여전히 쓸 법하다.

3. 실제 생태

생물의 생태에 빗대는 속담이 다 그렇듯 사실성은 썩 좋지 않으나 이런 속담 중에서는 나은 편이다.

송충이에게는 반쯤 맞는데, 소나무와 가까운 나무의 잎만 먹는다. 소나무는 좁은 의미로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와 러시아 동부에 서식하는 적송을 뜻하고, 넓은 의미로는 소나무과 소나무속의 모든 종을 뜻한다.[2] 나비/나방 유충은 보통 먹이식물을 과 단위로 가리고 송충이 역시 소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송이나 전나무 잎도 먹는데, 미묘하게 이질적인 생김새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과부터 달라서 소나무와 가까울 뿐 소나무가 아니다. 이는 사람과에 속하는 오랑우탄이 사람과 가깝지만 사람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속담을 비웃듯이 먹이식물을 거의 가리지 않는 종도 있다. 분류 기준에 이 특징이 포함된 나방 도감도 있다.[3] 그 중 유명한 종만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 아틀라스나방 - 세계 최대의 나방으로 유명한 종. 애벌레가 송충이와는 조금 동떨어진 모양새지만[4] 상록 활엽수라면 가리지 않고 먹는다.
  • 가중나무고치나방 - 한국 최대의 나방으로 유명한 종. 속칭 '군대 팅커벨' 중 하나이다. 애벌레 생김새가 송충이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5] 기주식물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6]
  • 매미나방 - 2020년 대량발생으로 지상파 뉴스에도 나왔다. 100여종 식물의 잎을 먹는데다 송충이처럼 가시털이 난 애벌레다.[7]
  • 미국흰불나방 - 전세계적으로 골칫거리로 유명한 나방으로 자그마치 300여종의 식물의 잎을 먹는다. 송충이처럼 가시털이 난 애벌레다.


[1] 곤충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알겠지만, 나비/나방 애벌레의 먹이식물 범위는 꽤 넓다.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서식 범위는 끝내주게 넓은 작은멋쟁이나비의 애벌레는 민들레, 쑥, 상추를 다 먹는다. 자세한 것은 3번 문단에 서술되어 있다. [2] 사람이 좁은 의미로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뜻하고 넓은 의미로는 사람과 사람속의 모든 종을 뜻하는 것과 같다. [3] 다만 농약에 힘도 못쓰고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개체수에 비해 병충해는 그렇게까지 많진 않는 듯. [4] 가시가 있기는 한데 찌를 수가 없는 부드러운 가시고 밀도도 낮다. [5] 연두색인 두꺼운 몸통에 풀어진 면봉 솜 같은 하얀색의 무언가가 달린 돌기가 나 있다. 징그러울 수 있으니 주의. [6] 가중나무, 소태나무, 상수리나무, 녹나무, 산초나무, 사과나무, 대추나무, 황벽나무 등. [7] 글로 설명해보면 검은색 아니면 황금색 송충이라고 할 수 있다. 징그러울 수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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