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Soth, the Knight of Black Rose, Lord of Dargaard Keep, Darklord of Sithicus
1. 개요
소스 경, 흑장미의 기사. 다르가르드 요새의 주인.TRPG 게임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세계관 중 하나인 드래곤랜스와 레이븐로프트에 등장하는 데스 나이트. D&D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그리고 가장 최초로 만들어진 데스 나이트 중 한 사람이다.[1] 이후 등장하는 여러 데스 나이트들은 소스 경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
2. 등장
소스 경은 트레이시 힉맨과 마거렛 와이즈가 창조한 드래곤랜스 세계관의 소설 "드래곤랜스 연대기 3부작"에서 최초로 등장한다. 그는 연대기의 주인공들이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적으로 나타나며 시종일관 주인공들을 추적한다. 당연하게도 언데드이기 때문에, 악한 용들의 여왕인 여신 타키시스와는 표면적으로 협력하는 관계일 뿐, 실질적인 목적은 다른 곳에 있었다.그는 2미터에 가까운 장대한 키에, 고풍스러운 솔람니아 양식으로 이루어진 풀 플레이트 아머를 걸치고 보라색 망토를 두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의 갑옷에는 섬세한 장미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소스 경 그 자신이 솔람니아 기사단의 상위 기사인 장미 기사단의 수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흑장미의 기사"이기도 하다. 풀 헬름의 슬릿 사이로는 붉은 눈빛만이 형형하게 빛난다. 그는 수많은 희생자의 피를 머금어 검은색으로 변한 롱소드를 차고 있으며, 목소리는 마치 동굴 속에서 들리는 것마냥 울림을 가진다. 그 주변에는 모든 것이 색과 활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차가운 공포의 기운이 흐르고 있다. 또한, 소스 경의 근처에는 밴시 여럿이 따라다니며 소스 경의 무거운 죄악과 저주를 잊지 않도록 노래한다.
3. 역사
3.1. 대파멸 이전
로렌 소스는 본래 솔람니아 기사단의 최고위 기사로서, 장미 기사단의 수령이었다. 그는 수없이 많은 적들을 물리쳐 솔람니아를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었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어느날, 여행길에 그는 오우거 무리에게 습격받는 실바네스티 엘프 여사제를 구출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름다운 여사제 이솔데 데니사(Isolde Denissa)에게 반해 버리고, 결혼한 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유혹한 끝에 납치하듯 끌고와 아내나 지인들 몰래 자신의 성채인 다르가르드 성채의 한 성탑에 감금하였다.한편, 소스 경의 아내였던 코린느(Korrine)는 소스 경의 아이를 임신하고자 한 마녀의 도움을 청하는데, 마녀는 "임신은 할 수 있으나 아기는 소스 경의 영혼의 모습을 따라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남편을 믿은 코린느는 이를 응낙하고 임신하지만, 출산 때 자신이 낳은 것은 흉측한 괴물의 모습이었다. 소스 경은 이를 보고 자신의 아내가 괴물과 통정했다고 착각하여 아내와 아기를 죽여버리고 만다.
결국 이후 소스 경의 시녀장은 그가 이솔데를 납치, 감금하였음과 불륜을 저질렀음을 발견하고, 이를 솔람니아의 고위사제단에게 고발한다. 그리하여 그는 팔란티스에 위치한 진실의 법정으로 끌려온다. 이때 이미 이솔데는 소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소스 경은 처음에 자신의 죄과에 대해 거짓말을 하려 했지만, 진실의 법정이 지닌 마력으로 인해 모든 사실을 다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나 처형 직전, 소스 경은 이솔데와 함께 가까스로 다르가르드 요새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자신의 요새에서 옛 동료들에게 포위된 소스 경은 회개할 기회를 얻게 해달라고 신들에게 탄원하였다. 또한 이솔데 역시 소스 경의 영혼을 위해 여신 미샤칼에게 탄원하였다. 결국 옛 신들은 그와 이솔데의 기도를 들어주었다. 여신은 이솔데에게 미래의 예언을 보여주었는데, 그 내용은 바로 앤살론에 닥쳐 올 대파멸(the Cataclysm)의 위기에 대한 것이었다. 앤살론을 다스리는 사제왕이 너무 오만해져 신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힘을 추구한 끝에 대파멸이 찾아오게 되니, 이를 막기 위해 "전지전능한 지혜의 지팡이(the Rod of Omniscient Wisdom)"를 찾아 사제왕에게 주라는 것이었다. 이는 위험천만한 모험일 것이고, 이 모험이 완수되고 나면 소스 경은 자신의 명예와 영혼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소스 경은 자신의 추종자인 기사들과 함께 다르가르드 산맥 전역을 모험하여 지팡이를 찾았으나 이 지팡이의 보관함에는 저주가 걸려 있었고, 이것을 알지 못하고 건드린 소스 경은 저주를 받아 영혼이 지팡이 대신 보관함에 들어간 상태가 된다. 자신의 영혼과 분리된 것을 알지 못하고 지팡이를 되찾아 사제왕에게 향하던 소스 경은, 돌아가는 길에서 세 명의 엘프 여사제와 만난다.
이 여사제들은 소스 경의 새 아내인 이솔데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소스 경을 속이고 있다고 말한다. 이솔데가 여신의 예언을 받은 것이 아니라, 소스 경을 요새에서 멀리 떨어트리기 위해 속였다는 것이다. 소스 경은 질투와 분노에 눈이 멀어 자신의 임무를 던져버리고 요새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분노한 소스 경이 요새의 하인들을 죽여가며 이솔데와 마주한 그 순간, 앤살론 대륙은 대파멸을 맞이한다.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 요새가 요동치고 땅이 갈라지며, 이솔데는 소스 경의 눈 앞에서 떨어지는 샹들리에에 맞아 죽어간다. 그녀는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했지만, 소스 경은 그 아기조차 구해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솔데는 죽어가는 순간 마지막 힘으로 소스 경을 저주하였고, 그 저주의 힘으로 영혼이 떨어져 나간 그의 몸은 완전히 저주받은 자의 것이 되었으며, 죽음의 기사로 탈바꿈하였다. 그는 세상을 덮친 대파멸을 막을 수 있던 마지막 한 사람이었으나 그 자신의 사명을 져버렸다. 그를 따르던 추종자들은 모두 해골 전사의 모습이 되었으며, 거짓으로 소스 경을 분노하게 한 엘프 여사제들은 영원히 그를 따라다니며 그의 죄과를 노래해야 하는 저주를 받아 밴시가 되었다.
3.2. 대파멸 이후
저주받은 이후, 소스 경은 다르가르드 요새에 머무르며 그 이름만으로도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솔람니아 기사단에서는 몇번에 걸쳐 다르가르드 요새를 공략하고자 했으나 번번히 실패하였고, 솔람니아 기사단 자체가 쇠약해지는 결과만을 낳았다. 대파멸 이후 신들이 모습을 감추자 크린의 세계는 암울해졌다.(여기서부터는 드래곤랜스 연대기의 내용이 포함된다)
수백년이 지난 이후, 마침내 사악한 용들의 여왕 타키시스가 깨어나자, 소스 경은 그녀와 동맹을 맺었다. 저주받은 몸으로 다른 어떤 욕망도 없었지만, 색욕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는 타키시스의 휘하 드래곤 하이로드 중 하나인 청색의 숙녀 키티아라에게 매력을 느꼈다. 그는 키티아라의 도전을 받고(정확히는 키티아라가 자신에게 강제로 도전하게 만들어서) 일부러 패해[2] 그 휘하로 들어갔다. 키티아라의 군세는 블루 드래곤들의 힘과 소스 경의 전술을 통해 연전연승하였고, 연대기의 주인공들을 사로잡는다. 이 과정에서 키티아라는 자신의 옛 연인인 타니스와 만나며, 소스 경은 로라나와 만난다. 예전 이솔데의 모습과 너무나 닮은 로라나에게 다시금 강한 욕망을 느낀 소스 경은 로라나에게 집착을 보이며 계속 추적하지만, 키티아라의 도움으로 타니스와 로라나는 소스 경의 손아귀에서 탈출한다.
소스 경은 키티아라에게 분노와 욕망을 동시에 느끼고, 언젠가 그녀의 육신과 영혼을 손에 넣어 자신에게 영원토록 봉사하게 만들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어쨌든 연대기의 주인공들은 희생을 거쳐 가며 사악한 여신 타키시스를 재봉인하는데 성공하고, 키티아라는 소스 경의 도움을 받아 타키시스가 없어져 생긴 권력 공백을 차지한다.
용의 군대와 불사의 군대를 손에 넣은 키티아라는 이 힘을 가지고 불패의 도시 팔란티스를 공략하지만, 이 공략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공략전의 마지막 장면에서 키티아라는 레이스트린의 제자 달라마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소스 경은 도움을 청하는 키티아라를 무시한다. 그리고 키티아라가 쓰러지자, 그녀의 육신을 들고 자신의 군대를 물려 다르가르드 성채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자신의 부하 중 하나였던 카라독의 배신으로 인해, 키티아라의 영혼을 손에 넣는 것은 실패하였다. 소스 경이 분노에 차 카라독을 뒤쫓아 공격하려는 순간, 짙은 안개가 갑자기 몰려왔다. 그는 다시금 저주받아 크린의 세계가 아닌 머나먼 곳으로 유배당하게 된 것이다.
3.3. 레이븐로프트에서
레이븐로프트에 가득한 다크 파워는 소스 경을 다크로드 중 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그의 영역을 내려준다. 그는 시디쿠스(Sithicus)라는 영역을 다스리게 되었으며, 네다르가르드 요새를 세워 그곳에 눌러 앉는다. 그리고는 결국 카라독을 추적해 붙잡는다. 그리고 그의 영혼을 영원히 고문하려 했다.레이븐로프트에 이끌려 들어오는 모험자들은 그의 장난감이 되었으며, 죽은 엘프들의 영혼과 자신의 해골 전사들을 통해 모험자들을 사냥하고 괴롭히는 것이 그의 즐거움이었다. 그는 이웃 영지인 바로비아의 자로비치 남작과 대립 상태를 유지했으나, 그 외에 특별히 적대하는 다크로드는 없었다.
3.4. 귀환과 승천
그가 어떻게 레이븐로프트를 빠져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설적으로 전해지는 푸른 장미의 이야기[3]가 이에 관계된 것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진실이 무엇이든, 어느날 시디쿠스를 지배하던 다크로드는 영원히 자신의 영역을 비워둔 채 다시 크린의 세계로 돌아갔다.크린으로 돌아온 이후, 그는 다시금 여신 타키시스의 부름을 받는다. 그녀의 간택자인 미나는 소스 경에게 다시금 여신의 군대를 이끌라고 제안하지만, 소스 경은 이를 거절한다. 레이븐로프트에서 지내온 시간 동안 자신의 과오를 뉘우쳤다는 것이다. 여신은 이에 격노하여 그를 다시 필멸자의 몸으로 되돌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군대를 동원하여 다르가르드 요새를 폐허로 만들어버렸고, 결국 소스 경은 기나긴 불사의 생을 끝내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4. 영향
소스 경이 드래곤랜스에서 모습을 보인 이후, 그와 유사한 캐릭터들은 계속 등장해 왔다. 팔라딘[4]이 타락하여 데스 나이트가 된다는 식의 설정은 이후의 D&D 소설이나 설정 곳곳에서 자주 사용되는 클리셰가 되었다.또한 밴시들이 따라다니며 노래를 부른다는 것 역시 많은 곳에서 사용하는 클리셰가 되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실바나스 윈드러너 등이 대표적인 예시가 될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전설적인 푸른 수염 등에서 모티브를 따 온 것이지만, 고전적인 판타지 설정인 드래곤랜스와 결합하며 더 복합적인 것이 되었다. 특히 세계를 구할 수 있었던 영웅이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이를 저버리고 완전히 타락한다는 설정에 매력이 있었던 때문인지, 소스 경은 D&D 플레이어 중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또한 전투 묘사에서 나온 소스 경의 능력들은 이후 D&D 시리즈와 그에 이은 데스 나이트들의 능력들에 있어 표준이 되었다. AD&D 시절 강력한 파이어볼(20d6)을 발사하고, 무시무시한 마법 저항력(75%)을 지니고 있으며, 마법검을 휘두르며 파티를 상대하던 데스 나이트의 이미지는 바로 소스 경의 것이다. 또한 그의 목소리 묘사, 다른 악당들과 달리 전투시에도 예의를 차리는 기사로서의 이미지 역시 이전에 등장했던 다른 악역 언데드 전사들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5]
5. 여담
- 과거 한국에서 일어 중역판 드래곤랜스가 발매되었을 때에는 "소쓰 경"이라는 이름이었다.
- 드래곤 매거진이 발표한 역대 최고의 D&D 악역 순위에 15위로 랭크되었다.
[1]
또다른 최초의 데스 나이트는 그레이호크 배경에 등장하는 성 카고스(St. Kargoth).
[2]
다른 하이 로드들과 대면하는 등의 귀찮은 일은 키티아라에게 떠넘기고 본인은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었기 때문. 대신 명목상 상관인 키티아라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힘으로 찍어눌러서 다른 하이 로드들이 키티아라에게 반발하지 못하게 했다.
[3]
레이븐로프트 어딘가에 있는 푸른 장미를 찾으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이 있다.
[4]
솔람니아 기사는 팔라딘으로서의 성격도 지닌다.
[5]
소스 경은 전투에 돌입할 때 옛 솔람니아 기사단의 구호인 "내 명예는 나의 생명"을 읊는다. 그가 이미 죽은 몸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한 구호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