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1-01-08 17:29:36

소설 제갈공명

1. 개요2. 상세3. 오리지널 인물

1. 개요

진순신의 역사 소설로 제갈량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원제는 1991년 일본 중앙공론사(中央公論社)에서나온 '제갈공명'으로, '소설 제갈공명'의 이름으로 같은 해인 1991년(!) 도서출판 까치에서 나왔으며, 21세기에도 재발간되었다.

한국 작가인 유재주의 작품 '공명의 선택'이 차후 재판될 때에도 '제갈공명'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으나 이 작품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2. 상세

제갈량의 일생을 다루면서 당시의 정세에 대해서는 창작 인물인 감해 등이 정보를 알아오는 것을 통해 설명하며, 또한 제갈량이 직접 관계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는 그 때의 정세에 대한 평가나 소감을 제갈량이 직접 남기는 모습으로 나오기도 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그 사건에 대해 사서에는 어떤 식으로 기록되었다고 하거나 그 사건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예장태수를 두고 전쟁이 벌어진 것에 대한 내용인데, 정사 삼국지에서 제갈량전의 주석으로 나온 헌제춘추에는 서성의 백성이 반란을 일으켜 제갈현을 죽였다는 기록, 유요전에서는 착융[1]이 도망가다가 백성들에게 살해당하는 기록이 나오면서 배송지가 헌제춘추과 제갈량전의 기록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착융의 행적에 근거해 이 때 살해당한 것이 제갈현이 아니라 착융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2]

진순신의 소설답게 수준급의 역사적 지식과 정갈한 전개가 일품이다. 연의에서 보이는 공명의 신비적 요소[3]는 최대한 제거되었으며, 오히려 정사의 기록에 근간을 두고 있는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인간으로서의 제갈량을 고민한 흔적이 강하다. 낭야에서 태어난 공명이 조조의 서주대학살을 피해 강동을 경유, 융중에 정착하는 과정을 꽤 세밀하게 묘사하였으며, 이는 후일 코에이의 게임 삼국지 조조전 스토리전개에서 제갈근과 그 형제가 드문드문 나오면서 '평화'를 바라는 모습으로, 공명이 평생 그 신념을 갖고 살아간다는 모습으로 차용되었다. 공명전도 말할 것도 없이 이 소설의 영향을 받았다.[4]

남만왕 맹획에 대한 묘사도 특이하다. 이 소설에서 맹획의 이미지는 대략 '서구문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조국을 살리기 위한 중차대한 사명감을 갖고 서양 유학길에 오른 전근대 동아시아의 개화파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촉)과의 대결구도가 남만의 파멸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그는, 본인이 직접 촉의 일인자인 공명에게 접근함으로써 '진심'으로 통하고자 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로써 제갈량과 맹획의 의기투합으로 칠종칠금은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묘사된다.

오장원의 별과 함께 소설도 끝난다.

3. 오리지널 인물

  • 감해 : 제갈 가문의 집사로 여러모로 제갈 가문의 정보통을 담당했으며, 제갈량의 말년에는 그도 연로한 나이였고 가족들은 강릉에 있었다. 그가 전해주는 정보는 높은 신뢰성과 신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락선에 대한 묘사에서 불교조직이 호의적으로 묘사되었다. 제갈량의 5차 북벌 직전에 제갈량이 그를 쉬게 하면서 떠나게 되었는데, 제갈량의 가솔이 강동에 있으므로 제갈량에게 가족의 연락을 취할 수 있게 함인지 강동으로 가려고 했지만 제갈량은 가족이 있는 강릉으로 가게 했는데, 감해는 어디론지 간 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갈량 곁을 떠났다.
  • 서계 : 서습의 동생으로 착융에게 처형된 서습에 이어서 예장의 불교 지도자가 되었으며, 착융이 살해당한 후부터 제갈량의 정보통이 된 인물이다.
  • 서습 : 예장의 불교 지도자로 착융이 제갈현과 싸우다가 착융이 유요와 싸울 때 허소가 세작을 보내 군심을 동요시킨 것, 착융의 행패로 인한 불교도의 반발로 인해 군심이 어지러워지자 착융이 이를 잠재우기 위해 본보기로 처형되었다.
  • 제갈영/제갈령 : 제갈량의 누이로 어린 시절에 제갈량이 책만 읽자 밖에서 나가 놀라고 걱정하기도 했으며, 후에는 방산민에게 시집을 갔지만 방산민이 사망하자 제갈근이 있는 강동으로 떠난다. 방산민과 결혼한 제갈량의 작은 누나가 모티브.
  • 수 : 황부인을 모티브로 한 제갈량의 부인으로 때때로 제갈량과 정세에 대해 논하거나 제갈량을 격려하며, 제갈영의 남편인 방산민이 사망하자 강동으로 떠난다. 손님이 많이 몰려오자 국수틀을 고안해 국수를 만들어 낸다. 이는 제민요술에서 유래하는 최초의 국수제법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제갈량이 꽤나 감탄한다. 서촉으로 들어가고 나서는 목우유마의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일조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남편과의 대화에서 평화로운 형주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삼국지 창작물들에서 계해우형지의 기록을 차용해서 황부인이 공순이 기믹을 선보이는데 그 시초가 소설 제갈공명의 아내 '수'다.
  • 마명 : 채씨의 간자로 유기에게 거병을 부추겨 반란을 일으키도록 조장했다.
  • 왕면 : 제갈현의 친구로 제갈현이 낙양 시절에 유학할 때 정쟁에 휘말려 살해당했다.
  • 오문 : 제갈현의 친구로 탁류인 환관 측에 붙었다가 청류 측인 사대부에 원한을 사 살해당했다.


[1] 90년 번역판에서는 '작융'. [2] 이는 그의 전작인 <비본 삼국지>(1974~1977)에서는 따르지 않았다고 스스로 오류를 고백하고 있다. [3] 적벽의 동남풍, 화용도 사건의 예측, 주유의 머리 끝에서 놀아나는 모습, 남만에서의 불쇼 등 [4] 소설이 한국에 번역되어 소개된 때가 1991년인데, 반면 영걸전 시리즈는 90년대 중반 이후에나 일본에서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