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3년 11월 13일 네오플의 온라인 게임 사이퍼즈의 패치로 인해 일어난 사건.업데이트 하루 전 해당 패치를 공지하는 매거진이 올라왔는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미니맵에서 캐릭터를 나타내는 기호를 캐릭터 일러스트로 변경한다는 것이었다.
이게
이렇게 바뀌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소 의아해할 수 있겠지만, 이 패치는 곧바로 수많은 유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매거진에서는 캐릭터가 40명이나 되니까 초보들이 알기 어렵다는 것을 패치 이유로 내세웠지만, 잠깐만 생각해봐도 이는 말도 안되는 논리이다. 어차피 초보 유저라면 얼굴만 보고 저게 어떤 캐릭터이며 어떤 공격을 해 오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직관적으로 칼 아이콘, 불꽃 아이콘을 보고 저 캐릭터는 어떤 공격을 해오겠구나 하고 유추하는 게 자연스럽고 게임에 쉽게 빠질 수 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는데[1] [2] , 사이퍼즈 운영진들은 그 점을 간과했다.
결국 유저들의 반발을 무시한 채 업데이트는 강행되었고, 실제 결과물은 예상보다 더욱 처참했다.
2. 문제점
2.1. 겹침 문제
위 스크린샷은 아군 트리비아가 적 도일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나 미니맵에서는 도일의 존재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캐릭터 아이콘이 서로 겹쳐서 안 보인다. 기호였을 때는 빈 공간이 많아서 겹쳐져도 비교적 어떤 캐릭이 모여있는지 알 수 있는 반면, 일러스트 아이콘은 크기도 크기고, 무엇보다 빈 공간이 없어서 겹쳤을 때 누가 모여있는지 알기 어렵다.
2.2. 인식 혼란 문제
그렇다고 뭉치지 않았을 때 개개인 캐릭터를 잘 구분할 수 있냐면 그것도 아닌 게, 사이퍼즈에는 생각보다 얼굴 구도나 머리색이 비슷한 캐릭터가 많다. 사이퍼즈의 캐릭터들을 쭉 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 은발 혹은 백발이 10명 이상이다!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으므로 생각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는 쿼터뷰고, 사이퍼즈는 백뷰이기 때문에 미니맵의 사용법 자체가 다르다. 쿼터뷰의 경우 한타가 일어날 때 적과 아군을 모두 한 화면에 잡을 수 있지만, 백 뷰의 경우에는 옆이나 뒤의 적 혹은 아군을 전혀 확인할 수 없다. 어떤 캐릭터가 어디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맵 크기를 조정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들은 컬러풀한 피부색을 자랑하는 다양한 이종족과 괴물들이 다수에, 인간 캐릭터들마저 제각각의 시대와 배경을 갖고 있으며, 그림체도 만화적 과장이 어느 정도 있어서 이목구비가 개성적이다.
반면 사이퍼즈는 스팀펑크 세계관 및 시대라는 공통점에 인간[3] 캐릭터 뿐이고, 그마저도 대다수가 미형에
3. 운영진의 고압적 대응
유저들은 사이퍼즈 사상 최악의 패치라는 것에 공감하며 격분해 주옥같은 게시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엄청난 조회수와 추천수들을 기록했지만 물론 단 한 개도 오싸에 올라가지 못했다.미니맵 최종 업데이트
미니맵 퀴즈
미니맵 한방에 반박한다
초보자에게 얼굴이 더 인식이 빠릅니까?
이런 유저들의 비판 일색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능력자 대담에서는 문제가 있는 건 알지만 얼핏 봤을 때 알아보기 더 쉽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쳤다. 이 와중에 초보자들의 진입장벽을 줄인다는 최초의 이유는 은근슬쩍 사라졌다.(...) 애초에 철거반 시야에 잠깐 보였을 때 기호와 일러스트 중 어떤 게 더 금방 알아보기 쉽냐는 건 굳이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문제다.
또 직업 아이콘을 외우도록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웠는데, 일러스트 얼굴이 능력보다 외우기 쉬울 리가 없다. 즉 신규 유저 유입의 문제점을 부캐학살이나 초반 흥미 유지등의 이유가 아닌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는 것. 거기에다 어설프게 외국어 얘기를 꺼내거나 전체적으로 유저를 가르치려드는 어조로 이야기를 하는 등, 팀장이라는 작자가 어그로를 왕창 끌고 있는 상황. 많은 유저들의 건의한 미니맵 기호/일러스트 옵션도 그러면 익숙한 것을 선택할거 아니냐며 적응할 것을 종용했다.
3.1. 왜 이렇게 됐나
네오플로그에서는 미리 예견된 사태이기도 했다. 중국서버에서는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에 강행한다는 건데, 중국서버는 30개의 캐릭터가 동시에 나와 한국 서버와 상황이 다른데다, 애초에 아이콘 표기 자체를 시행한 적이 없는데 반응이 괜찮다는게 말이 되는건지 의문. 더불어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레베카 찹살떡 이벤트를 이름만 바꿔서 하면서 반응이 좋다고 하고있다!사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미니맵 패치 자체보다 더욱 우려되는 건 이런 독단적인 운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저와 개발자의 시점은 분명 다르다. 유저 입장에서 보는 문제점과 해결책은 제작 및 운영 입장의 개발자 측보다 훨씬 시야가 좁고, 개발자는 이런 유저들의 징징을 무시하고 어느정도는 뚝심 있게 밀어붙일 필요성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유저들의 눈높이는 커녕 초기 기획자가 왜 이런 아이콘을 도입했는지조차 이해 못한 태도를 보였다. 각종 근거와 논리를 들고 비판하는 유저들 앞에서 초등학생 같은 논리로 가르치려 드니 설득이 될 리가 없다.
4. 정말 최악의 패치였는가?
하지만 얼굴 아이콘 그 자체가 단점만 있는 요소였는가를 따지자면 그렇지만은 않다. 신규 유저들이 얼굴 아이콘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어느정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으며, 문제의 본질은 얼굴 아이콘와 직업 아이콘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음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유저들의 선택권을 빼앗은 운영진의 독단과 미숙한 후속대응이었다. 거기에 사이퍼즈 유저들 특유의 보수성이 문제를 키운 패치였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기존 직업 아이콘이 신규 유저에게 방해되는 문제점을 다수 안고 있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체재로서 얼굴 아이콘은 필요했다. 기존 시스템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직업 아이콘이 신규 유저들이 능력을 유추하고 대처할 수 있게 돕는 요소라고 주장했지만, 아이콘으로 능력을 짐작하는 것은 실제 게임에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극히 적었으며, 일러스트에 그려진 캐릭터의 전체 모습을 기억해 능력을 짐작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첫째로 직업 아이콘만으로 능력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뉴비 입장에서 강화인간은 근접 전투를, 염동력자는 원거리 전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금방 유추할 수 있지만, 강화인간의 알약 아이콘이나 염동 페어의 물결 무늬 아이콘은 능력과 바로 연관짓기가 어렵다. 벌레나 닌자도 아이콘만 보고는 어떤 능력인지 바로 알기 힘든 모양을 가지고 있다.
둘째로 페어 캐릭터의 직업 아이콘은 동일한 모양에 색반전만으로 구분되었는데, 이는 신규 유저들에게 얼굴 일러스트보다 혼동을 유발하는 요소였다. 실제 당시 뉴비로 플레이했던 유저 중에서는 캐릭터의 생김새나 능력은 어느정도 알지만 당시 캐릭터 아이콘이 페어 캐릭터는 색의 반전으로 표시했기 때문에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페어간의 전투 스타일이 크게 다를 경우 더욱 큰 문제다. 이 때문인지 비교적 나중에 추가된 식물 페어의 경우 색반전이 아닌 전혀 다른 아이콘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셋째로 캐릭터의 설정상 능력과 이 캐릭터가 어떤 스킬을 쓰는지는 사실상 별개의 문제다. 신규 유저가 능력을 유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근캐인지 원캐인지, 딜러인지 탱커인지일 것이다. 그러나 사이퍼즈에는 거너 J처럼 총을 들고 체술을 쓰는 캐릭터도 있고, 창룡 드렉슬러처럼 창을 들었지만 원거리 딜러인 경우도 있다. 애초에 같은 능력을 지닌 페어 캐릭터들 간에도 포지션이 다른 경우가 훨씬 많다. 불, 그림자, 전기, 바람 같은 원소계 능력자들은 직업 아이콘만 보고 어떻게 싸울지 짐작할 수도 없다. 그나마 아이콘과 스킬이 확실히 맞아떨어지는 것은 쌍주먹, 쌍칼, 쌍총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페어, 같은 포지션이라도 바야바를 쓰는 휴톤과 근육 다지기를 쓰는 도일, 지뢰를 쓰는 웨슬리와 저격을 쓰는 카인, 뇌안도를 쓰는 이글과 심안도를 쓰는 다이무스는 상대하는 방식도 플레이하는 방식도 전혀 다르다.
또한 게임 내외의 노출도의 차이가 있다. 인게임과 홈페이지, 팬아트 등 웹 상에서 쉽게 노출되는 일러스트에 비해 직업 아이콘은 게임 플레이 중, 로딩창과 미니맵에서만 볼 수 있어 노출되는 시간이 달랐다. 애당초 자연스럽게 알게 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의 외관에 비해 아이콘은 '추가로' 외워야 하는 요소이므로, 신규 유저가 빠르게 익숙해지는 데에는 아이콘보다 일러스트가 더 빠를 수밖에 없다. 능력자 대담에서 주요 논지로 내세운 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시간이 지난 현재에 이르러서는 사이퍼즈를 미니맵 패치 전부터 해온 기존 유저들 중에서도 얼굴 아이콘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얼굴 아이콘이 기본으로 설정 되었기 때문에 귀찮아서 바꾸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신규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70개가 넘는 아이콘을 외우는 것이 기존 유저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왔음을 시사하는 바이기도 하다.
5. 결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단 고쳐는 드릴게결국 까이고 까이다가 사이퍼즈 TV 부국장인 HOYA가 지스타 방송을 하는 중에 단호한K(2대)가 나와 미니맵 패치를 롤백한다고 밝혔다. 단, 완전히 롤백을 하는 건 아니고 ON/OFF로 설정이 가능하게 한다고.
미니맵 선택제에 대한 공지가 올라왔다. 당연한 조치지만 유저들은 '이건 칭찬해주자'며 일단 반기는 분위기. 하지만 내용을 잘 뜯어보면 마냥 좋게만 보기 힘든 게 '충분히 장단점을 검토해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업데이트하고 나니 기존에 사용했던 UI가 갑자기 달라져, 생각보다 능력자들이 게임 플레이 시 불편을 크게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유저들이 온갖 합당한 근거를 동원하여 설득하려 한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게다가 조커팀도 지기는 싫었는지 전광판과 점수판의 일러스트는 안 바꿨다. 기본옵션도 얼굴로 고정이다. 은근슬쩍 기본은 얼굴 미니맵임이라고 유도하는 듯한 모양새라서 뒷처리가 영 찝찝하다. 게다가 이걸 제대로 잘라넣지도 않아서 결과 화면 같은 경우엔 얼굴이 잘리고 난리도 아니다. 그나마 결과창이나 점수창은 미니맵처럼 빠른 인식이 필요한 화면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이 패치 이후로는 원래 캐릭터들마다 있던 전광판 아이콘[4]이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되었고, 당연히 그 이후 업데이트된 캐릭터들도 개인 아이콘이 없게 되었다.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지만 설정이나 캐릭터의 개성을 중요시하던 소수 유저의 아쉬워하는 의견도 조금은 남아있다.
후속-
2023년 1월 19일 시점에 사이퍼즈 캐릭터는 총 75명 이다. 장기간 서비스 하면서 접었다 복귀하는 유저들도 많고 고인물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브론즈 실버 구간의 라이트 유저와 생각날때 가끔 복귀하는 철새 유저들도 상당수 있다.꾸준히 플레이 하는 유저들은 미니맵 아이콘으로 캐릭터를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신규 유저나 복귀유저들이 보기에는 얼굴 아이콘 형식이 더욱 직관적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캐릭터아이콘 겹침 문제는 여전하지만 최상위권 유저가 아니라면 큰 패널티로 보긴 어렵다.
[1]
일부 유저들에게서 상당히 칭찬받은 요소이기도 하다.
[2]
다만 크기가 작은탓에 한번에 어떤 모양인지 알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고, 서드 캐릭터들은 아이콘의 모양은 바뀌지 않고 색깔만 바뀌어서 처음에는 얼굴로 구분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
[3]
트릭시는 로봇이지만 안드로이드에 가까운 캐릭터라 얼굴은 인간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외형이다. 무엇보다 이 캐릭터 역시 은발이다.
[4]
미쉘의 의자 아이콘이라든지, 알약캐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였던 스텔라와 레나, 아이작의 알약 아이콘이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