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정선읍 사이에 있는 고개이다. 터널 쪽은 해발 503m, 옛길은 해발 618m.
정선에 진입하는 관문과도 같은 고개이다.
본래 비행기재 북쪽에 있는 성마령(星摩嶺)이라는 고개가 정선의 관문이었지만 고도가 960m에 달하는 험준한 지형이었고, 자동차의 운행 등이 시작되면서 좀더 낮은 고개인 비행기재로 옮겨진 것.
본래는 마를 심은 마을이 가깝다 하여 마전치(麻田峙), 혹은 마전령[1]으로 불리던 고개지만,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이곳으로 완행버스가 하루 한번 운행을 시작하면서 비행기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고개가 본래 이름인 마전치 대신 비행기재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는 대체적으로 3가지로 추정하는데
- 도로 바로 옆이 낭떠러지인 험준한 도로라, 자동차를 타고 가다보면 마치 비행기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 같아 비행기재가 됐다는 설.
- 고개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험준한 고개를 저속으로 내려온 버스기사가, 자신보다 고개 밑에 먼저 도착한 승객을 보며 '아니 비행기타고 왔소?' 하고 놀라서 비행기재가 됐다는 설.
- 워낙 험준한 길이다보니 사고도 그만큼 많았는데, 이 길을 운행하던 버스나 트럭이 고개 아래로 비행기같이 날았다(추락했다) 하여 비행기재로 불렸다는 설.
이러한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사고가 빈발했고, 상당히 이른 시기인 1988년에 터널이 개통되어[2] 위의 얘기들은 옛말이 되었다. 다만 터널이 이른 시기에 개통되었기 때문인지, 비행기재 옛길은 현재도 비포장.
옛길은 현재 정선쪽 입구는 통제되었다는 팻말이 정상에 붙어있고,[3] 미탄쪽 출입구는 출입이 가능하다.[4] 일반 승용차로는 운행이 거의 불가능하고, 순정 SUV 정도면 운행이 가능하지만 조심해야 할 구간이 상당히 있는 험준한 길이다. 과거 국도였긴 하지만 30년 가까이 관리하지 않은 도로이니... 현재 군도만도 못한 산길에서 과거 국도의 흔적(모래함, 표지판 등)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
정상에는 현재 통신사 철탑이 있는데, 원래 주막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통신사 철탑이 있다보니 저 산골짜기에서도 LTE가 잘 터진다.
일설에는 정선군에서 관광자원으로 개발해보려고 시도했는데[5], 워낙 험준하고 좁은 길이라 정비하려면 예산이 많이 들어가고, 차량 등이 몰리면 사고가 빈발할 것을 우려하여 포기하였다고도 한다.
2015년 12월, 평창~정선간 42번 국도 선형 개량과 확장으로 비행기재터널은 왕복 4차선이 되었다. 터널이 하나 더 뚫렸는데, 기존 터널은 정선방향, 새 터널은 평창방향이다.
[1]
이 도로는 문경
말구리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공통점이라면 고갯길이 똑같은 비포장도로다(...)
[2]
웬만한 네임드 고개들도
고속도로가 아닌 이상, 대부분
1990년대 후반 이후에 터널이 개통됐다.
문경새재로 유명한 이화령터널이
1998년, 노래로 잘 알려진 박달재터널이
2000년 등.
[3]
그렇다고 바리케이드 등으로 통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풀이 길게자라 길을 구분하기 어려워 위험하다.
[4]
입구 찾기가 조금 어려운데, 터널에 진입하는 오르막길 전에 좌측으로 공사현장이 있고, 구길에 '정선방향 출입금지'라고 써진 현수막이 있다. 그 뒤로 조금 들어가면 우측방향에 비포장 샛길이 있는데, 그 쪽으로 진입하면 고가다리 밑이 나오고, 좌측으로 고가다리를 돌아가나면 '아라리고갯길(비행기재)라는 팻말을 볼 수 있다. 여기까지 왔으면 정확하게 진입한 것.
[5]
실제 위에서 언급된 아라리고갯길 팻말이나, 정상의 방면 및 거리 팻말 등 최근에 일부 작업한 흔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