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6 18:07:46

비판적 지지자


1. 개요2. 유래3. 오용 및 남용

1. 개요

주로 정치와 관련해서 특정 대상에 대해 성향이 다르거나 하는 이유로 비판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자신의 성향과 그나마 가깝거나 차악론으로 인해 지지한다는 뜻으로, 비슷한 용어로 전략적 투표가 있다.

근본적으로 이 부류는 어디까지나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한테 표를 준 것이기 때문에 당선자를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으므로 당선 직후부터 당선자에 대해 거리낌없이 비판할 수 있다. 투표 결과가 나옴과 동시에 '최악을 막는다'는 원래 목적을 완전히 달성했기에 지지하고 싶은 마음은 그닥 크지 않기 때문이며, 만약 경쟁력 있는 대안세력이 다시 등장한다면 이탈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을 잡을 때 당시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이들만으로는 반발을 막는 등 정권의 정체성을 유지하긴 힘들다.

비판적 지지 그 자체에 대한 담론을 비판적 지지론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줄여서 비지론이라고도 하였다. 2000년대 정치 인문계 컬럼에서 많이 쓰였던 표현이다.

2. 유래

단어가 생겨난 배경은 1987년 당시 13대 대선으로, 학생운동계에서 김대중 백기완 사이에서 누구에게 표를 던지느냐 결정하는 과정이며 1987년 대선부터 현재까지 선거철마다 나타나고 있다. 당시 PD계 일부는 재야 독자후보인 백기완을 밀었지만 객관적으로 백기완의 승리 가능성이 낮고 백기완에게 던진 표는 사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NLPDR계 다수와 PD계 일부에서는 전략적으로 제도권 후보인 김대중에 표를 던지면서 자신들을 김대중에 대한 비판적 지지자로서 표현했다. 정치세력이 약하고 후보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진보/개혁성향의 진영에서 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진보정당의 지역구 득표율보다 비례대표 득표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현상의 원인이기도 하다. 역으로 총선 때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가 비례대표는 진보정당에, 지역구는 민주당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나타나며 제17대 대통령 선거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보수 쪽에서도 발생했다. 반대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진보 쪽에 더 많이 발생했다.

해외의 비슷한 현상으로는 2002 프랑스 대선을 들 수 있다. 극우 성향인 국민전선이 약진하는 것을 경계한 좌파 성향 유권자들이 온건 우파 성향 유권자들과 힘을 합쳐서 장 마리 르펜을 떨어뜨렸고, 자크 시라크가 제22대 대통령으로 중임했다. 이후 2017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 2022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아버지 르펜보다는 더 외연 확장을 한 딸 마린 르펜이 결선투표에 올라왔을 때 중도 성향인 앙 마르슈 에마뉘엘 마크롱에게 몰표를 줘서 딸 르펜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반복된다.

3. 오용 및 남용

위 용어가 탄생한 배경과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뜻과는 맞지 않게 인터넷에서는 지지자/비 지지자 두 진영에서 모두 오용 또는 남용되는 경우가 많다. 단어의 이름과 뜻이 잘 들어맞지 않아서인 듯하다. 차라리 이 문서에서 말하는 지지자는 "전략적 투표자", "차선 지지자", "차악 지지자"가 뜻에는 더 어울리는 이름이다.

단순히 표는 줬지만 계속 비판하는 경우는 비판적 '지지자'라고 보기가 힘들다. '어떠한 후보자/정당을 지지하진 않으나 그 일부 정책/의견이 자신에게 맞거나 차악이기 때문에 지지하는, 즉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비판적 지지자'와 '어떠한 후보자/정당을 지지하나 그 일부 정책/의견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이성적인 지지자'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후자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위키에서도 '비판적 지지의 결여'라고 비판하는 것도 대부분 이 첫번째 방법으로 오용하는 것이다. 비판적 지지 자체가 어쩔 수 없이 지지하지 어떤 후보가 좋아서 지지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정치인이 좋아서 지지하는 사람은 지극히 당연히 그 정치인에 대한 비판적 지지는 안 하기 때문에 그렇게 비판하는 것이 모순이다. 하지만 후자로 쓰는 것이 사실 어원상으로 원래 뜻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남용되는 경우로는 어떤 정치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상대 진영에 가서 나도 지지하는데~라고 하면서 비판적 지지자라고 자칭하며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가 매우 많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은 비밀투표 특성상 표를 진짜로 준 적이 있는지조차 검증하기 어렵고, 나는 정치적인 반대파라서 비판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비판적 지지자라서 비판하는 것이라고 자신을 포장하고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거나 비판적 지지자를 탄압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함부로 공격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하여 방패로 쓴다. 더 나아가 일부로 이런 단어를 써서 상대도 저 비판적 지지자가 어쩌고 하는 글을 쓰게 만든 다음 비판적 지지자를 탄압하는 놈들!이라고 박제하고 몰아가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잘못 쓰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자 과거에 비판적 지지자라고 불렀던 이런 부류를 현재는 밭갈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진짜 지지자냐 아니면 밭갈이냐의 논쟁은 현시대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 문화 지형에서 가장 치열하게 지지자들끼리 벌이는 충돌 중 하나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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