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07 02:04:11

블루크

판타지 소설 로도스도 전설의 등장인물.

로도스도 전설 본편에서는 사정상 별로 등장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외전 <태양의 왕자, 달의 공주>.[1]

본작의 주인공인 나셀의 아버지로, 모스의 소국인 스커드의 왕이자 로도스 전역에 휘몰아친 마신전쟁의 원흉이 되는 인물이다.

문무를 겸비한[2] 왕으로써 약소국인 스커드를 다른 대국들 사이에서 잘 지켜내지만, 번번히 맹주국가인 베논의 왕에게 합병의 압력을 받으며 약소국 출신의 한계에 좌절한다. 그러던 중 아들 나셀의 엄청난 그릇을 알아보고 나셀로 하여금 모스를 통일하고, 나아가 로도스 전역을 통일할 영웅왕으로 내세울 야심을 가지고 로도스 최고의 전사와 마법사로 이름높은 벨드 워트를 초빙하여 아들의 스승으로 삼는다.

그러나 불치병에 걸려 수명이 몇 년 남지 않은 데다, 베논의 압력이 점점 거세지자 스커드를 지키고 죽기 전에 나셀이 영웅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가장 깊은 미궁'에 봉인돼있던 마신왕과 마신군단을 해방하여 스스로 그 무리를 거느리고 로도스 전역을 지배할 계획을 꾸민다.[3] 블루크 자신이 악역이 되고, 아들 나셀이 마신왕과 자신을 무찌르면서 로도스 최고의 영웅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딸 리나 공주를 제물로 마신왕을 해방하는데 성공하나, 전혀 생각치 못한 이유[4][5]로 마신왕을 통제하는데 실패하고 마신왕에게 죽임을 당한다.[6]

그리고 풀려난 마신들에 의해 로도스에는 헬게이트가 열리게 되는데...

다만 마신 해방이 성급한 판단이었던 것과는 별개로 블루크 왕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타당한 이유들이 있기는 했다.
베논과 전쟁이 발생하면 나셀의 외가인 하이랜드 공국의 도와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용의 맹약에 따른 불간섭 원칙 때문에 결국에는 일회용에 그칠 테고, 드워프 왕국인 돌의 왕국의 군사 원조는 장기전이 될 경우 인간들의 일 같은 건 복잡하다며 꺼리는 드워프족은 중간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고[7] 설사 전쟁에서 유리를 점한다고 해도 지리 문제로 모스를 단기간에 통일하지 않는 이상 타국과의 교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하기 전에 나라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워트는 블루크의 이러한 판단을 오판으로 여겼다. 베논과의 전쟁 가능성을 비롯한 각종 난국은 자신과 벨드가 협력하고 하이랜드, 돌의 왕국등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충분히 극복하면서 나셀이 장성할 때 까지 버틸 수 있고, 나셀이 장성한 이후에는 그를 앞장세워 역으로 모스를 통일하고 더 나아가 로도스까지 통일하는 행보에 나설 생각이었던 것. 이에 대해 워트는 블루크가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게 된 원인이 얼마 남지 않은 수명으로 인한 조급함+어중간하게 똑똑한 사람이 빠지기 쉬운 비관주의의 함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배경 세계의 특성상 마법사(소서러/sorcerer)는 현자(세이지/sage)이기도 하므로 워트의 지능이 블루크보다 더 높고, 따라서 워트의 판단이 옳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어쨌거나 본래는 출중한 능력과 지도자에 걸맞는 인품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여러모로 최악의 상황에서 그릇된 판단을 하고 최악의 선택으로 인해 최악의 결과와 죽음을 맞는 비운의 캐릭터. 물론 본인의 야심으로 인한 자업자득이 크지만 말이다.


[1] 태양의 왕자는 나셀, 달의 공주는 리나를 말한다. 블루크 왕의 인물됨과 고뇌, 마신왕을 해방하기까지의 과정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2] 하이랜드 공국이 주최한 검술시합에서 최종전까지 진출하여 그 유명한 마이센에게 패했다. 블루크를 모스 내에서 무력으로 당할 자는 손으로 꼽을 정도라는 작중 설명과 함께 소국 스커드를 대국들의 위협 속에 잘 지켜낸 것으로 보아 정치적 수완도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작중 묘사를 보면 마신왕의 미궁을 리나를 지키면서 단신으로 돌파하였다. 또한 벨드와 워트가 블루크의 인물됨을 보고 순순히 초빙에 응할 정도니 과연 그 아비에 그 아들. 근데 왜 그랬니 [3] 운명 같게도 블루크는 어떤 모험가가 구해 바친 "마신왕의 서"를 가졌고 그 고서를 해석할 수 있는 워트, 제물로 바칠 자식인 리나 공주도 딱 맞게 있었다. [4] 마신왕의 해방자는 바친 제물의 혈육이어야만 마신왕을 통제할 수 있는데, 친딸로 믿었던 리나 공주는 사실 사생활이 문란했던 후궁의 간통으로 태어난 자식이었다. 블루크는 간통사실은 알았지만 리나 공주가 자신의 친딸이 아닐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듯. 이 사실은 리나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5] 리나 공주의 경우 아버지가 자신을 제물로 바칠것이라고 하는데도 그게 오빠를 위한 것이라고 하니 "넹 좋아요~" 하고 쫄랑쫄랑 순순히 따라갔다는 골때리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그녀가 (의붓)오빠를 위해 죽음까지 서슴치 않았던 이유는 나셀을 이성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이것이 어머니인 나타샤의 음란한 피를 이어받았다는 복선이라고 한다. [6] 마신왕의 무기이자, 마신왕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소울크래쉬의 첫번째 희생자로 영혼이 흡수당하게 된다. [7] 하지만 이건 블루크의 생각이었을 뿐, 에일의 맹세를 굉장히 존중하는 프레베의 성향을 생각하면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