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문 배경
벨코즈가 룬테라에 나타난 첫 번째 공허 태생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벨코즈만큼 잔혹하면서 계산적인 지성체는 이제껏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공허태생들은 주변의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고 부패시키지만, 벨코즈는 현실 세계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 사는 호전적이고 낯선 생명체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연구하여 공허가 이용할 수 있는 약점을 찾아낸다. 그렇다고 벨코즈가 그저 수동적인 관찰자라는 말은 아니다. 위협을 느끼면 치명적인 플라즈마 광선을 발사하거나 세상의 구성 자체를 분열시키는 방식으로 반격하기 때문이다. |
2. 장문 배경
벨코즈라는 무시무시한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시자가 누구인지, 이들이 어떻게 현실 세계의 눈을 피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물질계 너머, 그 아래에는 심연이라는 형언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곳이 있다. 이곳은 공허의 영역이며 필멸자든 불멸의 존재든 누구도 이곳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러한 차원이 생겨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공허는 존재할 뿐이며 무한하고 모든 것을 흡수한다. 이 차갑고 무한한 어둠에서는 모든 것이 평등하고 텅 비어있다. 영겁의 시간 동안 그 사실에는 순수함이 내재되어 있었다. 별 의미가 없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공허는 평화로운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다 공허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존재라는 변화였다. 존재 자체는 어둠을 표류하는 차갑고, 거대하며, 형태가 없는 개체들을 자극했다. 그전까지 개체들은 자신들의 감각성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했지만, 이제 변덕스럽고 압도적인 창조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창조가 넘치는 다른 차원을 증오하고 파괴하려 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시하며 분석했다. 주시자들은 곧 주시하던 존재들이 반대로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에게 관심을 보인 필멸의 존재들은 단지 심연의 언저리를 떠다니는 하찮은 먼지와 같았다. 하지만 주시자들은 이들에게서 물질계를 침략하고 파괴하여 공허 너머의 요동치는 생명의 힘을 잠재울 기회를 포착했다. 대담한 주시자들은 공허의 장막을 찢고 위로 올라왔지만 현실과 공허 사이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순식간에 공허에는 없었던 시간, 온기, 고통이 찾아왔다… 그리고 남은 것은 차디찬 냉기뿐이었다. 통로가 닫히고 수십에 달하는 주시자들이 두 차원 사이에 갇혔고 그 과정에서 얼어 버렸다. 공허에 남아 있던 이들은 움츠러들었다.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배신을 당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상황에 적응했다. 물질계에 도착한 주시자들은 그 세계를 구성하는 투박한 물질의 형태를 만들어 오염시키고 의식을 불어 넣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최초의 공허 태생이었다. 이들은 그들을 만든 주인의 눈과 귀가 되었으며, 존재들의 악몽 속을 떠돌며 듣고, 보고, 배웠다. 이 중 특출난 창조물이 있었다. 아마 가장 오래된 공허 태생으로, 심연의 밖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낸 창조물이었다. 이 창조물과 마주치는 불행을 겪은 자들은 그를 수많은 이름으로 불렀다. 이케시아가 전투에서 공허를 불러내기 몇천 년 전, 고대 슈리마에서는 지하 세계에서 올라와 현자의 꿈을 훔치는 벨코즈라는 이름의 악마를 두려워했다. 이 이름을 현대 언어로 정확히 번역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뜻은 ‘해체하여 분석하는 자’이다. 벨코즈는 지식을 갈망하며 세계 구석구석을 누볐다. 교활하고 치밀한 벨코즈는 문명의 흥망성쇠를 조용히 지켜봤으며, 수 세기 동안 해저의 비밀을 파헤치고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해 예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룬테라에 균열을 만들어 자신이 모은 지식을 주시자들에게 전달한다. 수호자들은 이런 정보를 흡수해 그의 앞길을 막는 필멸의 존재들을 가차 없이 섬멸한다. 공허는 영원하며 모든 것을 흡수할 것이다. |
3. 차원이 다른 굶주림
나는 아내에게 입을 맞추고 어깨에 창을 걸친 채 동료들과 마을을 떠났다. 이제 막 떠오른 아침 해가 토코골의 울창한 숲을 내리쬈고 우리 여섯 명은 오래된 흙길을 따라 관측소로 향했다. 다음 달이 뜨기 전까지 경계 근무를 선 후 다른 창병들과 교대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짐이 많지는 않았다. 토코골은 녹서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었는데, 최근 잦아진 녹서스의 도발에 마을의 장로들이 경계를 강화했다. 관측소로 가는 짧은 여정 동안 다행히 아무런 사고도 없었다. 거의 반나절을 걷자 초소가 눈에 들어왔다. 봉화대에서 나오는 가느다란 흰 연기가 우리를 반겼다. 동료들 사이의 분위기는 밝았고 우리는 가벼운 담소를 나눴다. 우리의 임무는 국경 지역의 동태를 감시하는 것이었지만 토코골은 전쟁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초소에 도착했을 때 방책으로 들어가는 문의 빗장이 열려 있었다. 억지로 열거나 부순 흔적은 없었다. 순간 등에 소름이 끼치는 듯한 묘한 기분이 엄습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세 명씩 두 열로 작은 수비진을 만들고 방책 안으로 들어갔다. 딱 봐도 녹서스의 소행인 것을 알 수 있는 파괴와 학살의 현장을 예상하며.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초소 내부는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타닥거리는 모닥불의 불씨 위로 솥이 걸려 있었고 안에는 음식도 들어 있었다. 널어놓은 옷가지들과 간밤에 걸어놓은 등불도 보였다. 우리는 경계심과 당혹스러움에 서로를 쳐다보았다. 마치 사람들만 싹 증발해버린 것 같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벨이 속삭였다. 우리는 각자 대형을 벗어나 생존자를 찾아 나섰다. “포로로 잡혀간 건가?” 울리크가 물었다. 나는 벽 쪽으로 다가갔다. 방책의 버팀목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손가락으로 살짝 만졌을 뿐인데도 가루가 되어 부서지며 안에 있던 매끄러운 부분이 드러났다. 다른 동료들도 초소 곳곳에서 비슷한 흔적을 찾아냈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이쪽이에요!” 누군가 소리치자 우리는 순간 몸을 웅크렸다. 아프론이었다. 우리는 그에게 달려갔고 그의 발밑에는 시체가 있었다. “할린이에요.” 그가 우리 쪽을 보며 말했다. “무두장이 아들이요.” 창백한 얼굴의 젊은이가 몸을 웅크린 채 옆으로 누워있었다. 피나 상처와 같은 싸움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칼을 꺼내고 쪼그려 앉아 할린의 콧구멍 밑에 댔다. 추운 날이어서 미세한 콧김이 천천히, 불규칙적으로 칼날을 뿌옇게 만들었다. “아직 살아 있어.” 나는 할린의 어깨에 손을 뻗으며 말했다. 그의 몸을 돌려 눕히자 모두 펄쩍 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오른쪽 눈은 초점을 잃은 채 하늘을 향해 있었다. 의식은 있어 보이는 상태였다. 하지만 깜짝 놀란 건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신이시여.” 울리크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프론이 액땜을 위해 침을 뱉었고 우리도 침을 뱉었다. 할린의 왼쪽 눈이 있던 자리에는 검은 구멍만이 남아있었다. 그전까지 수많은 전투에서 창이나 칼의 위력을 봐왔지만, 저런 상처를 내는 무기는 없었다. 격렬한 전투 도중에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상처가 너무 깔끔하고 정교했다. 끔찍한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할린의 얼굴에서는 고통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의 소행이지?” 벨이 따지듯 말했다. “짐승? 전염병?” 전염병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두 몸을 움츠렸다. “전염병은 아냐.” 카에르가 얼굴을 찌푸린채 옆구리에 차고 있던 약초와 약제가 든 가방을 찾으며 말했다. “곪은 흔적이 없어. 병은 아니야.” “다른 사람들이 있나 찾아봐.” 벨이 지시했다. “서둘러.”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생선을 팔거나 쇠를 두드리던 마을 사람들이었다. 모두 왼쪽 눈에 기괴한 상처가 있었고 하나 같이 경직된 자세로 누워 있었다. 평온한 표정이었기에 더욱 소름이 끼쳤다. 아프론이 벨을 쳐다보며 물었다. “이제 어쩌죠?” “사람들에게 알려야지.” 울리크가 말했다. “뭘?” 카에르가 물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데 뭘 알려?” 우리는 서로 목소리를 높여가며 언쟁을 벌였다. 순간 연기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잠깐.” 동료들이 말다툼을 멈추고 내 쪽을 응시했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모두 이렇게 되었다면...” 나는 뒤쪽에 있는 봉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불은 대체 누가…” 순간 눈깜짝할 사이에 울리크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강렬한 빛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얼핏 거대한 검은 형체가 보였다. 동료들의 입에서 욕설과 기도, 저주가 흘러 나왔다. 가죽 채찍을 휘두르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나자 모두 조용해지더니 곧이어 엄청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제대로 앞이 보일 때 즈음 나는 바닥에 누워있었다. 고개를 들어 몸을 내려다보니 부러진 두 다리가 아무렇게나 벌려져 있었다. 같이 온 다른 동료들, 내 형제와 친구들도 모두 하늘을 보고 누워있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고개를 돌렸다. 갓 16살이 된 아프론이 괴물 밑에 깔려 신음하고 있었고 그의 몸 전체는 강렬한 보라색 빛에 둘러싸여 있었다. 괴물이 아프론의 향해 촉수를 뻗자 그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비명은 곧 멈추었고 괴물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모든 것을 흡수했다. 괴물은 사악한 눈으로 내 쪽을 바라봤다. 괴물은 순식간에 나를 덮쳤다. 괴물의 부풀어 오른 외눈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굶주림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살과 뼈가 아닌, 더욱 심오한 무언가를 갈망하는 것 같았다. 나의 영혼은 무자비한 굶주림을 채우려는 심연 앞에서 비틀... 이럴 순 없다. 나는 토코골의 전사이자 창으로 칭해지는 헤니스 키단이다. 괴물에게 죽을지언정 비명은 지르지 않겠다. 그런데... 왜 고통이 없을… 내 분석 과정에 고통은 없다. 원한다면 육체적 고통을 줄 수 있겠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는 고통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배웠기 때문이다. 이 생물의 정보는 모든 지식과 마찬가지로 귀중하다. 정착지, 상호 작용, 계급 제도, 종의 암컷과 번식...이 생물은 내 분석에 저항하고 있지만, 이정도 저항은 간단하게 무너뜨릴 수 있다. 더 이상 흡수할 것이 없기에 모아둔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내 아래 균열은 진정한 세계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통로이다. 이 세계에 거주하는 생명체들은 우리의 세계를 공허라고 부른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시적 표현은 나의 임무 달성이 얼마나 멀었는지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곳은 강력한 힘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 차있다. 나는 그것들을 모두 흡수하여 앞으로도 계속 정보를 전달할 것이다. 받아들인다. 흡수한다. 그리고 배운다. |
4. 심연의 눈
리산드라/배경 문서 참조.5. 구 설정
5.1. 구 단문 배경
특유의 강력한 촉수로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하는, ‘공허의 눈’이라는 별칭을 가진 벨코즈. 그가 룬테라를 탐험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다. 바로 이곳의 모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여기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벨코즈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분해 광선 공격을 퍼붓는다. 그러고 나면 고개를 들어 죽 분석한 후 어마어마한 양의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벨코즈가 왜 이토록 지식 습득에 집착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룬테라의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알아내 이곳을 하루 빨리 멸망시키기 위한 것은 아닌지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
5.2. 파괴의 도구
강렬한 빛이 시신경을 찌르자 천천히 의식이 회복된다. 빛에 적응하기 위해 눈꺼풀을 열고 닫는다. 껌뻑, 껌뻑, 껌뻑. 반복한다. 세상이 선명해진다. 관찰은 이미 시작되었다. 가까운 곳에서 분주한 기척이 느껴진다. 킁킁, 킁킁,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체 모를 생명체 하나가 앞발을 들고 내 냄새를 맡고 있다. 조그맣다. 흰색이다. 꽤 흥미로운 생명체로군. 용도가 궁금해졌다. 분석을 시작한다. 선홍빛 섬광이 뿜어져 나온다. 녀석이 부들부들 떨던 자리엔 이제 먼지 더미만 남았다. 포유류다. 야행성이고, 청각이 극도로 발달했다. 몹시 연약한 편이지만 번식력만큼은 엄청나다. 잠깐, 그런데 설마. 이게 전부인가? 실로 단순한 생명체로군. 이것보단 가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것은 하등 쓸모가 없다. 오로지 깊이 있고 심오한 지식만이 나를 흥분시킬 수 있다. 나와 함께 떠도는 놈들은 미개하다. 사냥하고 먹고, 사냥하고 먹을 뿐이다. 나는 먹기 위해 먹지 않는다. 나는 습득하기 위해 먹는다. 필요한 정보라면, 복잡하고 매력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시킬 것이다. 어떻게든 소유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당도한 도시는 이상하다.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의 도시인데 탑 하나만 무너지지 않고 서 있다. 누가 보호했을 것이다. 혹은 일부러 부수지 않았을 것이다. 깨끗하고 온전하다. 건물의 잔해 위로 눈을 돌리자 분석이 시작된다. 위대한 마법의 힘이 느껴진다. 마법의 도시였던 모양이다. 그러니 이렇게 참혹할 정도로 파괴된 것도 놀랍지 않다. 다른 놈들은 이 도시의 비밀에 관심이 없다. 미개한 놈들, 끊임없이 먹이를 탐할 뿐이다. 나는 탑 안으로 들어간다.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그 중 하나를 관찰한다. 선홍빛 섬광이 반짝인다. 또다시 먼지 더미만 남는다. 흥미롭다. 시간을 왜곡시킬 수 있는 도구라니. 기묘하다. 생각지도 못했다. 탑의 주인은 부재중.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남겨진 물건들은 최소한 한 번씩 다른 시공간을 거쳤던 것으로 파악됨. 구조상의 복잡도는 물체마다 차이가 있음. 다만 그 탁월함은 구조상의 복잡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위대하다. 이 세계에서 보았던 그 어떤 것보다도 인상적이다. 이 탑의 주인이었던 자는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이다. 지식을. 엄청난 지식, 심오한 지식, 필요한 지식이다. 찾아야 한다. 이 도시를 벗어나야 한다. 탑을 막 떠나려는 찰나, 미개한 놈들이 탑의 입구로 몰려든다. 아직도 굶주림을 해결하지 못한 것일까? 마주치는 족족 죄다 망가뜨려왔던 것처럼 이 탑도 파괴해버릴 모양이다. 그러나 이 세상엔 공허가 집어삼켜서는 안 될 것들도 엄연히 존재하는 법. 너희는 내 계획에 방해만 될 뿐이다. 촉수를 뜨겁게 달구자 끝이 백색으로 타오른다. 촉수를 들어 단번에 내려치자 번개가 곡선을 그리며 첫 번째 놈을 관통한다. 뒤로 나동그라진 그 놈을 향해 세 개의 촉수를 모두 뻗는다. 촉수와 촉수 사이에서 불꽃이 인다. 대기가 끓기 시작한다. 놈의 비명이 신음소리로 바뀐다. 곧 조용해진다. 다른 두 놈이 달아나기 시작한다.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아차린 모양이군. 참 빨리도 알아차렸다. 눈을 부릅뜬다. 달아나는 놈들을 향해 광선을 발사한다. 미개한 놈들. 한 줌의 재가 되었다. 공허 태생 생물의 녹는점은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지식이 다 흥미로운 것은 아니다. 흥미로운 것은 내가 배고프다는 사실이다.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허기. 이것이 굶주림인가? 이제 알았다. 궁극의 지식이 존재한다. 그 지식을 가지고야 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