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황모과 단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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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SF |
저자 | 황모과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1.06.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1.6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575000001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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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황모과가 2021년 6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스타트업 기획자인 주인공이 친구들과 함께 우연히 전국민 통합계좌를 손에 넣고 얼굴과 계좌의 잔고수치를 동기화시켜,
사람들의 얼굴 위로 그 사람의 ‘통장 잔고’가 함께 떠오르는 어플을 개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생활밀착형 SF.
중국에 넘어간 우리나라 전 국민의 통합계좌 정보를 손에 넣은 건 정말 우연이었어.
전 국민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야 이미 다 털린 상태니 어느 정도는 예상한 일이었지.
이걸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빈 지갑을 파출소에 가져다주는 애매한 상황이었지.
들여다보니 데이터는 꽤 최근 것이었어.
내 계좌를 검색해보니 세 군데 주거래 은행의 합산 잔고가 깔끔하게 뜨는 게 아니겠어?
다 더해봐야 몇만 원도 안 되는 단출한 숫자라 보기 참 민망하더군.
끼리끼리 어울린다더니 우린 역시 친구였어.
은욱과 미진의 상황도 마찬가지라, 어이쿠 너도 그 모양이냐, 하녀 서로를 위해 머쓱해 할 수 있었지.
처음엔 그저 재미로 데이터를 들여다보았어. 잔고 순서대로 사람들을 분류해보았어.
상위 몇 프로니 중산층이니 하는 표현들이 얼마나 헛소리인지 눈으로 확인했어.
손에 꼽을 정도의 극소수가 그냥 전부를 다 가졌다고 말해도 좋을 분포도였으니까.
“이게 전부는 아닐 거야.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미성년자도 있고 현금만 써서 계좌가 없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이 통합계좌 정보가 파악하지 못한 흩어진 계좌도 있을 거야.
게다가 부동산이나 주식도 있으니 이 데이터가 부의 유일한 기준일 수는 없지.”
은옥은 데이터가 허술하다는 점에 애써 집중했지만 유효 경제 인구수에 가까운 규모라는 건 딱 봐도 한눈에 보였어.
대략적인 경향을 파악하기엔 꽤 의미 있었지.
우리는 좀 더 대범한 일을 생각했어. 이래 봬도 내가 스타트업 기획자잖아?
SNS와 동사무소 전산망을 해킹해 전 국민 사진 데이터를 다운로드했어.
알지?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공익근무 친구 하나만 있으면 다 뚫리는 거.
아, 물론 남을 협박하는 건 범죄라고.
우리는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잔고, 주민등록번호와 사진을 매핑시켰어.
그리고 전용 앱을 만들어 얼굴 인식 기술을 연동시켰지.
앱을 켜고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시키면 화면 속 사람들 머리 위로 잔고가 표시되었어.
나는 앱으로 은욱을 비춘 뒤 외쳤어.
“이거 멋진데! 네 지갑 속이 훤히 보여!
이걸로 널 보는 사람이라면 차마 너한테 밥 사달라곤 못 하겠다, 야!”
그게 내 기획의 시작이었어.
처음엔 앱 이름을 ‘유리 지갑’이라고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지.
<밸런스> 본문 중에서
전 국민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야 이미 다 털린 상태니 어느 정도는 예상한 일이었지.
이걸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빈 지갑을 파출소에 가져다주는 애매한 상황이었지.
들여다보니 데이터는 꽤 최근 것이었어.
내 계좌를 검색해보니 세 군데 주거래 은행의 합산 잔고가 깔끔하게 뜨는 게 아니겠어?
다 더해봐야 몇만 원도 안 되는 단출한 숫자라 보기 참 민망하더군.
끼리끼리 어울린다더니 우린 역시 친구였어.
은욱과 미진의 상황도 마찬가지라, 어이쿠 너도 그 모양이냐, 하녀 서로를 위해 머쓱해 할 수 있었지.
처음엔 그저 재미로 데이터를 들여다보았어. 잔고 순서대로 사람들을 분류해보았어.
상위 몇 프로니 중산층이니 하는 표현들이 얼마나 헛소리인지 눈으로 확인했어.
손에 꼽을 정도의 극소수가 그냥 전부를 다 가졌다고 말해도 좋을 분포도였으니까.
“이게 전부는 아닐 거야.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미성년자도 있고 현금만 써서 계좌가 없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이 통합계좌 정보가 파악하지 못한 흩어진 계좌도 있을 거야.
게다가 부동산이나 주식도 있으니 이 데이터가 부의 유일한 기준일 수는 없지.”
은옥은 데이터가 허술하다는 점에 애써 집중했지만 유효 경제 인구수에 가까운 규모라는 건 딱 봐도 한눈에 보였어.
대략적인 경향을 파악하기엔 꽤 의미 있었지.
우리는 좀 더 대범한 일을 생각했어. 이래 봬도 내가 스타트업 기획자잖아?
SNS와 동사무소 전산망을 해킹해 전 국민 사진 데이터를 다운로드했어.
알지?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공익근무 친구 하나만 있으면 다 뚫리는 거.
아, 물론 남을 협박하는 건 범죄라고.
우리는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잔고, 주민등록번호와 사진을 매핑시켰어.
그리고 전용 앱을 만들어 얼굴 인식 기술을 연동시켰지.
앱을 켜고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시키면 화면 속 사람들 머리 위로 잔고가 표시되었어.
나는 앱으로 은욱을 비춘 뒤 외쳤어.
“이거 멋진데! 네 지갑 속이 훤히 보여!
이걸로 널 보는 사람이라면 차마 너한테 밥 사달라곤 못 하겠다, 야!”
그게 내 기획의 시작이었어.
처음엔 앱 이름을 ‘유리 지갑’이라고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지.
<밸런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