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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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블로거가 작성한 백강고시체의 예시 |
서예가 이태희가 고시생들을 위해 만든 서체. 이태희의 호인 '백강'을 따서 백강고시체라고 부른다.
2. 상세
기존의 정자체가 미적인 아름다움이 있지만 빠른 시간에 많은 분량을 써야 하는 고시 시험장의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에 빠르고 가독성 있게 쓸 수 있는 서체를 개발했다. 자신이 쓴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한글 글씨 쓰기 교수·학습 연구: 한글 필기 글씨체 연구와 교정 지도에 관하여」(1997) #를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전반적으로 글씨가 오른쪽 위를 향하고 있으며, 세로획을 짧게 써서 한 장에 많은 글씨를 쓸 수 있도록 했고, 알아보기 쉽도록 자음을 크게 쓰는 특징이 있다. 또한 ' ㅈ'와의 구분을 위해 ' ㄹ'은 반드시 3획에, ' ㅇ'과의 구분을 위해 ' ㅁ'의 오른쪽 부분의 삐침을 강조해 세모꼴에 가깝게 쓰는 등 상술했듯 필기속도와 가독성을 중시한 서체. 특히 ' ㅂ'자를 쓸 때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은 시험공부 및 실무를 가리지 않고 ' 법'이 들어가는 단어를 밥 먹는 것보다도 더 자주 써야 하는 상황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1]
최근에는 사법시험의 폐지, 무엇보다 디지털화로 손글씨를 쓸 일 자체가 줄어들며 이전만큼 존재감이 있지는 않다. 그래도 여전히 논술형이 포함된 고시류 시험 수험생들( 5급 공채, 공인회계사시험 등)에게는 인지도가 있다. 악필은 답안 가독성에 심한 문제를 낳기에 글씨교정을 생각하는 악필 고시생들에겐 필수요소급으로 여겨진다.
관련 서적으로는 백강문자연구원이라는 출판사에서 낸 『백강 고시체 교수·학습』(2008)이라는 책이 있는데, 오래되긴 했어도 구매는 인터넷으로 아직도 가능하다. 표지에 '성인 글씨 교정 및 답안지 축지법 수련'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글씨체 연습이야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것이고 대단한 업데이트가 있던 것도 아니기에 책이 오래되었다 해서 내용이 문제있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 문제 등이 있으므로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시생 출신들은 대부분 이 글씨체를 쓰기에 고시출신이 많은 정계 인사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글씨체. 정석적인 고시체를 쓰는 인물로 법조인 출신인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이 있다. 정치인이라도 의사·기업인·교수 출신인 안철수는 필체가 동글동글하다. 윤석열은 사법시험을 무려 9수나 했음에도 손글씨에서 고시체의 특징이 잘 묻어나지 않는 특이한 사례. 반대로 박근혜는 고시 출신이 아님에도 필체에서 고시체의 특징이 묻어나고, 이명박 또한 고시 출신이 아님에도 모음에서 고시체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름은 고시체고 실제 고시생들이 많이 구사하는 필기체이지만, 고시생이 아닌 사람이 구사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상술했듯 이명박, 박근혜. 지금도 사실 고시생이 대부분 그렇지만 예전 고시생들은 기본적으로 엘리트 출신이 많고 또 고시를 통과해서 고위관료나 판검사, 정치인 등이 되는 비율도 높아 사회지도층이 된다. 참고로 악명 높은 고문기술자인 이근안도 이 글씨체를 썼다.
그러다 보니 상류층이나 지식인, 엘리트들이 쓰는 품위 있는 글씨체라는 이미지가 강해 예전 세대 사람들은 간지 때문에 고시 출신이 아니어도 백강고시체를 연습해서 구사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사실 딱히 고시 목적이 아니더라도 필기 속도가 빠른데다 가독성도 좋아서 다용도로 굉장히 쓸모있고 편리한 글씨체이기도 하다. 또한 상술했듯이 악필들이 악필을 교정하기 위해서 배우기도 한다.
[1]
'법'을 정자로 쓰면 ㅂ(4)+ㅓ(2)+ㅂ(4)=무려 10획이나 되는데 백강고시체로 쓰면 불과 4획으로 절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