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erya Gromoz. 미니어처 게임 인피니티에 등장하는 용병 캐릭터.
1. 배경
판오세아니아에서 아텍[1]으로 살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부모가 세계 경제체제의 소위 진보 아래 짓밟혀 사는 평범한 자영업자라면 말이다. 특히나 주변에 흥미로운 장소라고는 군 소속 기술자로 가득 찬 인공위성 추적기지 밖에 없는 알바니아 산골 깊숙한 곳의 외딴 마을에서 산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하여 열다섯 살이 된 발레리아는 앞으로 고등교육 같은 건 추호도 기대할 수도 없었고, 앞길에 남은 건 웨이트리스나 창녀가 되거나, 아니면 그 둘 다 되는 것 밖에 없다는 소리나 듣는 신세였다.발레리아는 우선 웨이트리스로 시작하기로 했고, 덕분에 위성 추적기지의 기술자들과 안면을 틀게 됐다. 어쩌면 그들 중 하나를 남자친구로 삼아 이 막장 인생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기술자들이란 자기 일에 대해 떠들길 무엇보다 좋아하는 족속들이고, 발레리아는 그들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며 질문을 하곤 했다. 그리고 어느새 발레리아의 지식은 점점 더 쌓여가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더 없을 지경이 됐다.
그 시점에서 발레리아는 반절은 선물로 받은 거고, 남은 발전은 통신 주문한 물건들로 이루어진 자기 장비를 챙겼다. 그리고는 몇 년 동안 남자 친구들에게서 훔친 수 페타 바이트의 군용 소프트웨어와 그동안 모은 저축한 돈을 모조리 챙겨 넣고서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로 향했다. 티라나에서 동아프리카 궤도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여행 동안은 드루즈 회 아래서 일했다.
궤도 엘리베이터는 일거리를 찾는데 최고의 장소다. 특히나 주머니가 정보전 소프트웨어로 가득 찬 초보 해커라면 말이다. 발레리아는 일당쟁이 스크립트 기사로 시작했지만, 이후 노매드 외인부대에서 5년간 복무하며 자신에게 부족했던 군사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다음 3년 동안은 하퀴슬람 해적들과 함께 하면서 진짜 현실에서 구르는 게 뭔지를 배웠다.
뛰어난 복무 성과와 그동안 어렵사리 쌓아올린 명성 덕에 발레리아는 이제 더 이상 중계업자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결정했다. 그게 바로 발레리아가 프리랜서 해커가 된 이유다. 엮일 일도 없고, 묶일 일도 없다. 그저 살이 피둥피둥 오르는 통장 잔고와 워드라이버들 사이에서 높아져만 가는 악명뿐이다.
지금의 발레리아 그로모즈는 먼 옛날의 아텍 소녀으로부터 참 먼 길을 걸어왔지만, 그 마음에 거짓된 희망 따위를 품지는 않는다. 발레리아는 자기가 위험한 직업에 종사한다는 것도, 이 바닥에서 놀다가는 언젠가 죽음이 찾아와 대가를 치른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니 발레리아에게서 의뢰비를 깎는다는 건 생각지도 마라.
2. 성능
[1]
정보화에서 도태된 판오세아니아의 빈민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