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39년 김기림이 발표한 시이다. 흰 나비가 바다를 보고 젖과 꿀이 흐르는 청무우밭인 줄 알았더니 바다여서 절망하게 된다는 내용이다.2. 전문
바다와 나비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3. 해설
일본의 문인이었던 안자이 후유에(安西冬衛 1898~1965)의 단시(短詩) 「봄」의 영향을 받았다. 본래 안자이 후유에의 「봄」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시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나비 한 마리가 달단해협(
타타르 해협)을 건너 갔다.
「봄」의 나비는 날개도 작고 가냘프지만 장하게도 바다를 건너 대륙으로 가는 데 성공한다. 애석하게도,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에 나오는 나비는 그렇지 않다. 바다가 도무지 무섭지 않아 청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가지만, 거대한 바다의 물결에 젖어 지쳐 돌아오게 된다.
이 시는 7차 교육과정 중학교 3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1930년대 지식인 들 중에는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새로운 근대 문명을 과도하게 선망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결국 근대 문명이 생각과는 달리 이상적인 것이 아님을 알고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무작정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섰던 우리의 지식인들은 근대 문명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압도되어 좌절하거나 절망했던 것이다. 출처 : EBS 인터넷 수능(2016 수능 대비) 문학 B형 p.33 문제 3 보기 |
시에는 전반적으로 색채 대비(청색과 흰색)가 잘 나타나고 있다.
다만 실제 나비의 날개는 나비분이라는 가루가 묻어 있어 방수가 되어 있고 때문에 바다를 건너는 나비들은 지치면 잠시 바다에 날개를 펼치고 앉아 쉬기도 한다. 즉 이 시처럼 나비 날개가 바다에 젖지는 않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 2023 월드 챔피언십에서 중국 해설이 중국팀들이 T1의 우승을 막지 못한데 대해 "마치 나비가 바다를 건널 수 없는 것 처럼, 그 누구도 탓 할수 없는 일입니다."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