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4 18:54:24

미학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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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누나 진은숙
저서 미학 오디세이 ·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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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미학오디세이.png
서적 정보 (20주년 기념판)
지은이 진중권
출판사 휴머니스트
ISBN 978-89-5862-677-0 (세트)
978-89-5862-678-7 (1권)
978-89-5862-679-4 (2권)
978-89-5862-680-0 (3권)
1. 개요2.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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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미학 오디세이 1994년에 나온 진중권의 저서다.

국내에 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소수인데, 그 중 진중권이 쓴 책이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문체로 써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책이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미학"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미학이라는 단어가 좀 낯설지만 "예술학"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실제 미학은 예술과 철학이 어우러진 부분이 중요하고 역사학적인 부분도 포함되는 거라서 엄밀히 말할때 미학을 딱 예술학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만 소재가 예술이라 예술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비슷하다. 정확히 말하면 미학에서 실증주의 성향을 가진 예술학이 튀어나온것이다. 그렇게 구분은 해놓지만 보통 예술학과 미학을 동시에 배우는 경우가 많다. 즉, 어떤 대학이나 학파의 경우 예술학이라고 따로 있으니 미학과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오래 미학을 연구한 전공교수조차 미학과 예술학이 무슨 차이이며 그걸 가능하게 하는 예술학만의 독자적 성과가 과연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는 얘길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문외한 입장에서 크게 구분할 이유도 없다. 즉 인류가 아름다움을 어떻게 발견했는가, 그리고 어떻게 인식했으며 어떠한 마음으로 추구하여 발전시켰는가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단순히 글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 각 챕터별로 주제가 있으며 그와 관련된(혹은 관련되지 않은) 그림이 첨부되어 있다. 그저 주제의식을 부각시키기 위한 용도로 간혹 등장하기도 한다. "사물의 특징을 강조한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진중권의 친척 딸이 그린 그림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챕터 중간중간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 재미있으면서도 상당히 골때린다. 단순히 설명하면 독자가 피곤할까봐(…) 두 사람이 그 당시의 예술이 어떠했는지와 오류, 반박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는데, 정말 쿨하고 빈정거리는 플라톤과 지식이 많은데도 플라톤을 넘지 못해서 낑낑대는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우리가 아는 것과 너무 다른 고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시간여행까지 하기도 한다(!). 설정상 원래 그림인 아테네 학당에서 튀어나와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각 시대의 예술에 대해 토론불평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중에서 그들이 첫 등장할 무렵엔 창조주(?)인 라파엘로가 그들을 막아서기도 하고, 플라톤은 현대의 정신과 의사와 서로 정신병자라며 지식배틀을 벌이기도 한다. 이 정신과 의사의 정체는 사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초기 모습이다. 게다가 3권에서는 디오게네스가 합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자주 공격한다.

각 권마다 특정한 화가(1권- 에셔, 2권- 마그리트, 3권-피라네시)의 소개와 작품들을 예시로 들면서 각 챕터의 주제를 설명하는 것도 특징. 시대순으로 주요 주제가 바뀌는데 1권은 주로 그리스 로마시대에서부터 스콜라 철학을 포함하는 중대 미학까지를 다루고 있고, 2권은 근대미학, 3권은 보르헤스의 소설을 중심으로 설명되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다루고있다. 재미있는 것은 정작 권의 특정한 화가들의 시대는 정 반대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에셔는 현대에 가깝고 피라네시는 1700대 판화가다.

예술과 철학 관련 서적으로는 좋지만 처음 읽을 땐 이해가 상당히 안 될 만큼 빡빡하며(구판 기준) 특히 철학이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2권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럴 때는 억지로 두 번, 세 번 읽는 것보다 미술사, 철학사 교양서 등을 찾아 읽어보고 약간의 배경지식을 안 뒤에 다시 읽는 게 효과적이다. 그래도 구어체로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어서 철학책치고는 읽기가 편한 편. 읽다보면 이념에 대한 진중권 특유의 똘끼어린 비판도 종종 보인다. 게다가 머리말에서 대놓고 조중동을 깐다.

후에 만화가 현태준, 이우일, 김태권에 의해 만화 버전으로도 출간되었다. 제목은 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다. 제목에 나와있듯이 세 명의 서로 다른 스타일의 재해석이 볼 만 하다. 현태준은 원시~근대 편에서 현태준 고유의 야하고 더럽게 웃긴 것들로 채워져 있다. 후속권에 비해 미술사학에 가까워서 이해도가 쉬운 편이라 현태준이 담당하지 않았나 싶다. 반면 이우일은 모더니즘 편에서 이름은 진중권에서 따온 듯하고 얼굴은 노빈손을 닮은 J선생님이 김군과 박양을 평범하게 가르친다. 그리고 현태준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진지한 작가 김태권은 포스트모더니즘 편에서 오너캐 김태가 어린왕자의 모습으로 나온 발터 벤야민과 흰 토끼의 모습으로 나온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함께 하트 여왕을 피해다니며 포스트모더니즘을 알아가는 스토리형 모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하게 변하는 미술의 역사인 1권은 개그, 논리와 이성을 중시하는 2권은 설명, 기괴함과 충격을 중시하는 3권은 진지한 분위기가 제격이어서 그런 듯하다.

2014년 1월에 20주년 기념판이 나왔다.

2. 기타 등등

작중에 장미의 이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읽을 때 주의. 어차피 트릭이야 뻔하니까 문제없지 않나

예로부터 수능 언어영역 참고서에서 자주 인용된 책이기도 하다. EBS 수능특강을 비롯해 많은 참고서들이 이 책에 있는 글을 발췌하거나 다듬어서 문제를 만든 바 있다.

하현우가 군 현역 시절 이 책을 읽고 록밴드 이름을 국카스텐으로 정한 것은 유명한 일화. 이를 두고 진중권은 본인의 트위터에서 "국카스텐이란 말은 '미학 오디세이'가 아니라 본인의 다른 저서인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에 나오는 말이지만 어쨌든 본인 책을 읽어줘서 고맙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미학 오디세이'에 실려있는 게 맞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퓰리처상 수상작 <괴델, 에셔, 바흐: 영원한 황금 노끈>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작중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화는 <괴델, 에셔, 바흐>의 아킬레스와 거북의 대위법적 대화와 유사하며, 1권의 주제인 에셔는 물론 2권의 주제인 마그리트의 작품 또한 <괴델, 에셔, 바흐>에서도 몇 번씩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