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23 20:22:43

문도 박사/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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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문2. 문도의 으료 기롴3. 해치지 않는다4. 구 배경5. 유니버스 이전 배경

1. 장문

한 괴물이 자운의 악명 높은 정신 병원 안에서 병실을 배회한다. 그의 방식은 과감하고, 뼈톱은 예리하며, 환자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는 자신의 상상과 달리 절대 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본명은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지만, 문도 박사는 한때 자운에서 권세 있기로 손꼽히는 화공 남작의 경호원이었다. 활기 넘치고 상냥한 사람으로 알려졌고, 힘으로 위협을 가해 생계를 유지하는 남자치고는 눈에 띄게 심성이 착했다. 누구에게든 곧잘 애칭을 붙이고 친근하게 등을 치곤 했으며, 과한 참견으로 남의 감정을 해쳐도 속 편하게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고용주의 감정마저 단단히 상하게 하고 말았다.

다른 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고자 화공 남작은 그를 오스웰드 정신 병원에 수용시켰다. 비인도적이고 미심쩍은 치료로 널리 알려진 곳이었다. 만족스럽게 지켜보는 남작의 눈앞에서, 그는 구속구에 묶여 정신 병원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하고 벽에는 완충재를 덧댄 병실로 끌려갔다.

이후 몇 달 동안 그는 자신을 돌봐야 할 의료진의 손에 형언할 수 없는 고초를 당했다. 환자의 건강과 안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험적 치료법이 시행되었다. 신경을 찌르고, 뇌엽을 절개하고,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대량 투여했다. 그는 변하기 시작했다. 본래 컸던 몸집은 나날이 근육이 더 붙었지만, 뇌는 그보다 훨씬 해로운 변화를 겪었다. 과거의 기억을 전부 잊어버린 그는 자신을 둘러싼 잔혹한 세상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그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오래된 구속복이 마치 주변 의료인들의 흰색 가운처럼 보였다.

그는 환자복에 적힌 글을 잘못 읽고는 자신의 새 이름과 새 직업을 만들어 냈다.

'나도 의사인 게 분명해. 그게 아니고서야 왜 이 끔찍한 정신 병원에 있겠어? 그리고 이 사람들은 전부... 내 환자들이 틀림없어.'

마침내 화공 남작이 정신 병원에 와서 그를 퇴원시킬 날이 왔다. 놀랍게도 아무도 그를 로비에서 맞아주지 않았다. 병동은 텅 비었고 쥐 죽은 듯 고요했으며, 들리는 소리라고는 복도 끝 방에 있는 정신병자가 희미하게 중얼대는 조리 없는 혼잣말뿐이었다.

남작이 그 방에 들어가자 참혹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사체들 위에서 거대한 보라색 괴물이 입 한쪽으로 커다란 파란색 혀를 내밀고 알아듣지 못할 헛소리를 지껄였다. 너무 작아서 맞지 않는 옷 속에서 근육이 흉측하게 꿈틀댔고, 주먹은 수술 톱 손잡이를 꽉 쥐었다. 괴물의 얼굴로 눈을 돌린 남작은 자신의 옛 경호원을 알아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옛 고용주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그의 눈에 남작은 다급히 치료가 필요한 또 다른 환자일 뿐이었다. 보라색 괴물로 변한 그는 쿵쾅쿵쾅 화공 남작 쪽으로 걸어가며 기대감에 뼈톱을 흔들었다. 남작이 화학공학 권총을 빼 들어 쏘자, 위협적인 괴물은 탄환에 맞고 비틀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뿐이었다.

금세 새로운 근육이 겹겹이 자라나 괴물의 상처를 덮었다. 괴물은 멈춰 서서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남작을 바라보다 말했다. "너 아프다. 도와줘야 한다!"

정신 병원에서 일했던 의사들이 그의 눈앞에서 수없이 했던 대로, 그는 남작을 근처 침대로 던지고 구속구에 팔을 묶은 다음 수술 도구를 준비했다. 화공 남작은 어떤 잔인한 운명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 깨닫고는 공포에 휩싸였다.

뒤이은 수술은,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 막 의사가 된 그는 마지막으로 진료한 환자의 유해를 바닥에 쌓인 더미에 올려놓았다. 환자를 살리지 못해서 슬펐지만, 그는 자신이 최선을 다했음을 알았다. 게다가 앞으로도 기회는 많을 터였다. 자운은 치료를 기다리는 아픈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는 다시 미소를 띠고 병원에서 나와 더 많은 환자가 있는 거리로 향했다.

2. 문도의 으료 기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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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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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일쨰

오느른 한자가 업다. 하지만 갠찬타. 월래 장사는 안 될 때도 잇으니까. 문제업따. 자운 사람드리 건강하다는 마리니까 오히려 조은 거다! 늘 마라지만 한자가 업다는 건 조은 소식이다.


301일쨰

아직도 한자가 업다. 오늘 바께 나가서 으사 필요한 사람? 하고 소리쳐떠니 다들 도망갓다. 빨리 도망가쓰니 안 아푼 거다. 갠찮다. 오히려 조타! 더 기다릴 수 이따. 사람드리 아풀 때까지. 아, 조은 일도 잇었다. 간호샤[2]를 차잤다! 병언 뒤 골목에 산다. 가치 일할 생가게 문도 씬난다!


30백 며칠쨰

아악! 아직도 한자 업다! 다들 어디 갓지? 아픈 사람 업슬 리 업다. 문도 생가개는 으사한테 오기 시른 거다! 문도가 차즈러 가까? 문도 치료하러 간다!


304일쨰

한자 생겨따! 엄청 오랫마니다. 머찐 친구다! 양복입고 안경도 써따. 드러와서 이 병언을 하공 공장으로 만들고 십다고 햇다. 구래서 문도가 너 미쳣다고 햇다. 문도의 옜날 방에 너엇다. 한자가 벽 뚜드리고 소리를 지른다. 거기서 행보칸 거 갓다.


305일쨰

나뿐 소시기다. 한자 상태가 아쿠화되고 잇다. 자기가 하공 남작을 위해 일한다고 생가칸다. 안 먹고 비명만 지른다. 개속 "후헤할 거다 문도 박사!"라고 소리처서 너 병만 고치면 후해 안 할 거라고 햇다. 시가니 좀 걸릴 거 갇다.


306일쨰

오느른 한자에게 머찐 치료버블 써따. 바로 전기 요버비다! 머리소게 전기 너엇더니 한자가 소리 질럿다. 월래 사람드른 치료바들 떼 소리 지른다. 병 낳으려면 아파야 한다. 성과가 잇어서 문도 기쁘다!


30백ㅆ일쨰

한자 시끄럽따! 매애일 푸러 줘 푸러 줘 하고 소리친다. 하지만 문도 어쩔 수 업다. 위허마고 미친 한자를 거리에 푸러 노면 크닐 난다! 전기 요버블 더 하고 수술도 해 보까? 댈지 모르겟다. 행우늘 비러야겟다!


%5#일쨰

문도 이제 방버비 업다. 전기 요뻡도 안 통안다. 한자 아짘도 하공 박쥐처럼 날띤다. 오느른 머리를 정니하려고 바께 걸으러 나갓다. 간호샤가 보여서 으겨늘 무럿다. 한자한태 전기 요법 더눈 안 통한다고 문도가 마랬다. 간호샤는 수수리 피료하다고 그래따. 그러고 쉭쉭 하고 담장 너머로 도망갇다. 문도도 가튼 셍가기다. 내애일 수술해야게따! 잘될 겉 갓다!


2,22,0172일쨰

한자가 낳아진 걷 가따! 우리 으샤드리 내엽 절재수리라고 부르는 걸 햇다. 내를 가르는 수수리다.[3] 한자 이재 소리 안 지른다! 의핰 만새! 이제 상처 낳을 일만 나맛다. 길고 힘든 시가니갰지만 잘 회보칼 꺼다!


0.19일쨰

한자가 회보카지 모탄 겉 갓다. 일주이리나 꼼짝 안 해따. 오느을도 안 움지기면 쑤래기통에 너을 수바깨 업다. 으사 문도가 유일하게 시러하는 이리다!! 왜 모든 한자를 구할 수 업는 걸까? 으핰은 아짘 갈 기리 멀다! 그래도 한자 이재 안 아푸다.


^*∞∞∞일쨰

오늘 또 간호샤를 밨다. 쓰래기통애서 먼가 뒤져 멐고 이썻다. 바로 얘전 한자여따! 프로답지 모타다고 문도가 마랫다. 일이 잘 안 대서 유가미지만 문도가 조은 추천셔 써 주갯다고 그래따. 그런대 또 쉭쉭 하고 담장 너머 도망같다! 조은 일쏜 찻기가 왜캐 힘들까? 문도 양심저그로 질료한다. 문도 한자를 먼저 생가칸다. 다룬 으료진도 그래야 하눈 거 아닌가? 문도 그러캐 셍가칸다. 언잰가 문도만큼 한자를 셍가카는 간호샤를 차즐 꺼다. 언잰가.

3. 해치지 않는다

"문도 왕진한 지 오래됐다." 축 늘어진 커다란 보라색 혀를 툭툭 치며 문도가 생각했다.

잘 갈린 칼과 녹슨 못으로 가득 찬 큰 나무 상자로 만든 침대에서 일어나 손톱 줄로 이를 닦고 아침으로 고양이 한 마리를 먹었다. 활기가 넘쳤다. 살아 숨 쉬는 기분이었다.

오늘은 의술을 펼치기 좋은 하루였다.

첫 환자로 랭커의 로봇 수리 가게 바로 앞에서 소리치며 시머 캔디를 파는 약쟁이 장수를 점찍었다. 그 남자는 절뚝거리며 둥글게 빙빙 돌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가 파는 시머 캔디를 먹으면 눈이 뒤통수로 돌아간다면서, 지금 즉시 이 약을 사지 않는 사람들은 바보 천치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더니 자기를 지금 얕잡아보는 거냐고, 너와 너희 가족과, 너희 가족의 가족을 모두 다 죽일 거라고 고함을 쳤다.

문도가 메모장을 꺼냈다. 노랗고 커다란 가공의 노트로, 과거와 현 환자들을 관찰한 사항을 종종 기록하는 도구였다.

두툼한 손가락으로 공중에 구불구불 선을 그리고 있지 않았다면 "환자가 조증 증상을 보임"이라고 썼을지도 모른다. 여러 글자로 길게 생각하는 게 가능했다면 "뇌신경 바이러스로 신경계에 감염 가능성 있음."이라고 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도 머리랑 얼굴 부위 치료 잘했다."라고 문도가 혼잣말을 했다.


랭커는 팔던 약을 꾸려 귀가하려던 참이었다. 새 신발이 필요했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은 걸을 때 발이 아팠다. 열심히 일했으니 회색 장어의 부드러운 가죽 신발을 살 자격은 충분하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으슥한 곳에서 거대한 보라색 괴물이 튀어나오더니 "문도 피 검사 결과 가져 왔다!"라고 소리쳤다.


문도는 팔다리 몇 개를 제외하고는 첫 환자를 만났던 상태 그대로 놔두고 기계 장치 장난감 등을 전문으로 파는 환상 상업지구로 갔다. 가게는 대부분 닫혀 있었지만 혼자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자운인 한 명을 보았다. 그 남자는 필트오버의 미인과 그녀를 사랑하는 수줍은 자운 소년에 대한 노래를 불렀다. '큰 눈'과 '그녀에게 주었다'라는 부분 외에는 거의 모든 가사를 잊어버린 듯했지만. 손에는 빈 병을 달랑거리고 있었고, 족히 몇 달은 목욕하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다.

이 남자도 약장수를 덮쳤던 그 병에 시달리고 있나? 바이러스일까? 이제 막 시작되는 유행병인가? 문도가 빨리 조치를 취해야 했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분명했다.


"이거 두 방 맞고 아침에 문도에게 와." 술주정뱅이의 등에 대형식칼을 던지며 거대한 보라색 괴물이 말했다.


문도는 자운의 지하동굴로 내려갔다. 확산하는 바이러스가 있다면, 지하동굴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딘가 틀림없이 최초 감염자가 있을 것이었다. 이 알 수 없는 병의 최초 감염자를 치료하기만 한다면 나머지 자운 사람들도 고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그러나 이다지도 넓은 지하동굴에서 환자 한 명을 어떻게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자운 사람 중 가장 아픈 환자를 찾아내어 격리하고 치료하기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한단 말인가? 대체 어떻게…

무슨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와 금속이 규칙적으로 부딪치며 쨍그랑거리는 소리였다.

가능한 한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소리를 따라갔다. 환자가 놀라 달아나 더 많은 이들을 감염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그러다 정확히 찾아 헤매던 것을 발견했다.

15살도 안 돼 보이는 어린 소년이었다. 머리칼이 희고 칼처럼 보이는 커다란 금속을 손에 들고 있었다. 얼굴에는 모래시계 같은 모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경고일까? 어떤 상황에서도 다가오지 말라는 상징 같은 것인가?

문도는 최초 감염자를 찾았음을 깨달았다.

복잡한 수술이 될 것이었다. 주의 깊은 관찰과 꼼꼼한 계획과 뛰어난 기술 등을 요구하는…


"따끔할지 모른다." 괴물이 뛰쳐나오면서 말했다. 거대한 보라색 형체가 손에 대형식칼을 들고 바람에 혀를 날리며 공기를 가르고 나타났다. 소년은 깜짝 놀랐으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지하 동굴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 깜짝할 새에 문제에 맞닥뜨릴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소년은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사실 소년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시간뿐이었다.


이견의 여지 없이 골치 아픈 환자였다.

과거 병력에 대한 문도의 질문에 대답을 거부했으며, 약을 주려는 문도의 시도를 거듭 피했다. 했던 행동을 하고 또 하고 또 했으며 (혹시 기억상실증에 시달리는 건가?) 문도 박사의 권위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둘은 꽤 긴 시간처럼 느껴지는 동안 소년의 병에 관해 실랑이를 벌였다. 문도가 치료의 이점을 여러 가지 들어 설득했으나 소년은 계속 자신을 돕겠다는 문도의 시도를 피했다.

문도는 소년과 다투는 것에 곧 지쳤다. 문도는 데마시아 결투사의 예술에 가까운 칼 놀림과 같이 수술용 메스를 휘두르며 마지막으로 치료 시도를 했다. 의사로서 그가 했던 선언, "문도 모두 고친다, 문도 의사 열심히 한다"가 머릿속에서 연거푸 울려 퍼졌다. 이 소년을 치료하려는 열망이 문도를 굳은 목적의식과 의지로 불타오르게 했다.

온 힘을 다해 칼을 휘둘렀다.

치료는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 치료가 반전되었다. 문도가 마지막 시도에서 했던 치료라고 할 만한 좋은 것이 갑자기 원래대로 돌아갔다. 당혹해 마지않는 문도를 뒤로 한 채 소년은 완전히 치료가 안 된 상태로 황급히 도망갔다.

문도는 화가 나 하늘을 향해 외쳤다.

"문도 왜 모두 구원할 수 없나?"


모든 수술이 성공했던 건 아니다. 문도도 기꺼이 인정하는 바였다. 그래도 문도는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 가장 최근 환자를 제외하고는 문도가 도운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온종일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는 쉴 시간이었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며 문도는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있을까? 돌봐야 할 다른 환자, 막아야 할 다른 유행병이 있을 것이다.

의사의 일이란 끝이 없는 법이다.

4. 구 배경

“문도 솔직히 말한다. 이거 많이 아플 거다.”
끔찍한 보라색 피부의 문도 박사는 죄책감이라고는 없는 미치광이 살인마이자 자운 사람들이 몹시 어두운 밤에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음절로 말하는 이 흉측한 괴물은 오직 고통만을 주거나 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형식칼을 새털같이 가볍게 휘두르는 문도는 자운 시민 수십 명을 붙잡아 의미도 목적도 전혀 없어 보이는 '수술'로 사악하게 고문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문도 박사는 잔인하고 예측 불가하다. 그저 가고 싶은 데로 간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 박사도 아니다.

자운의 이 예측 불가한 보라색 광인이 어디서 처음 나타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들은 문도가 아기 때 그를 처음 봤으며, 그가 필트오버 시장을 기어 다니면서 끔찍한 악취로 상류 계층 귀족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고 한다. 다른 이들은 자운에서 태어난 문도가 하수관을 첨벙첨벙 누비고 지하 동굴 쥐들을 죽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확실한 건 하나뿐이다. 문도가 세 살 때쯤, 회복 불가능한 환자들을 위한 자운 정신병원에 맡겨졌다는 사실이다.

정신병원의 다른 환자들은 문도를 멀리했으나, 의료진은 이 소년에게 끊임없이 매료되었다. 그들에게 문도는 양육해야 할 어린이가 아니라 연구해야 할 환자였다. 왜 보라색이지? 이렇게 큰 아이를 낳고 살아남은 이는 누굴까?

문도가 병원에 온 지 1년 안에 의사들은 그의 피부가 충격적인 밝은 보라색에서 절대 바뀌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도가 4살이 되던 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탕(발톱)을 주지 않는다고 잡역부 한 명의 호흡기를 망가뜨린 사고를 통해 의사들은 그의 유례없이 센 힘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문도가 6살이 됐을 때, 의사들은 문도와 고통의 관계가 좋게 말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도는 고통을 괘념치 않는 듯했다. 아니, 그는 고통을 적극적으로 추구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지 않으면 문도는 뾰족한 것들로 자신의 어깨를 찌르곤 했다. 다른 환자들 가까이에 있을 때면 몇 분 지나지 않아 그중 하나 혹은 둘 다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곤 했다.

병원 직원들은 곧 문도를 관찰하기만 하는 데 싫증을 냈다. 이제 실험을 할 때라고 결정했다. 실험의 계기가 의학적 호기심이었는지 과학적 개가를 위한 열망이었는지 그저 지루함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유야 어찌 됐든, 의사들이 이 보라색 수수께끼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후 몇 년간, 의사들은 문도의 고통 역치를 시험했다. 문도는 손톱을 바늘로 찔러대면 킥킥거리고, 뜨거운 다리미를 발에 갖다 대면 잠이 들었다. 과학적 호기심은 어느덧 짜증으로 변했다. 문도는 고통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의사들은 그 원인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문도의 몸에 겨우 낸 상처들도 언제나 몇 시간 내에 아물곤 했다.

문도의 10대 시절은 철저한 고립과 고문으로 점철된 일상이었다.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었다.

문도는 의사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문도가 고통에 열정을 보일수록 의사들도 그의 고통 역치를 넘어서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문도의 발을 독한 약품에 담그거나 진드기 한 움큼을 얼굴에 던지는 등, 무수한 시도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더욱 엽기적으로 변했다.

이 보라색 10대 소년이 '문도'가 아니라 '문도 박사'로 자신을 칭하기 시작했을 때, 의사들은 재미있어했다.

문도는 잡역부한테서 주사기를 하나 훔쳐 아침에 나왔던 동굴베리 주스와 자신의 요강에서 나온, 오직 신만이 아실 무언가를 섞은 것으로 채우곤 했다. 이 혼합물을 자신의 이마에 찔러넣기 전에 그는 "문도 약 만들었다!"고 행복에 가득 차 외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도는 자기 자신에게 실험하는 것을 지루해했다.

이후 많은 이들이 문도의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추측하곤 했다. 어떤 이들은 그가 병원 의사들로부터 당했던 수년간의 고문에 복수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이들은 문도가 그저 양심이라고는 없는 사이코패스 괴물이라 여겼다.

진실은 그보다 훨씬 단순했다. 이제 연구를 실전에 옮길 때라 결정했던 것이다.

어느 밤, 문도가 부엌으로 숨어 들어갔다. 거기서 그는 대형식칼을 하나 찾았다. '의료용' 칼을 손에 쥔 문도는 방마다 들어가 모든 '환자'에 '수술'을 단행했다. 그 '치료' 방식에 논리라곤 없었다. 그 순간 자신이 가장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동이 틀 무렵, 문도를 제외한 병원의 모든 이들이 '치유'되었다.

문도는 희생자 중 한 명의 의사 가운을 입었다. 거대한 몸에 옷을 걸치자 비대한 근육이 튀어나와 가운이 찢어졌다.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의사가 되다니!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탁월한 직종의 새로운 종사자로서 세상 사람들과 자신의 의술을 나누어야만 했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문도는 정신병원의 잠긴 문들을 밀치고 나가 오래전 자신이 버려졌던 계단 너머로 나갔다. 자운의 거리를 경쾌한 걸음으로 걷는 문도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문도 박사의 의료활동이 시작되었다.

5. 유니버스 이전 배경

문도 박사는 날 때부터 양심이란 걸 느끼지 못했다. 이 사악한 남자는 행동도 욕망도 자제할 줄 몰랐다. 그는 실험하고 또 실험했다. 어떻게 하면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고통스럽게 죽일 수 있을까? 5살 무렵에는 자운에서 문도가 살던 동네의 애완동물들이 죄다 사라졌고, 십대가 됐을 땐 부모님이 돌연 실종되어버렸다. 합법적으로 의료 면허를 취득했을 무렵엔 이미 38건의 살인 혐의로 자운 경찰의 지목을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되지도 않았다. 문도 박사는 연쇄 살인범인 동시에 미치광이 과학자다. 그러나 그가 자행하는 광기 어린 도살을 진정 과학이라고 볼 수 있을까? 논란의 여지가 많을 것이다.

인간의 두뇌와 신체가 고통을 느끼는 체계를 파악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던 문도는 결국 고통을 억제하는 법을 알아내기에 이른다. 또한, 화학 작용을 통해 뇌의 말초신경 작동원리를 파악해 낼 수 있었고 덕분에 어떻게 하면 공격성과 아드레날린을 증폭시키고 생존 본능과 양심의 가책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지도 알아냈다. 간단히 말하자면 과학의 힘으로 완벽한 살인 병기를 창조한 것이 문도 박사의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 할 수 있다.

불행일까, 행운일까? 녹서스는 문도의 발견을 비인간적으로 취급하지 않고 오히려 진취적이며 포부가 있는 행동이라고 여겼다. 원래 자운을 위해서 싸웠던 문도 박사는 전설의 리그에서 녹서스 대표로도 스카우트되었는데, 자운과 녹서스의 친분 관계를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까지도 실험을 멈추지 않는 문도 박사는 심지어 스스로를 실험 대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특이한 외모와 독특한 화법을 보면... 누구든 그 결과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문에는 녹서스 사령부에서 문도 박사가 여가시간엔 자유로이 원하는 연구를 하도록 허가했다고도 한다.

자운의 미치광이를 조심하도록. 그의 눈에 띄었다면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으니.

아마도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구 배경, 이 시절에는 단순히 미친놈이 아니라 실제로 박사학위를 보유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였다.

[1] 의도된 오타이다. 원문도 Mundos Medikul Jernel로, Mundo's Medical Journal의 오타다. [2] 기본 스킨 일러스트 우측 하단에 있는 너굴맨웜프를 의미한다. [3] 한글 번역은 순화된 버전이고, 원문은 Chop up a brain, 즉 뇌를 채써는 수술을 했다고 나온다. 원문인 Brain Lobotomy(전두엽 절제술)이 눈두덩이에 송곳을 꽂는 수술이었다는 것까지 같이 감안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