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01 14:44:04

동가식서가숙

1. 개요2. 유래

고사성어
西 宿
동녘 먹을 서녘

1. 개요

직역하면 말 그대로 동쪽 집에서 밥을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는 뜻의 고사성어. '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도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나, 가장 일반적인 뜻으로는 '욕심을 지나치게 부리는 사람'을 비판하는 말로 쓰인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지조가 없는 사람'을 비꼬는 말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쉽게 말해 염체 양다리.

2. 유래

중국 어느 마을에 한 처녀가 살았는데, 재산은 많지만 얼굴은 못생긴 동쪽 마을 총각, 얼굴은 잘생겼지만 가난해 빠진 서쪽 마을 총각에게 동시에 청혼을 받았다. 이에 부모가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자 처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가 물었다.
"밥은 동쪽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자면 안 되나요?"
이 이야기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사람을 비난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아래의 일화에서는 그 뜻이 다르게 나타난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세워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개국공신들이 모여 연회를 열었다. 이 때 어느 대신이 기생 설중매를 희롱하며 말했다.
"너는 낮에는 동쪽 집에서 먹고 밤에는 서쪽 집에서 자는 기생이니, 오늘 밤은 나와 보내지 않겠느냐?"
그러자 설중매가 대답했다.
"아무렴요. 어제는 고려 조정을 섬기고 오늘은 조선 조정을 섬기는 대감이시니 저와 밤을 보내시기에 꼭 알맞지요."
애초에 출전 자체가 야사[1]인지라 실제 이야기인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나름 잘 알려진 일화로, 이 일화가 알려지면서부터 동가식서가숙은 '지조 없는 사람'을 비꼬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에도 여전히 '지조 없는 사람'보다는 '욕심 많은 사람'을 비판하는 데 쓰이는 경향이 많은 걸 보면, 후자의 예시만 별도로 정권교체기의 민중의식을 담은 촌평처럼 전해진 듯하다.


[1] '조선'이라는 국호도 처음부터 제정된 게 아니라 조선 개국 후 반년 정도 지난 1393년 3월에 명나라의 승인을 받고 나서야 사용된 것이었다. 그전까지는 고려 국호를 유지하고 있었어서, 태조 이성계가 1392년 개성 수창궁에서 즉위했을 때에도 태조는 조선 국왕이 아니라 고려 국왕 신분이었다. 마찬가지로 역성혁명으로 건국된 고려가 태봉을 멸망시키고 고려 국호를 곧바로 쓴 것은 고려라는 이름이 새 국호가 아니라 태봉의 최초 국호가 고려였던 것을 그대로 가져와 되돌린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후고구려라는 이름은 김부식 삼국사기를 편찬하면서 (고려의 정통성도 지켜야 하니) 고구려를 고려가 아닌 고구려로 표기하면서 다시 이 고구려와 구별하고자 후고구려로 표기한 것이지 당대에 쓰이던 이름이 아니었다. 후고구려의 정식 국호는 고려-마진-태봉 순으로, 태조 왕건이 옛 국호를 회복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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