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0 02:14:25

녹색별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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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4. 스토리의 난맥상5. 결론

1. 개요

이정문이 1977년에 <소년세계>지에 연재한 SF 만화.

철인 캉타우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또 하나의 거대로봇물이다. 한국만화 역사에 독창적인 디자인을 가진 거대로봇물이 무척 드물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지만. 잊혀진 데는 이유가 있다. 이는 후술.

2. 줄거리

태극호가 우주로 떠났다. 태극호의 목적은 공해로 오염된 지구를 대체할 녹색별을 찾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상상을 초월하게 무서운 곳이었다...

3. 등장인물

●공태호 박사: 태극호의 유일한 인간. 동면 중에 불행히도 운석을 맞아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고 수술을 받아 뇌만 남았다.

●해모스 1호와 2호: 공태호 박사를 돕는 로봇. 소년처럼 생겼고 본인이 직접 못 움직이는 공태호 박사를 대신해 활동하는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보였는데, 왕킹에게 붙잡히고 전자 두뇌가 바꿔쳐서 왕킹의 부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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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라이져: 잠을 자고 있던 정체불명의 거대 로봇. 해모스1, 2호가 긴 잠에서 깨웠다. 생긴 건 로봇 캉타우처럼 악당 로봇이지만, 인공지능이 있고 마음씨가 좋아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계속 쫓아다니며 태극호를 위험에서 구한다. 일단 주역 메카이긴 한데 누가 왜 만들었는지 의문이다.

●왕킹: 왕킹제국의 지배자. 태극호를 통해 지구의 존재를 알고 지구를 정복하려 함.

●타샤: 녹색별의 생존자로 태극호의 친구가 됨. 일단은 히로인.

4. 스토리의 난맥상

●무능한 주인공: 공태호, 해모스1, 2호, 타샤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들은 왕킹을 쓰러뜨리는 데 아무런 기여도 못한다. 해모스 1, 2호는 왕킹의 부하가 되어 버리고, 공태호는 뇌뿐이고, 타샤는 아주 좋은 인질이다. 1명도 제대로 일을 안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라이져가 있다. 라이져가 혼자 왕킹제국의 모든 걸 파괴하고 박살낸다. 그런데 웃기는 건, 라이져는 태극호가 잠에서 깨워줬다는 은혜가 있어 도와주고 있을 뿐 기본적으로 사건과는 관련도 없는 '지나가던 사람'이란 것이다.[1]

●라이져의 비밀: 게다가 라이져는 왜 만들어졌고 왜 잠을 자고 있었는지 이름만 빼고 모든 게 불명이다. 왜 계속 태극호를 쫓아다니면서 돕는 것인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과거에 그를 잠에 빠뜨린 것으로 보이는 '메칸 혹성'이란 원수가 있는 모양인데, 메칸 혹성은 작중에 나오지도 않는다. 라이져가 한동안 안 보이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 아마 메칸 혹성을 파괴하고 온 게 아닌가 하는 추측만이 가능하다.

●불친절한 리타이어: 주인공이 너무 어이없이 죽어버린다. 해모스1,2호는 갑자기 악당의 부하가 되어 태극호와 라이져의 내부를 파괴하려다가 내부 방어 시스템에 의해 죽는다. 주인공이 스토리에 아무런 기여를 못 한다. 타샤는 태극호가 블랙홀에 빠졌을 때 굶어죽는다. 본격 히로인이 굶어죽는 만화 게다가 이들이 죽는 장면은 묘사도 전혀 없고 딱 한 컷씩만 나온다.

●황당한 결말: 순전히 라이져의 덕이지만 어쨌든 왕킹제국을 무너뜨렸을 때만 하더라도 태극호의 사기는 높았다. 다시 인류가 살 수 있는 새로운 별을 찾아보자고 공태호, 해모스1호(한번 죽었지만 수리됨), 타샤가 새로운 항해를 나선다. 이 만화를 끝내려면 차라리 이 지점에서 끝냈어야 했다. 그런데 블랙홀이 갑툭튀하더니 태극호를 삼켜버린다. 타샤는 굶어 죽고 오랜 시간이 흘러 블랙홀을 빠져나오자 기가 꺾인 공태호가 '바닷고기가 강물에서 살 수 없듯이 지구인은 지구에서 살아야 해'하고 지구로 돌아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5. 결론

부조리하고 납득 안 가는 스토리 전개가 모든 것을 망친 케이스다. 철인 캉타우만큼만 제대로 된 구성이 있었더라면 이 만화도 70년대 거대로봇 만화의 고전으로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라이져처럼 독특한 디자인의 거대로봇이 잊혀진 건 한국 만화사에서 크나큰 손실일 것이다.


[1] 왕킹 왈, 저 수수께끼같은 라이져 철인은 나하고 무슨 원수가 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