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사랑니 청예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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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한국소설 |
저자 | 청예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4.02.26 전자책 출간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5488000001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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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청예가 2024년 2월 리디에서 발표한 소설이다.1년차 치위생사 '이시린'이 천상계 16한나 '수보리'를 만나 사랑니와 관련된 비밀스럽고 낭만적인 거래를 하며 벌어지는 일을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보여주고, 독자에게 '생의 가장 중요한 과업'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시린은 늘 오전 7시 30분에 지하철을 탔다. 20분정도 소요되는 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릴스, 쇼츠, 틱톡을 봣다. 가끔 유용한 정보가 담긴 영상이나 육성으로 웃음이 나올 만큼 즐거운 영상이 있었지만, 가뭄에 콩나는 수준이었다. 매일매일 무표정으로 엄지만 까딱이며 20분씩을 허비했다. 오늘따라 시린은 겨우 움직이던 엄지에 깃든 힘마저 쭉 빠져나가는 허망함을 느꼈다.
'아.'
'이렇게 살기 싫다.'
큰 불행이 없어도 그녀는 어두운 생각을 자주 했다. 미쳐버릴 정도는 아닌데, 매일 느껴지는 이 은은한 스트레스. 시린은 조용히 일상의 외피를 긁는 녀석을 인지해 버렸고, 그건 한번 인지하면 절대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기도 했다.
'남들도 이렇게 사나?'
정말로 궁금했다. 본인이 겪고 있는 흐릿한 압박감이 본인만의 문제인지 혹은 태어난 이상 모두가 짊어지는 시련인지를.
그럴 때마다 시린은 고개를 숙인 채 휴대전화만 보고 있는 지하철 승객드을 바라보았다. 착석한 이들의 정수리가 보였다. 분명 10년 전과 달리 젊은 사람들도 고개를 숙이며 정수리가 휑했다. 머리칼은 갈수록 얇고 푸석푸석해졌다. 도시의 검은 파도는 이처럼 건강한 물줄기를 잃어 갔다. 모두가 제 몫의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바싹 마르는 가뭄 속에서 호우를 염원했다.
내가 잘못됐을지도 몰라, 내가 너무 나약한 걸지도 몰라. 사람들의 죄책감 속에 하루는 영겁처럼 반복되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됐다.
'다 똑같이 사나 봐.'
시린은 모두가 행복하고 자신이 불행한 것보다는, 모두가 불행하고 자신도 불행한 게 좋았다. 튀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큰 위안이었다. 나만 힘든 건 아니었구나, 사람들의 정수리 덕에 안심이 된 시린은 다시 휴대전화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위한 틱톡 영상은 무한히 준비돼 있었다.
《낭만 사랑니》 중에서
'아.'
'이렇게 살기 싫다.'
큰 불행이 없어도 그녀는 어두운 생각을 자주 했다. 미쳐버릴 정도는 아닌데, 매일 느껴지는 이 은은한 스트레스. 시린은 조용히 일상의 외피를 긁는 녀석을 인지해 버렸고, 그건 한번 인지하면 절대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기도 했다.
'남들도 이렇게 사나?'
정말로 궁금했다. 본인이 겪고 있는 흐릿한 압박감이 본인만의 문제인지 혹은 태어난 이상 모두가 짊어지는 시련인지를.
그럴 때마다 시린은 고개를 숙인 채 휴대전화만 보고 있는 지하철 승객드을 바라보았다. 착석한 이들의 정수리가 보였다. 분명 10년 전과 달리 젊은 사람들도 고개를 숙이며 정수리가 휑했다. 머리칼은 갈수록 얇고 푸석푸석해졌다. 도시의 검은 파도는 이처럼 건강한 물줄기를 잃어 갔다. 모두가 제 몫의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바싹 마르는 가뭄 속에서 호우를 염원했다.
내가 잘못됐을지도 몰라, 내가 너무 나약한 걸지도 몰라. 사람들의 죄책감 속에 하루는 영겁처럼 반복되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됐다.
'다 똑같이 사나 봐.'
시린은 모두가 행복하고 자신이 불행한 것보다는, 모두가 불행하고 자신도 불행한 게 좋았다. 튀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큰 위안이었다. 나만 힘든 건 아니었구나, 사람들의 정수리 덕에 안심이 된 시린은 다시 휴대전화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위한 틱톡 영상은 무한히 준비돼 있었다.
《낭만 사랑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