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인식

“우리 부족의 아들아.”


고개를 끄덕인다. 불빛이 만드는 커다란 그림자가 벽면에서 일렁거린다. 그 그림자에서 수많은 괴물들을 본다. 족장은 낮은 어조로 단호하게 말한다.


“오늘이 너의 스무 번째 생일이구나. 성인식을 치르고 진정한 전사가 될 때가 온 거야.”


눈을 감는다.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말한다.

“나, 태경은 유리 숲에서 내 가치를 증명할 것입니다. 나는 홀로 괴수를 사냥할 겁니다. 그리하여 내가 강인한 전사라는 것을 알리고… 형의 복수를 하기 전에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정적이 한층 짙어지며 내 어깨를 짓누른다. 고개를 번쩍 든다. 족장은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태경아.”


족장이 내 이름을 부른다. 잠시동안 족장은 항상 보던 다정한 할머니 같기도 하다. 천천히 말을 잇는다.


“무리하지 말거라. 우리는 또 다른 아이를 잃고 싶지 않아. 그저…”


나는 말을 끊는다.


“나는 진정한 전사가 되기 전에는 결코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족장이 한쪽 무릎을 꿇고, 나는 다부진 표정을 짓는다. 족장은 천천히 입을 연다. 그는 4년 전보다 훨씬 더 지친 듯하다.


“좋다. 목적을 앞에 둔 전사여. 유리 숲으로 가서 네 생득권을 쟁취하거라. 가서 강인하고 관대한 전사가 되어 돌아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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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인식>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