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9-04 12:15:13

기종의

1. 개요2. 행적3. 무공4. 기타

1. 개요

"사부님, 대사형의 성격에 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또한, 그 죽음이 결코 억울한 것이 아니었음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어째서 저 사람을 이런 식으로 대하시는 것인지 제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종의, 너는 저 녀석이 단지 혼자서 위진천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너는 내가 아무 근거도 없이 저 녀석을 이렇게 붙들었다고 여기는 것이냐? 그리고 겨우 저 한 녀석을 두려워해서 이렇게 거창하게 일을 벌인다고 생각하느냐?"
- 『일대마도』에서 기종의가 우유부단한 성격을 딛고 당당히 나서서 만박왕과 나누는 대화 중 발췌.
풍종호의 무협소설 『 일대마도(一代魔刀)』에 나오는 만박왕(萬博王)의 다섯 제자 중 넷째이다. 막내인 임취봉과 함께 어릴 때 만박왕에게 거두어졌기에 사실상 스승보다는 대사형인 위진천(威震天)에게 더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 그래서 위전천과 매우 가까워 행실조차도 그를 닮은 대협(大俠)의 풍모를 가져 침착하며 지혜롭다. 다만 우유부단(優柔不斷)하여 강인함이 없어서 그 자신도 사매인 임취봉보다 대담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있다.

2. 행적

기종의는 위진천을 죽인 흉수가 정면대결을 통해 당당히 승리한 것이므로, 그 흉수를 대하는 것도 정당해야 한다 여기고 있다. 그런데 우유부단해 차마 스승이 사방인(四方人)을 동원하여 흉수인 연적심을 몰이사냥하는 것을 잘못이라 생각하면서도 차마 나서지 못한다.[1] 그러다 빈틈을 노려 연적심을 암습(暗襲)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임취봉을 빼내 와 크게 혼내기도 한다. 이후 임취봉이 잘못했다는 사과의 말을 한 뒤 마음을 바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연적심을 구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본 기종의는 드디어 고민을 끝내고 나서서 인용문처럼 스승인 만박왕의 의사에 당당히 반대하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준다.[2]

그렇게 성장한 기종의의 진면목은 백룡와(白龍渦)의 거친 물살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서 벌어진 연적심과의 최종 대결에서 드러난다. 검강(劍罡)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은 기본이며, 어검대법(馭劍大法)이라는 칠절어기비검(七絶御氣飛劍)을 완벽히 펼쳐 낸다.[3] 이 모습에 천외사기(天外四奇)와 사심귀도(邪心鬼刀)조차 매우 놀라 연적심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정도였으나, 그의 마도(魔刀)를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황보추의 반란이 마무리되면서 만박왕이 죽고 연적심과 위지관도 떠나자 사형제 중 유일하게 남은 기종의가 신기루(蜃氣樓)를 이끌게 된다.

3. 무공

위진천이 임취봉처럼 그녀의 성격에 어울리는 절기를 따로 고안하지는 않고, 자신의 무학 정수를 기종의에게 전한다.
  • 격벽장(隔壁掌): 위진천이 창안한 독문장법이다. 중간의 장애물은 아예 무시하고 타격을 입힐 수 있으며, 적중시킨 상대의 내가강기(內家罡氣)를 진탕 할 수 있다.
  • 칠절어기비검(七絶御氣飛劍): 혼자서는 펼칠 수 없더라도 일곱이 합치면 펼칠 수 있을 거란 발상 아래 만박십팔기(萬博十八奇)의 검신(劍神)과 만박왕이 함께 고안한 것이 검강이 발현된 7개의 검으로 이기어검술(以氣御劍術)을 전개하는 칠절어기비검이다. 이를 펼치기 위한 연수합검진(聯手合劍陣)이 바로 칠절검세(七絶劍勢)이다. 나아가 이러한 칠절검세를 위진천이 하나로 검법으로 통합한 것이 검에 서린 7개의 별무리, 칠절검강(七絶劍罡)이다. 기종의는 칠절검강을 기반으로 칠절어기비검을 홀로 펼쳐내는 데 성공한다.

4. 기타

  • 기종의가 다음 소설인 『 광혼록(狂魂錄)』에 언급되는 맹룡대협(猛龍大俠)인가?

    우선 『일대마도』와 『광혼록』의 시차는 대략 70여 년 정도이다. 『광혼록』에서 50여 년 전이 혈고(血蠱)를 가진 혈선교(血仙敎)에 맞서 싸우던 시절이므로, 『일대마도』에서는 20여 년 후가 된다. 이런 시절에 세상을 위해 금선고(金仙蠱)를 자신에게 시술하여 혈선교를 무찌른 맹룡회(猛龍會)의 초대회주인 맹룡대협은 쌍위(雙衛)를 거느렸다고 한다. 그중 한 명이 철혈무심삭(鐵血無心索)이라 하여 위지관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정대한 성품을 가지고 있으면서 위지관을 쌍위로 거느릴 수 있을 만한 인물이 누가 있을까? 아무래도 기종의 밖에 없다는 추정이 나오게 된다.


[1] 만박왕은 처음부터 연적심이 혼자서 위진천을 죽인 것으로 생각지 않았고, 사심귀도의 절기가 드러나자 더더욱 그런 의심을 굳힌다. 그렇기에 만박왕은 사방인을 동원한 것은 물론 천외사기와 협공으로 연적심을 잡는다. 기종의는 40년 전의 만박십팔기와 귀문이십팔숙(鬼門二十八宿)의 싸움에 관해 모르고 있어서 만박왕이 세력을 동원하는 것에 어떤 다른 거대한 적이 있는 것인가 의문을 품어 스승에게 반(反)하지 않았다. [2] 분명 스승에게 어떠한 사유가 있더라도 홀로 대적한 연적심을 다수의 협공으로 제압한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옮은 일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도 가릴 필요 없다는 만박왕과 결과뿐만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도 옳아야 한다는 위진천 중 어느 쪽이 옳은 것인가를 놓고 고민해오던 기종의가 선택을 한 것이다. [3] 알고 보면 사심귀도의 등장이나 위진천을 죽인 흉수의 정체보다도 더한 반전이다. 연적심이 그 나이에 갖추기 불가능한 내력을 갖춘 것은 마도를 완성했기 때문이어서 그는 마도를 통해서만 그런 무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반면에 기종의는 그 한계를 순수히 갈고 닦은 실력만으로 돌파한 것이다. 그의 나이 때에 저 실력이라면 위진천을 능가하는 성장 속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위진천이라는 뛰어난 스승 밑에서 배워 더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점도 큰 요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