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초여명에서 직접 제작한 겁스의 서플리먼트 북으로,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월드북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분위기를 풍기는 로우마나 판타지. RPG의 캠페인 세팅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듯.[1] 행성 내지 세계 전체를 다루지는 않고 실피에나 지방이라고 하는 일부 지역만을 커버하고 있다. 중요한 정치적 세력으로 언급되는 '팔레나트 자작령'과 '제국 수도'에 대한 정보가 간접적으로만 주어지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국내에서는 10년만에[2] 발매된 한국산 상업 TRPG 룰북이라는 꽤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3]
겁스 국문 1판에는 권말부록으로 팔레나트라는 이름의 도시 설정집(32쪽짜리 미니 월드북)이 실려 있었다. 실피에나는 이 팔레나트 시절의 기술을 기초로[4] 만들어진 책이다. 단 실피에나는 권말부록 당시의 팔레나트와는 인명, 지명 등을 비롯하여 많은 사항이 바뀌었으므로 호환에는 주의를 요한다.
책 표지의 유려한 일러스트와는 대조적으로 본문 안에는 흑백 지도 한 장 말고는 아무 그림도 없다. 다른 책만큼의 시각적 퀄리티를 기대하진 말자.
2012년말 내지는 2013년에 팔레나트의 발매가 결정되었다. 제국 수도의 경우 저자가 그냥 황제가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 밖에 없기 때문에 실피에나와 팔레나트의 판매량이 많지 않으면 발매될 예정은 없다고 한다.
1. 기본설정
원래 백작령이었던 실피에나는 백작가가 몰락한 이후[5] 여러 군벌들[6]에 의한 오랜 폭정과 용병들을 동원한 내전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런 가운데 화산 폭발로 인해 모든 것이 혼란에 휩싸인다. 그런 가운데 서쪽에서는 백작 가문의 젊은 영애가 팔레나트 자작령의 지원을 등에 업어 군사들을 이끌고 돌아오고, 동쪽에서는 한 나무꾼이 혁명을 일으켜서 남작들을 타도하고 '사령관'으로 추대된다.두 세력에 의해 실피에나는 양분되고, 어느쪽이든 평화로운 실피에나를 원하지만, 귀족과 농민군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입장으로 인해 대립하는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는 설정이다. 폭정을 하던 귀족들과는 달리 백성을 위하는 백작, 구체제를 완전히 타도하지 못한 미완의 혁명, 화산의 분화로 인한 유랑난민들과 토착세력의 대립, 그리고 각지에서 출몰하는 유적충과 반역의 조짐들 등등 실피에나의 미래는 (플레이하기 좋게도) 예측불가라고 할 수 있다.
2. 배경세계의 특징
전반적으로 세계의 파워레벨이 낮고 마법이 극히 드문 판타지(저마력 지대)라는 특징이 있으며 개인적 갈등과 사회적 갈등의 배후에 고대문명의 초자연적인 조정장치인 운명회로가 숨겨져 있다는 설정이 이색적이다. 이 운명회로의 개입으로 인한 사건이 일어난 후 중요 관계자 및 생존자에게는 그 잔여마력의 결정체인 마법물품이 자연발생하기도 한다.도서출판 초여명에서는 이 세계관의 다른 부분을 다룬 월드북 팔레나트의 발매를 고려중이다.
TRPG 캠페인에서 플레이의 용이성 등을 이유로 성차별 등의 요소를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나, 실피에나는 이러한 성향을 매우 급진적으로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이 세계에는 성차별이 전혀 없으며, 여성 백작이나 여성 전쟁 영웅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데, 그러면서도 이들은 여성성을 잃지 않는다(앞의 여성 전쟁 영웅의 경우 부대 내에선 '자애로운 어머니' 정도의 이미지였다고). NPC의 성별조차 NPC 설정이 완료된 후에 무작위로 부여된 것이라고 한다.
3. 특징적 요소
4. 주요세력들과 인물들
[1]
포가튼 렐름의 페이룬 지방,
그레이호크의 플라네스 지방 등. 거꾸로 스페이스 오페라 RPG라면 여러 성계를 한 권의 책 안에서 커버하기도 한다. 캠페인 세팅이 다루는 공간의 범위는 교통수단과 이야기의 상대적 스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
1998년의 '라콘도리아 RPG' 이후 약 10년
[3]
미국의 GURPS 팬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 나온 이 룰북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던 모양으로, 스티브 잭슨 게임스 홈페이지의 포럼에서도 화제가 된 적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도
TRPG책이 나온다는 사실과 로우마나의 판타지라는 설정이 어필한 듯 하다.
[4]
국문 1판에서는 세계 최대의 도시 팔레나트가 번영하는 와중에도 제국의 내륙에서는 오래도록 내전이 일어나고 있다.....로 이름도 없었다. 당시에 그 배경설정을 만들었던 김성일은 그렇게 놔둔 게 마음에 걸려서 실피에나 작업을 들어갔다고 머릿말에서 말하고 있다.
[5]
오로라이트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팔레나트의 농간이었다.
[6]
'남작'을 자칭하나 정식 작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