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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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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2.1. 강도2.2. 거미줄과 위생2.3. 의류 소재로서
3. 창작물에서4. 기타

1. 개요

거미줄을 만드는 가시거미(Gasteracantha kuhli)

거미줄( Web)이란, 문자 그대로 거미가 만드는 줄을 말한다.

영어 등 다른 언어로는 거미실(spider silk)과 거미그물(spider web)을 구분해서 부르는 경향이 있으나, 한국어로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거미줄'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한다. 사실 실크(silk)란 흔히 아는 누에가 만든 실( 비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섬유 전반을 말하는 것이므로 거미줄 역시 실크에 포함된다.[1]
거미는 거미줄로 거미집을 짓는다.

2. 상세

거미줄은 항문 근처에 있는 한 쌍의 방적 돌기에서 나오는 것으로, 만화 등에서는 입으로 거미줄을 내뿜는 연출이 많으나 현실에서는 입으로 거미줄을 내뿜는 종은 전혀 없다.[2][3] 그렇다고 뒷쪽에서 거미줄을 쏘는 연출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 보통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거미인 형태의 캐릭터나 그냥 거미 그 자체인 캐릭터가 시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세로줄은 점성이 없지만 가로줄은 점성이 있어서 지나가던 벌레가 붙는다. 그러나 흔히 알려진 '거미는 세로줄만 걸어다녀서 붙지 않는다'라는 말은 틀렸다. 이 주장은 1990년대에 나왔는데,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자세히 관찰해보니 사실이 아니었다. 거미들은 거미줄을 칠 때 1000번도 넘게 끈끈한 줄을 밟는다. 하지만 거미는 자신이 만든 거미줄의 끈끈한 줄에 들러붙지 않는데, 그건 거미의 다리에 나있는 뻣뻣한 털들이 끈끈한 점액이 다리에 붙는 면적을 최소한으로 줄여주기 때문이다. 거기다 거미 다리에 나있는 털들은 작은 나뭇가지 같은 가지들을 가지고 있어서 그 가지들이 점액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막아준다. 또 하나의 설로는 거미의 몸에는 끈끈이가 붙지 않도록 하는 화학물질이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에 대해 유의미한 실험이나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4]

또한 거미는 그 자신이 거미줄을 거주지이자 사냥 도구로 쓰기 때문에 자신이 친 게 아닌 다른 종이 친 거미줄에 닿으면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다. 거미줄에 진동을 일으키면 어찌될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니까. 이 외에도 일부 거미 새끼들은 한동안 어미와 같이 살다가 일정 시기가 되면 높은 곳에 올라가 꽁무니에서 실을 약간 뽑아내 그것을 통해 바람을 타고 날아가 멀리까지 퍼져나가기도 한다.

거미줄을 치는 데는 거미 입장에서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용한 거미줄은 먹어버린 뒤에 다시 친다고 한다.

정주성 거미들이 쳐놓는 거미집 때문에 보통 거미줄이 거미집을 만드는 데만 쓰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정주성 거미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거미줄을 이용하는 거미들도 많다.[5] 거미줄을 자신의 앞다리 사이에 걸어놓고 위에서 먹이를 덮치는 그물 용도로 쓰거나, 바닥에 내려갈 때 거미줄을 번지줄처럼 활용해 천천히 내려가거나, 땅속의 굴에 거미줄을 둘러놓아 덫으로 쓰거나, 거미줄 한 가닥을 띄워서 양력을 이용해 먼 거리를 비행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일단 흔히 여름철에 길 가다가 기분 나쁘게 피부에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그게 거미들이 이동할 때 임시로 치는 일회용 줄이라는 것을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깊이 파고들면 핑크색 외양을 하고 꽃잎인 척 앉아 있다가 나비을 사냥하거나, 물속에 공기방울 집을 만들고 상시 거주한다거나(먹이는 수생곤충. 방울 속 산소농도가 낮아지면 부상해서 새로운 방울을 만든다), 거미줄을 길게 늘어뜨려서 바람을 타고 수천 미터 상공까지 날아오르는 거미도 있고... 종에 따라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다. 거미줄을 쳐서 먹이를 잡는 종이 그렇지 않은 종보다 좀 더 진화한 종이라고 한다.

파일:external/techholic.co.kr/spider_150709_1.jpg

참고로 종에 따라서는 거미줄로 항해도 가능하다.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대목.[6]

골목왕거미(Larinioides sclopetarius)라는 종은 거미줄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

2.1. 강도

거미줄은 가늘지만 매우 튼튼하고 잘 늘어나며 내구성이 강하다. 비록 사람에게는 지나가다 걸리면 기분 나쁜 장애물 정도로 취급받지만 부피와 무게를 감안하면 탄력성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사람이 지나가다가 거미줄에 걸리면 아무리 손으로 떼내려 해도 씻어내기 전까진 완전히 떼기 어려울 정도로 가늘고 질기며 잘 달라붙는다. 이런 거미줄이니 벌레들이 달라붙으면 당연히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어느 정도냐 하면, 같은 단위면적 당 거미줄의 인장강도와 탄력은 강철의 5배 이상이다. 신소재로 조명받았었던 나일론도 이 거미줄로 만드는 비단을 대체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몰론 합성섬유는 제조공정이나 분자구조가 너무 달라 거미줄을 모티브로 만든것은 아니다.

광학조준경, 측량 기구의 십자선을 만드는 데 거미줄을 쓴 적도 있는데, 30년 된 제품도 새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한다. 거미줄의 탄력성을 이용해 방탄복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이론상으로 거미 6000마리로 3년간 거미줄을 채취해야 겨우 만들 수 있는 거미줄 옷은 총알도 막는다고 한다. 대량 생산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현재까지 발견된 거미들 중에는 고치를 짓는 버릇을 가진 거미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더욱이 이미 쳐 놓은 거미줄은 끈끈하니 옷을 만드는 데 적당하지 않다. 2008년에는 미국에서 거미줄을 대량생산하는 식물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오해하면 안 되는 게 거미줄이 강철보다 5배 이상 강한 건 어디까지나 동일한 질량으로 강철과 비교할 때 한정되며, 거미줄 자체는 질기기만 할 뿐 약하다.[7] 그리고 거미줄이 아무리 강철보다 강하다곤 해도 단백질이라는 특성상 내부식성과 내열성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전차와 같은 장갑차량의 장갑으로 쓰기엔 무리가 있다.[8][9]

2.2. 거미줄과 위생

건물에 거미줄이 잔뜩 걸려 있으면 상당히 오래되고 낡고 위생 관리를 제대로 안 한 불결한 건물이란 인상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선입견과는 달리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사람이 청소하지 않으면 며칠도 가지 않아 거미줄이 잔뜩 걸릴 수 있다. 보통 종과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자고 일어나면 완성될 정도로 빠르다. 8~10시간 정도. 거미줄이 쳐져 있다는 것은 '거미의 세력권이다'='거미의 세력권이 될 정도로 관리(청소)가 안 되었다'는 소리가 되기에 자연스럽게 그런 부정적 인상을 가지게 된 듯하다.[10] 이런 점 때문에 거미줄은 여름철 건물 미화 관련 노동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자 적이다. 그 건물이 정말 낡고 지저분한 건물인지를 구분하려면 삭아서 시들거리는 거미줄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면 된다. 눈에 잘 보이는 거미줄은 먼지나 이물질로 인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만든 지 오래된 경우가 많다는 얘기.

이 거미줄에 관련된 유명한 탈무드 전승도 있다. 옛날 옛적에 어떤 왕[11]이 거미를 백해무익하다며 평소에 매우 싫어했는데, 어느 날은 어쩌다 보니 전장에서 대패하고 적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급한 대로 눈에 보이는 작은 동굴에 숨어든 뒤 잠시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서 보니 거미 한 마리가 줄을 쳐 놓았고, 이를 본 왕은 "내가 싫어하는 이놈의 거미가 하필 왜 여기에 줄을 쳐 놓은 거야?"라고 투털댔는데, 이내 적병들이 동굴 입구까지 들이닥쳤다. 그 왕이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들어가려는데, 이내 거미 한 마리가 동굴 입구에 거미줄을 이미 잔뜩 쳐 놓은 것을 보고 적병들은 이렇게 된 동굴에 그가 들어갔을 리 없다고 하고는 그냥 돌아가 버렸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왕은 그 이후로 거미에게 평생 고마워하게 되었음은 물론 작은 생물들도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더라... 하는 얘기.[12]

2.3. 의류 소재로서

한나라 황제 성제의 황후인 조비연은 일반 섬유를 입기에는 너무나도 몸이 가벼워서 거미줄로 만든 옷과 신발을 입었다는 고사가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자생하는 거미를 이용해 비단을 짜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11피트 × 4 피트의 '거미 비단'을 만드는 데 백만 마리 이상의 암컷 거미가 사용되었고 4년이 넘게 걸렸다. 여기에 쓰인 Golden Orb Spider[13]라는 종은 황금빛의 거미줄을 만들기 때문에 이렇게 만든 천 역시 아름다운 황금빛이다. 참고로 거미가 다치지 않는 방법으로 만들어졌으며 거미줄을 뽑아낸 다음에 거미는 자연에 방생했다고 한다. (뽑아낸 거미줄은 일주일 정도 있으면 재생된다고 한다.)

2014년 6월 25일 미국 크레이그 바이오크래프트 연구소에서 거미줄을 이용한 첨단 의류 소재를 소개했다. # 단 100% 천연 거미줄로만 된 것은 아니고, 유전자 변형 누에에 거미줄 생산 단백질을 주입시켜 지속적으로 거미줄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한다.

중국의 쿠충인들은 가난때문에 거미줄로 옷을 만들어서 입는다고 한다. #

3. 창작물에서

창작물에 등장하는 거미 관련 캐릭터들 중 대다수가 거미줄을 발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스파이더맨처럼 상대를 거미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든가 거미줄 한 뭉치를 벽에 붙이고 와이어처럼 사용한다든가 거미줄을 실처럼 여기저기 쳐놓아 상대가 움직이다 걸리면 미세한 진동으로 그걸 감지한다든가 하는 데 사용한다. 원래대로라면 항문근처에서 실이 나와야하지만 그랬다면 스파이더맨은 영웅물이 아닌 괴작이 되었을 것이다. 실을 뽑아낼때마다 취해야하는 자세가 어땠을지 상상해보자

판타지물에서는 거미줄을 이용해 옷감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종종 등장한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해당 거미가 현실보다 훨씬 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동굴에 쳐진 거미줄을 거즈 대용으로 사용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절대 따라하지 말자. 깨끗하다면 확실히 지혈 효과가 있겠지만, 거미줄 특성상 먼지가 잘 달라붙으며 미생물이 증식하기도 쉬운 데다가 그게 언제 쳐진 건지도 모르며 집주인도 없다면 필히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단 감염돼서 패혈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수가 있다.

4. 기타

  • 거미줄에 걸린 곤충을 잡아먹는 것은 거미뿐만이 아니다. 목 좋은 곳에 쳐진 거미줄에 곤충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으면, 새나 원숭이가 와서 떼어 먹기도 한다. 원숭이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렵지만 새가 거미줄에서 벌레 떼어 먹는 모습은 우리나라 도시에서도 볼 수 있다.

  • 이젠 염소에서 거미줄을 생산한다.
  • 해외에선 거미줄의 끈끈한 성질을 이용해 결혼식장을 화려하게 수놓은 일도 있었다. 수많은 거미를 풀어서 식장을 거미줄 투성이로 만들고, 거기에 가루를 뿌려서 식장을 장식했다고... 19세기 미국 졸부들이 결혼식을 이렇게 장식한 탓에 독설가이던 작가 마크 트웨인이 <금으로 도금한 시대>라는 책에서 통렬하게 깐 바 있다. 단지 부자라서 깐 게 아니라 당시 미국 정계와 얽매이던 온갖 비리를 까면서 금으로 치장한다고 더러운 게 가려지지 않는다고 한 것.


[1] 마블 코믹스에 등장한 스파이더우먼 계열 캐릭터인 실크도 이런 이유로 붙인 이름이다. [2] 타란툴라가 발에서 거미줄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다. [3] 거미줄을 쓰지 않고 곤충을 잡는 거미가 있는데, '가죽거미(Spitting spider)'라는 종류의 거미는 거미줄 말고 입에서 점액질을 내뿜어 먹이를 꼼짝 못하게 결박한다. 사냥용이 아니라 전투용으로도 쓰인다. [4] 파브르 곤충기에 따르면 파브르가 기름 제거제로 거미의 한쪽 다리를 닦아낸 후 거미줄에 대 보았더니 들러붙었다고 한다. [5] 배회성 거미인 깡총거미도 거미줄을 친다. [6] 정확히는 거미줄은 브레이크 용도로 사용한다. 항해 자체는 다리를 돛처럼 만들어 한다. [7] 참새 등 소형 조류는 고사하고 거미줄에 걸린 벌레가 거미줄을 끊고 달아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8] 주력전차의 장갑의 재질을 동일한 질량의 거미줄을 가공해서 만든 재질로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아이오와급 전함이나 야마토급 전함의 대구경 주포의 영거리 사격에도 뚫리지 않는 금강불괴가 탄생하지만, 단백질이라는 특성상 불이 잘 붙고 불에 잘 타기 때문에 인화성 물질에 매우 취약해진다. 성냥 한개비 수준의 작은 불꽃으로도 차체를 뒤덮는 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고사하고 거미줄 자체도 그렇게 되면 금방 파괴된다. 이게 뭐가 문제인가 싶겠다만 대부분의 포탄이 단백질과 극상성인 인화성 물질을 많이 쓴다는 걸 간과하면 안된다. 작정하고 화재를 유발하는 목적인 소이탄은 말이 필요없고. 전함의 주포에 뚫리지 않는다는 것도 관통력을 두고 말한거지, 포탄에 내장된 화약으로 인한 화재까지 막는다는 건 아니다. 물론 이보다 훨씬 강도가 약한 피부는 말할 것도 없고 뼈만 해도 거미줄보다 강도가 훨씬 약하다. 오히려 어설픈 내성이 생겨서 분신하는 것만 해도 작열통이 오래 간다. [9] 이는 비단 거미줄뿐만이 아니고 모든 섬유가 갖는 공통된 특성이므로 과장된 표현이지만 실제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서 복합장갑을 만들때 플라스틱이나 섬유같은 가볍지만 부피가 큰 소재를 어느정도 혼합해서 사용한다. 화재같은 위험은 최외각에 금속소재를 쓰워두면 비교적 안전하니까, 하지만 이런 알루미늄이나 섬유, 플라스틱같은 경량소재의 단점은 부피가 너무 커져 피탄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비율을 높게 잡을 수 없다. [10] 이는 비단 건물 뿐만 아니라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데, 벌통 주위에 거미줄이 쳐져 있으면 위생에 소홀했다는 증거이다. [11] 주로 다윗 왕. [12] 고구려-당 전쟁 당시의 당태종에게도 비슷한 내용의 설화가 있다. [13] '황금무당거미'로 번역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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