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간접가속탄(sub-caliber ammunition, подкалиберный снаряд)은 화포의 장갑관통력의 증강을 위해 직경이 구경에 훨씬 못미치는 관통자를 격목부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속하여 발사하는 탄약류의 총칭이다.[1]
구경감소탄과는 다른 개념인데, 구경감소탄은 실제로 약실의 구경보다 포구의 구경이 작은 구경감소포에 사용되는 탄약을 일컫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2. 역사
후미장전식 강선포의 보급 이래 인류는 수십년간 직경이 포강에 꼭 맞는 포탄을 사용해왔고, 전차가 등장한 후에는 대전차소총으로 뚫지 못하는 전차의 장갑도 관통하기 위해 마치 총기처럼 통짜 금속제 탄자를 발사하는 탄약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모두 약실에서 장약이 폭발해 생성된 압력이 발사체 후면을 직접 밀어서 가속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포탄형 통짜 철제 탄자는 공기저항에 의한 감속, 착탄지점의 응력 분산으로 인한 실질관통력의 저하 그리고 착탄각에 따라 쉽게 도탄이나 탄자붕괴가 일어나는 등의 한계에 부딪혔고, 조금이라도 이런 문제를 줄여보고자 (저저항)피모를 씌우는 방법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더 가늘면서 무겁고 단단한 텅스텐 재질의 관통자를 발사하는 방법이 고안되었으나 직경이 작은 관통자를 발사하기 위해 구경이 작은 화포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었으므로, 직경이 작은 관통자라도 큰 구경의 대포를 통해 정상적으로 발사될 수있도록 포강 내에 꼭 맞물리는 일종의 격목을 측면에 둘러 간접적으로 장약의 폭발압력을 전달받아 가속되도록 하는 탄이 고안되었으니 이것이 간접가속탄이다. 등장 초기의 간접가속탄은 소위 경심철갑탄(APCR)이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관통자가 피모를 씌운 격목뭉치 속에 착탄할 때까지 고정되어있는 방식이었다.53번 도해 - 76mm 간접가속철갑예광탄 Br-354P
1 - 탄도직선화 고깔(공기저항저감피모)
2 - 철갑탄심(관통자)
3 - 상단환형돌기
4 - 탄심받침
5 - 선도대(강내밀착띠)
6 - 예광제 고정나사
7 - 셀룰로이드 원판
8 - 예광제
(얼핏 보면 하나의 탄두인 것같지만, 실제로 관통력을 발휘하는 본체는 탄심뿐이고 나머지는 껍질일 뿐이다.)1 - 탄도직선화 고깔(공기저항저감피모)
2 - 철갑탄심(관통자)
3 - 상단환형돌기
4 - 탄심받침
5 - 선도대(강내밀착띠)
6 - 예광제 고정나사
7 - 셀룰로이드 원판
8 - 예광제
그러나 경심철갑탄도 결국 구형 철갑탄과 맞먹는 격목과 고깔의 공기저항이 관통자의 발목을 잡는 문제가 있어, 아예 관통자와 격목부를 단분리식으로 만들어서 사출 직후에 격목부가 관통자로부터 떨어져나가는 방식의 철갑탄이 발명되었으니 바로 분리철갑탄(APDS)이라 한다. 그러나 분리철갑탄은 사출 직후에 모든 격목부가 동시에 관통자로부터 떨어져나가지 않으면 관통자의 탄도를 뒤틀어버리게 되어있었으므로 높은 기술적 정밀도를 요했고, 그래서 양산품의 명중률이 굉장히 낮았다. 특히 안그래도 서부전선 연합군의 몇 안되는 강력한 대전차수단인 17파운더 대전차포의 낮은 명중률을 더 낮춰버렸기 때문에 선호도가 낮았으며 명중률 문제가 실질적으로 개선된 것은 2차 대전 종전 후의 20파운더 전차포가 개발되고 나서였다.
분리철갑탄의 발사과정[2]
그리고 그 개선된 분리철갑탄도 곧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데, 강선으로 회전을 걸어 탄도를 안정시키려하다보니 관통자의 세장비를 도무지 늘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안그래도 냉전 초기는 전차의 방어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시기였고 이럴거면 철갑탄의 위력은 희생하더라도 아예 큰 포로 큰 성형작약탄을 정확히 쏴맞추는게 전차파괴에 더 효과적일 거라는 발상으로 만들어진 전차포와 전용포탄도 있었다.(이 전용포탄은 겉과 속을 베어링으로 분리해서 겉은 회전이 걸려 탄도가 안정되면서 속은 회전이 안걸려서 성형작약의 위력감소가 없다) 결국 관통력을 더더욱 올리고, 무엇보다도 착탄각이 낮아도 정상적으로 관통되도록 하기 위해 관통자의 세장비를 극단적으로 늘리며 화살을 닮은 꼴로 만들고 금속제 깃을 달아 탄도를 안정시키되 불필요한 회전에 의한 악영향을 원천 배제하기 위해 활강포로 발사하는 간접가속화살깃철갑탄(бронебойный оперённый подкалиберный снаряд), 소위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이 등장하게 된다. 이는 공산권에서 먼저 개발 도입하였는데, 자유진영에서는 당장의 활강포 도입이 무리라서 단분리식 격목부가 포강 내에 맞물려 추진력의 누설을 막는 부위에 일종의 밀폐식 베어링을 적용하여 격목부에 대한 회전력 전달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주력인 영국산 105mm 강선포를 통해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을 쏘는 것으로 맞섰다.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의 발사과정
오늘날에는 더 강력한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을 사용하기 우해 영국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냉전기에 처음 개발되었었던 구경 125mm/120mm 급의 활강포를 주력 전차포로 채택하고 있다.
[1]
엄밀히는 캐니스터탄이나 플레셰트탄도 간접가속이라고 할수있겠지만, 이 경우는 투사체가 포강에 닿은채로 발사를 못해서가 아니라 닿은 채로 발사하면 발사과정에서 포강이 손상되기 때문에 포강과 투사체를 물리적으로 격리하는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간접가속이 강제되는 것일뿐으로, 위력의 증강을 위해서 일부러 간접가속을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2]
정확히는 해당 동영상의 탄종은 분리철갑탄과 날개안정분리철갑탄 사이의 과도기적 형태지만 분리철갑탄의 발사과정 자체는 잘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