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들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 다나와는 1매치를 잘 풀어갔지만, 2, 3매치 연이어 광탈하고, 4매치엔 아예 BBL이 다나와 상대로 갑작스러운 랜마전을 걸며 광탈. 5매치 역시 뒤늦게 중앙 찌르기를 하다 망하는 그림이 나왔다. 광동 역시 다를바 없이 TMA와의 밀베 랜마전에서 털리고, BBL의 매복으로 한명이 잘리거나[1] 근접에서 완전히 밀리며 망했다.
모든 팀들의 운영 및 교전 모두 물이 오른 모습을 보이며 그야말로 피터지는 싸움이 이어졌다. PCS 7 15위로 탈락 후보로 손꼽히던 나비는 1일차 3치킨과 어마어마한 교전력을 보여주며 1위로 그랜드 파이널에 올라갔고, 트위스티드는 1일차에 다소 부진했으나 2일차에 무서운 포탑력을 필두로 교전 및 운영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2치킨을 뜯고 5위로 진출하였다. 데이트레이드 게이밍은 그룹 스테이지에 이어 아시아 퍼시픽 팀답지 않은, 꽤나 뛰어난 교전력과 운영을 이어주며 동남아시아 팀 최초로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하였다.[2] 17은 2일차에 다소 부진했으나 교전력이 굉장히 좋았고, 1일차에 폭발적으로 점수를 쌓으며 3위로, EU 역시 B조에서의 경기력을 이어가며 4위로 진출하였다. 이외로는 PCS 7도 못 왔던 TMA가 6위로 진출하는 이변이 일어났으며, 1일차에 부진하던 다나와는 2일차에 치킨 없이도 51점을 쌓으며 7위로, 야호는 막판 드라마를 찍으며 8위로 막차를 타고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하였다.
반면 1일차에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며 우승 후보로도 간혹 언급되었던 케르베로스는 2일차 BBL과의 교전에서 연거푸 무너지며 결국 점수를 별로 못 얻고 순위 포인트에서 밀리며 패자 브래킷 2로 떨어졌고, 광동과 함께 광탈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오며 11, 12위로 패자 브래킷 2행을 결정지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나머지 팀들 모두 교전과 운영 모두 말리며 바로 강등되었다.
이번 승자조의 특징은 무조건 교전력이 좋아야 점수를 쌓고, 그게 아니면 점수를 별로 못 쌓고 탈락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외곽 싸움이 매우 빠르고 치열해 강팀들도 외곽에서 밀려난다는 점이 있었다. 당장 광동처럼 써클을 계속 받고 후반에 가도 이동할 타이밍에 일어난 교전에서 쓸려나가 점수를 많이 못 쌓는 경우가 있었으며, 나비, 트위스티드, 17 같은 강팀들이 외곽에서 상대팀을 전멸시키고 중앙에 진입해 쓸어먹는 그림이 자주 펼쳐졌다. 우승 후보이자 교전과 외곽 플레이에 강력하다 평가받은 뉴해피마저 나비와의 외곽 싸움에서 전멸, 광탈당하며 탈락했고, 케르베로스, OP, 야호, TMA 같은 교전 강팀들도 외곽에서 밀려나거나 전멸당하는 장면이 자주 펼쳐졌다. 지역 리그 중위권 팀으로 평가받던 WC, QM, 타이루 등은 아예 외곽에서 힘도 못 쓰고 4대떡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지옥 같은 외곽 대신 다나와, EU, 광동처럼 빠르게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자리를 먹은 팀들은 외곽에서 뒤늦게 오는 팀들을 잡으며 점수를 쌓는 경우도 많았다. 당장 외곽에서 털린 뉴해피만 봐도 빠르게 중앙 들어가 자리를 먹으니 치킨을 먹는 그림도 펼쳐졌다. 반대로 외곽 진입이 늦은 팀들은 갈 데 없이 떠돌다 그대로 전멸했다.[3] 즉 교전 및 운영 모두 강한 팀들이 올라갔고 나머지는 떨어졌다.
팀들의 장점 모두 돋보였다. 강력한 교전 및 외곽 플레이를 보여준 나비, 교전 한정으로 세계 최강급 실력을 보여준 17, 주축 선수 킥스타트를 필두로 교전을 잘 풀어나가며 점수를 쌓은 EU 등. 반대로 한계를 보여준 팀들도 여럿 있었는데, 광동은 운영은 잘하나 근접 교전에서 완전히 말리는 모습을 보였고[4], 케르베로스는 운영에서 망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OP는 강팀을 만나면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러한 한계점들을 앞으로의 라운드에서 고쳐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는 팀들에게 달렸다.
[1]
물론 그다음 BBL이 이해할 수 없는 찌르기를 보여준 덕에 3명을 잡아먹으며 제대로 복수했다.
[2]
이전 최고 기록은 PGC 2019 당시 Sting Divine Esports이 20위를 기록한 것. 그만큼 동남아시아 지역이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여담으로 그랜드 파이널은 아니어도 위클리 파이널에는 진출한 팀들이 여럿 있었다. 그 팀 중 하나가 PGI.S 5주 연속 파이널 진출팀인 데이트레이드 게이밍.
[3]
5경기만 봐도 광동, 다나와가 뒤늦게 진입하다 바로 전멸당하는 장면이 나왔다. 2일차에도 QM이 항상 뒤늦게 들어오다 잘리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
[4]
근접 교전에서 승리한 적이 정말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특히 8경기에서 트위스티드를 기습해 2명을 자르고도 전멸당하는 장면은 광동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